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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예전에야 사과미인, 섬유도시 등이 연상이 됐을텐데요.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것들은 대구와 먼이야기가 됐고, 언제부터인가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는 밋밋한 도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벌써 수십년째 경제성장에서 전국 최하위권을 못벗어나고 있고,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를 떠나는 경향은 심화되는 등 인구도 줄어들고 있는 형국입니다. 변변한 안정적 산업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뽀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인데요. 
이런 대구경제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대구시가 제시하고 있는 두가지 핵심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바로 2011년 개최 예정인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첨단의료복합 중심도시 프로젝트입니다. 



그 중에서도 일회성 이벤트인 육상선수권대회보다 전략적으로 키워지고 있는것이 바로 의료산업의 영역인데요. 뭐 평소 병원을 잘 안가기도하고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만 나름 대구가 의료기관 인프라가 발달해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토대로 민관이 함께 메디시티라는 신조어까지 만들고 있더군요.

그런데 얼마전 정작 이런 첨단의료라는 말이 무색하게 하는 의료행정조치들을 취한 대구시가 때아닌 욕을 먹고 있습니다. 바로 심뇌혈관질환 시범사업에 대한 종료를 선언했기 때문인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구시는 지난 2007년 9월부터 이른바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 등록관리 시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심뇌혈관질환이란 쉽게 말해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의미하는데요. 시범사업은 이 고혈압이나 당뇨를 앓는 환자들에게 맞춤식 교육을 실시하고, 그중 만 65세 이상 환자에게 진료비 1천원과 약제비 3천원을 매달 지급하는 사업입니다. 
하지만 얾마전 대구시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지난달 31일 결국 사업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하고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대구시 측은 등록환자가 계속 늘어난다면 시 재정에 무리가 간다며서 국비 보조 부족을 이야기했는데요. 관계자에 따르면 이사업은 국비와 시비 6:4로 진행됐으며 보건복지부에서 사업 시행 시 국비와 시비 비율을 70대 30으로 하기로 했으나 지켜지지 않으면서 시비부담이 늘어난 상황입니다. 참고로 이 사업에는 지난 3년간 12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결국 한해 20억원(총 사업비 122억원 중 진료비는 73억, 이중 시비는 37억원)의 예산이 부담스럽다며 3년째 진행해온 시범사업을 접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해 할 수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평소 조형물하나에도 수십억을 쏟아붓고 얼마전에는 전직 대통령이자 국가 차원의 대형 범죄자인 노태우의 생가 보전에 100억을 쓰겠다는 통큰 대구시가 수십억에 불과한 예산 탓을 하며 사업 중단을 선언한 것은 아무리봐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첨단의료복합단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하는 조치일 뿐아니라 의료서비스가 가장 절실한 사회적으로도 약자인 노인들에 대한 보편적 복지를 저버리는 결정입니다. 

게다가 3년전 애초 고혈압과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과 장애 발생을 미리 막아서 보다 큰 의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며 유명가수와 이벤트까지 벌이며 사업을 시작했던 대구시는 전국 유일의 시범사업 지역입니다. 시범사업이라는 의미답게 성과를 살려 전국화 하는 과제가 있음에도 몇푼의 국비보조금 때문에 3년이나 진행된 사업의 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것은 전국민적인 기본 의료서비스로의 성장가능성을 막는 것이기도 합니다. 

부디 다시한번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첨단의료복합단지, 메디시티라는 이름만 그럴싸한 겉치레식 사업이 아니라 그 이름에 걸맞는 보편적 의료행정에도 정성을 쏟는 대구시가 됐으면 합니다.

- 본 포스팅은 팀블로그인 주권닷컴(http://jukwon.com)에 동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