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야외에서 열리는 공짜 에어로빅 강습

제가 사는 대구, 그중에서도 저희 동네는 거의 독립적인 도시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 지역중에서도 통상 칠곡이라고 부르는 지역인데요. 큰 강(금호강)을 넘어서 동네로 들어오면 다른 세상이 펼쳐지죠. 웬만해서는 다리(팔달교)를 안건너고 동네에서의 활동만으로도 거의 자급자족적인 생활을 할 수 있죠.

2000년정도부터 본격적인 택지개발을 진행한 지역이라 일단 아파트가 굉장히 밀집 되어 있습니다. 나름 계획된 위성 도시 같다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동네 곳곳마다 꽤 큰 규모의 공원이 참 많습니다. 도시 계획을 하면서 미리 배치가 된 것이겠죠.  

그런데 이런 공원들 중 한 곳에 꽤 커다란 무대와 광장이 있는 곳이 있는데요. 이름은 함지공원입니다. 동네사람들은 생태공원이라고 부르죠. 이곳에 밤마다 재밌는 볼거리가 펼쳐집니다. 바로 무료 야외 에어로빅 강좌인데요.

해가지고 날이저물어 어스름해지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자전거며 유모차를 끌고 나오는 모습이 참 분주합니다. 어느덧 사람들이 제법모이면 앞쪽 무대에서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경쾌한 최신 댄스곡이며 귀에 익숙한 빠른 템포의 팝송도 섞여 있습니다.

뭔가 자세를 잡으며 몸을 좀 풀어준 다음 본격적으로 집단 에어로빅이 시작됩니다. 무대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마이크도 없지만 신호를 보냅니다.

"자 시작합니다. 따라하세요. 하나둘 하나둘..."

무대아래 아주머니들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강사분이 힘차게 소리를 지르며 동작을 지도합니다.

사실 어두운 시간 공원에서 앞사람의 동작을 따라하는게 그리 쉽지도 않을뿐더러 아주머니들이 그리 유연해보이지는 않습니다..^^...그래도 모두들 조금씩 틀리더라도 참 열심히 따라합니다. 상당한 집중력을 보여줍니다.

아주머니들을 따라나선 꼬맹이들도 옆에 서서 곧잘 따라합니다..^^..

사진이 흔들려 잘 안보이시겠지만 맨 뒤에 한 아저씨가 열심히 동작을 따라합니다. 매번 보면 동네 아저씨들 한두분이 늘 함께 하시더군요. 웬지 잘 어울리면서 보기가 좋습니다. 물론 동작은 아주머니들보다 훨씬 뻣뻣하구요...ㅎㅎ

앞쪽으로 가서 본 모습입니다. 야간인데다가 가까이에서 찍기가 좀 그래서 화질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은 충분히 느껴 집니다. 강사분은 거의 펄쩍펄쩍 뛰며 잘 보이게 정말 열심히 많이 움직이시더군요.

장마기 길었던 기간을 제외하면 이공원에서 밤마다 펼쳐지는 모습입니다. 작은 앰프로 노래를 틀어놓고 하는 이 에어로빅 공개 강좌는 물론 공짜입니다. 무대에 서계신 분이 자발적으로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삭막한 도시생활이 이런 작지만 큰 나눔으로 한층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마치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아주 오래된 이웃, 친구 같습니다. 도시의 공동체의 희망을 이런모습에서 찾는 다면 너무 앞서간 것일까요..^^..

나선김에 공원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담아봤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산책도 하고 조깅도 하며 여름밤 더위도 달래고 가족간의 정도 한층 깊어질 것 같습니다. 물론 건강도 덤으로 ...^^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즐거운 시간입니다. 한 꼬맹이가 무선 조정 자동차를 조정하며 다른 꼬맹이를 놀립니다..

줄넘기를 하러 나온 것으로 보이는 꼬마 숙녀들이 뭔가를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뭔가 심각한 모양입니다. ㅎㅎ..궁금했지만..참아야겠죠..

사람들이 북적대는 다른 운동기구들에 비해 철봉은 외롭습니다. 아무래도 더운날 힘든 운동은 꺼려지죠..^^..

평행봉에 매달린 아이가 위태로워 보입니다. "조심해야지"라며 한마디 해줍니다. 들은체도 안합니다..ㅡㅡ;..

마지막으로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한 부자의 모습입니다. 아들은 참 어려보이는데도 곧잘 아빠가 넘겨주는 배드민턴 셔틀콕을 잘도 받아냅니다. 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자세히 보니 라켓으로 치면 불빛이 나는 셔틀콕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칠때 참 요긴하겠습니다.

저희 동네 도심속 광경 잘 보셨나요. 시원한 가을이 뭍어나는 요즘 같은 시기에 저녁 나들이로 동네 공원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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