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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거천
제가 사는 동네(대구 북구 칠곡지역) 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하천이 하나 있습니다. 강이라 하기엔 좁고 또랑이라 하기엔 조금 큰 지방하천으로 이름이 팔거천입니다. 규모는 작아도 팍팍한 아파트 촌을 가로질러 흐르며 동네 사람들에겐 멋진 휴식처이자 삭막한 도시의 딱딱함을 상쇄 시켜주는 소중한 자연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이 팔거천 주변에 희안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루아침에 강변에 있던 나무 수백 그루가 잘려나간 것입니다. 그것도 수령이 30년이나 되는 나무들이 잘려나가서 작지만 숲을 이루고 있던 장소가 그냥 벌판이 되어 버렸습니다.
미리 설명하자면 나무가 잘려나간 팔거천 구간은 지난해부터 한창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공사가 팔거천을 끼고 진행중이고 한쪽에선 생태하천 조성 공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은 동네 하천위에서 대규모 토목공사가 진행중인 것이죠.
그런데 이 공사를 하던 와중에 천변 나무숲을 잘라버린 것이고 이를 본 동네 주민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언제나 친근한 쉼터였던 숲이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렸으니까요. 동네 사람들은 구청에 항의전화를 하고 구청 홈페이지엔 민원글이 수없이 몰려들었습니다.
이래저래 전해들은 진상은 이렇습니다. 일단 잘려나간 나무들은 총 250여그루에 이르는데요. 그중 반정도는 다른곳에 심을 계획이고 나머지반은 말그대로 댕강 잘려나갔다고 했습니다. 주로 플라타너스와 히말라야시다로 구성된 수종의 나무들이 잘려나갔고 저희 동네(칠곡지역) 택지개발 시기에 심어진 이들 가로수는 수령이 대부분 30년에 이른 나무들이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하천 정비공사들을 살펴보니 내용은 똑같음에도 매년 다른 이름을 붙여서 사업을 진행하더군요. 그와중에 팔거천 공사는 어울리지도 않는 생태하천 조성이란 이름을 얻은 것이구요.
멀쩡한 숲을 잘라내면서 주민들의 의견도 한번 들어보지 않았을 뿐더러 생태하천 만든다면서 있는 나무도 잘라내는 모습을 보니 한창 나라전체를 떠들썩 하게 했던 4대강 사업이 떠오르더군요. 환경과 생태는 나몰라라 하면서 홍수를 구실삼아 강마다 하천마다 콘크리트로 도배를 하는데 모습에서 과연 생태라는 말을 뜻이나 알고 쓰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우리의 환경과 자연은 지금 당장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만이 아니라 앞으로 후대들이 살아가야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신중하게 아끼고 가꿔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마구잡이로 공사하는 모습에서 참 앞으로의 우리주변 환경이 참 걱정스럽습니다.
이상 동네주민 지구벌레였습니다. 꾸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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