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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기행 네번째군요. 이번엔 밀양 표충사로 다녀왔습니다.
사실 밀양에 다른 지역은 이전에 가본적이 한번도 없는 곳들인데요. 표충사는 대학시절 MT코스로 너무나 유명한 지역이라 수차례 다녀왔던 곳입니다. 표충사가 워낙 멋들어진 계곡을 끼고 자리잡고 있어서 주변에 숙박시설도 많고 볼것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워낙 오래전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당시엔 거의 주변 풍경이나 볼거리보다는 그저 아시죠.. 술과 노래, 이야기와 사람에 취해 다른 건 신경도 안쓰는 불타는 시절이라 거의 기억에 남아있는게 없습니다. 솔직히 이번에도 가보니 너무나 낯선,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는...^^
표충사에 들어서기전 길을 걷는데 낙엽이 깔린 숲길이 참 인상적이더군요. 깊은 가을 산사 앞에 자리잡은 낙엽길... 참 좋더군요. 저도 모르게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었습니다.
거리엔 이제 온통 잎사귀없는 앙상한 가지들이 더 많지만 여전히 나름 울창한 위세를 보여주는 나무들이 표충사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자 이제 시동은 그만 걸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
많이들 아시겠지만 표충사는 사명대사를 모셨던 사원이 함께 자리잡고 있던 사찰입니다. 그래서인지 사명대사 열반 40주기 행사 안내판이 정문에 걸려 있더군요. 행사는 이미 끝난 것 같던데요. 표충사에서 사명대사가 가지는 위치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경내로 들어서면 우선 널찍한 마당이 펼쳐집니다. 마당 가쪽으로 부속 시설로 보이는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구요. 그 가운데 쯤 천왕문이 이렇게 계단위에 있습니다.
천왕문을 지나니 한쪽에 내부공사중인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여느 사찰에서 보던 건물과는 좀 독특합니다. 설명을 읽어보니 이름은 만일루라고 하는데요. 스님들이 수련을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보기에도 독특하듯이 건물 구조가 H자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건물이 지어진 대지도 108평을 할애해 만들어서 108번뇌를 상징하고 있다고 합니다.
만일루 정면 마당 한가운데에 표충사 삼층석탑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물어가는 하늘과 잘 어울리는 군요.
조금 멀리서 본 석탑의 모습입니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가지고와 탑을 세운것이 신라 흥덕왕(829년)이라고 하니 1200년 가까운 세월을 이자리에서 지키고 있었던 셈입니다. 보물 467호로 지정돼 있습니다.
석탑을 지나 살짝 올라가면 팔상전이 보입니다. 제목이 있듯이 표충사는 유교와 불교가 만난 사찰로 유명한데요. 이 팔상전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원래 팔상전은 사명대사를 모신 유교 사원 건물이었다고 합니다. 용도를 변경하기 전까지 옆에 있는 대광전과 마주 서서 표충사의 중심 건물이었습니다. 바뀌기 전에는 표충서원이었는데요. 표충사의 이름도 서원 이름에서 따오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팔상전 맞은편, 범종과 법고가 아래위층에 자리한 범종루입니다.
표충사를 찾는 이들이 쉬어갈수 있게 만들어 놓은 누각, 우화루입니다. 바로 옆에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서 여름에는 물가에서 쉬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계곡이 좋은 표충사에서 방문자들에게 배려한 것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한잔 걸치고 분위기 망치는 분들이 계시지는 않을 지 걱정이네요..ㅎ
표충사 맨 안쪽에 자리한 관음전과 명부전입니다. 관음전은 관세음 보살을 모시고 있는 건물이구요. 명부전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보기엔 마치 쌍둥이 건물 같은데요. 역할은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표충사의 가장 중심 건물인 대광전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찰의 중심은 대웅전인데요. 특이하게 대광전이란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예전 통도사 말사였던 관계로 그렇지 않나 추측되는데요. 어쨌든 규모나 위치는 역시 가장 큰 법당입니다. 네 귀퉁이에 세워진 나무 기둥도 더 안정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대광전 내부 모습
대광전을 가까이 가서 살피니 문에 그려진 문양이 참 새삼 눈에 띄입니다. 다른 사찰 건물의 그림들도 이럴까 싶은데요. 일면 귀엽기도 하고 우락부락하기도 합니다.
대광전의 이런 저런 모습도 함께 담아 봤습니다.
사진만 보고 있어도 어디선가 소리가 나는 것 같군요. ^^.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표충사도 해거름 그늘 밑으로 들어갑니다. 어디서부터가 산인지 어디까지가 산사인지 모를 어둠이 찾아옵니다. 새삼 산과 잘 어우러져 있구나 싶었습니다.
나오면서 삼층석탑과 다시한번 인사 겸 한컷..^^. 멀리서 달도 내려다보고 있네요.
담장 위를 뻗어나간 덩쿨과 노랗게 익은 은행잎들이 새삼 가을을 전하는데요. 나가면서 살펴보니 유교사원의 흔적이 가장 입구 마당에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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