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어제에 이어 낙동강이야기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낙동강 인근 생태계의 보고이면서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계획중인 '에코워터폴리스' 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달성습지를 보셨는데요. ☞ 2010/09/02 - 4대강 사업으로 위기에 처한 달성습지 현장 답사
이번 포스팅에서는 본격적으로 낙동강의 2개 보 공사현장으로 함께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전하고 싶은 모습이 많아 스크롤 압박이 좀 있습니다. ^^ 

낙동강에는 총 8개의 보가 건설될 예정인데요. 대구에서 가까운 두 곳이 바로 강정보와 달성보입니다. 저희는 우선 강정보를 갔다가 달성보를 답사하고 왔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사진을 보시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부근 마을에 차를 세우고 논 사이를 지나자마자 나오는 제방에 올라서니 곧바로 공사현장이 나타났습니다. 저희 일행이 오는 걸 알고 미리 와있었는지, 공사 관계자 분들이 저희를 어색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더군요. ㅡㅡ;.


해설해주신분의 이야기로는 이 강정보는 이미 공정률이 40%에 이른다고 합니다. 강 바닥의 흙과 모래도 상당히 파낸상태로 주변 정비도 상당히 진행된 상태더군요. 저희가 제방에 올라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인것도 흙을 돋우고 있는 불도저와 덤프트럭 등의 중장비였습니다.


흙을 쌓아놓기 전엔 아마도 농지였거나 하천부지 였을텐데요. 이전의 모습은 전혀 짐작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모래가 쌓여있고 중장비들이 이를 정돈하고 있었습니다.


흙언덕을 정비하는 옆으로는 콘크리트로 된 계단같이 보이는 구조물이 있더군요. 무슨 원형 경기장이나 관중석 같아 보이기도 했는데요. 뒤에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만 보 건축물의 일부이더군요. 특수 보이면서 물이 흐르도록 한 시설이라고 합니다.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을 함으로서 3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큰소리를 쳤었는데요. 일단 저희가 도착한 공사 현장에는 몇대 안되는 중장비 운전하시는 분들을 제외하면 눈에 보이는 인력은 요 사진에 보이는 단 한분 뿐이었습니다. 나머지 수천, 수만명은 다 사무실에서 일하거나 어디서 쉬고 있는 걸까요...ㅡㅡ;.


4대강 홈페이지에서 긁어온 강정보 조감도입니다. 위쪽 고령친수문화광장이 바로 저 중장비들이 모래를 정돈하고 있는 곳인데요. 원래 살던 생명들과 하천을 다 덮어놓고 다시 친수, 친환경을 논한다니 정말 아이러니 하더군요. 앞서 본 계단형식의 구조물은 물풍금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역시 친수 공간이라고합니다. 콘크리트 위를 흐르는 물과 자연하천위를 흐르는 물, 어느쪽이 친수인건지 묻고 싶군요. 쩝.


사진 가운데 멀리 보이는게 바로 메인 보입니다. 조감도에 보이는 가운데 쪽 시설을 만들기 위해 임시로 물막이를 설치하고 구조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올해 초엔 이 가물막이 시설과정에서 소음이 과다하게 나와 주민들이 항의를 하고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워낙 공사 진척상황을 압박하다보니 이런저런 부작용들이 많이 나타나는 것이겠죠.


강 가운데 보와 이어지는 다리 형태의 시설물이 들어서는데요. 보이는 것들이 바로 그 기둥입니다. 위로는 다리가 놓여진다고 하는군요. 열심히 땅을 파대는 포크레인도 보이는 군요.


건너편을 보면 건물도 보이는데요. 원래부터 이자리에 있던 취수장이라고 합니다. 취수장이란 말그대로 물을 끌어들이는 시설이죠. 각종 식수와 용수로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공사 후에도 취수장이 제 역할을 할런지 모르겠습니다. 강 바닥을 긁어내면서 생태계 자체가 위협받게되고 이는 강의 자연정화력을 떨어 뜨리게 됩니다.


일단 현장을 직접 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우선 예상보다 공사가 아주 많이 진척된 것 처럼 보여서 맘이 무겁기도 했구요. 어쨌든 강정보를 다 둘러보고 다시 제방을 내려와 달성보로 향했는데요. 가는 길에 눈에 안들어오던 논이 새삼스레 보이더군요. 햇살에 한껏 영근 벼 이삭들이 웬지 더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차로 20~30분을 달려 다음번 목적지인 달성보에 도착했습니다. 강정보와 달리 달성보는 길에서 훤히 보일정도로 잘 보이더군요. 기억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 달성보는 특히 4대강 사업 시작 즈음에 MB가 직접 내려와 선포식을 했던 4대강 사업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당시 저도 현장에 왔었습니다만, 물론 MB를 먼발치에서도 볼 수는 없었죠. ㅡㅡ;.
2009/12/03 - MB를 만나러 4대강사업 낙동강 선포식에 가 보니
어쨌든 거대한 보를 위한 거대한 기둥들이 웬지 모를 음산함을 풍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강정보와 마찬가지로 상당한 공정률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본 강정보 주변과 마찬가지로 바쁜건 역시 덤프트럭들 뿐입니다. 열심히 강을 파낸 흙을 나르고 있습니다. 멀리서 보니 마치 집을 짓는 개미들의 모습 같기도 한데요. 4대강 전 구간에 걸쳐 바닥을 긁어 퍼내고 있으니 아마도 가장 바쁜게 당연할 것 같습니다.


어지간히 공사가 진척 되어서인지 중장비가 많지는 않았는데요. 어딜 봐도 역시 덤프트럭 뿐입니다.


달성보는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홍수시를 대비해 수문을 일부 열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기둥과 기둥사이에 콘크리트로 보를 세워놓은 곳 말고 이렇게 열어놓은 곳은 기계적으로 수문을 열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설자 분의 이야기로는 평상시 낙동강물이 한번 끝까지 흐르는데 18.5일이 걸리는데요. 홍수시 그 거대한 물줄기를 이 수문하나로 조절한다고 하니 혹시나 작동이상이라도 생기면 삽시간에 이 일대는 물바다가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끔찍한 재난이 되는거죠.


모래를 퍼나르는 준설선으로 보이는 배입니다. 4대강 공사 전역에서 이런 준설선들이 강바닥의 흙을 뽑아 올리고 있는 중이죠. 그러고보면 삽으로 퍼내는 건 아닌가 봅니다..쩝.ㅡㅡ;


역시나 농지였을 하천부지들이 하천바닥에서 퍼낸 흙으로 덮혀져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땅이 이렇게 퍼낸 흙을 쌓아놓기 위해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지 안타깝습니다. 강 주변은 온통 흙더미입니다.


용도는 알 수 없지만 공사현장주변에 이렇게 백기가 걸려있군요. 딴데 쓰지 말고 이 깃발 들고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국민들에게 항복했으면 합니다. ㅡㅡ;
제가 택배로 보낼까요. 쿨럭


달성보를 돌아보고 이동하려고 차로 가는데 요상한 물건이 보입니다. 얼핏보면 가로등 같은데요. 이것이 다름아니라 CCTV입니다. 아마 언론을 통해 들어본 분들도 있을텐데요. 공사현장의 진척상황을 관리감독한다는 명분으로 달아둔 감시용 카메라입니다.

특히 이번 장마를 앞두고 있던 몇달전엔 이런 CCTV가 대량으로 설치되 현장마다 직접 감시를 했다고 하는군요. 웬지 청와대 한쪽 벽에 이 카메라를 보는 화며이 가득히 펼쳐져 있을 것만 같습니다. 정말 지독한 사람들이죠. 쩝.


기둥 아래에 적힌 안내문인데요. 어이가 없습니다. 설치기간은 공사준공시까지, 촬영시간은 24시간..... 공사현장 계신분들 참 긴장되겠네요. 실제로 위에서 그렇게 쪼아댄다고 말이 많더군요.


저 카메라가 MB의 눈 역할을 하고 있는 거겠죠.. @_@


어쨌든 이렇게 강정보와 달성보를 다 둘러보셨는데요. 저희 일행은 여기 뿐만 아니라 달성보를 가기전에 화원동산이라는 곳에 갔었습니다. 오늘 둘러본 지역을 위에서 전체적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 곳이거든요. 그곳에 올라보니 아래에서 못보던 풍경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시는 건 바로 준설선의 모습인데요. 강바닥의 흙을 기계로 한번에 빨아들여서 관을 통해 강가에 쌓아두게 됩니다.


이 장면은 앞서 보셨던 강정보 건설현장을 위에서 본 모습입니다. 역시 좀더 실감이 나더군요. 물을 막아둔 모습도 잘 보입니다.


이 사진은 화원동산에서 내려와 도동서원 부근 전망시설에서 본 모습입니다. 역시나 위에서 현장을 볼 수 있는 곳이라 들렀었는데요. 준설선이 퍼낸 흙이 하천부지에 쌓이고 이를 덤프트럭들이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저 많은 흙은 다 어디로 가져가는 걸까요..ㅡㅡ;.


좀더 멀리 봐도 온통 강가에는 흙더미 뿐입니다. 이런 풍경이 4대강 공사 현장 전역, 전국에 펼쳐지고 있다고 합니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네요. 더욱이 낙동강 상류지역인 구미나 상주쪽으로 가면 더욱더 심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조만간 그쪽에도 답사를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비도 오락가락하고 아이도 데리고 나선 걸음이라 조금은 힘들었지만 말많은 4대강 공사 현장을 둘러보니 마음이 더 무거워졌습니다. 이곳 저곳의 보를 점거농성하는 분들도 계시고 많은 분들이 애써서 막고자 하고 있지만 아직은 국민적인 반대의 목소리가 좀더 힘을 얻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 어떤 이유를 들이대더라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할 자연환경을 당장의 사탕발림으로 훼손하는 건 어떤 개발이익으로도 상쇄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앞으로 좀더 힘을 보태서 꼭 막아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봅니다.

참고로 낙동강 4대강 사업의 현실과 상황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앞산꼭지님이 운영하시는 다음까페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사람들](http://cafe.daum.net/nakdongdg)에 들러보시면 여러모로 서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제 글을 편하게 보시고 싶으신분은 여기를 눌러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