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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힐즈 나들이 #1 농경민속관

여름 휴가기간동안 거의 집에서 뒹굴며 보냈는데요. 덥다 싶으면 극장으로 달려가며 한가로운 휴가를 즐겼습니다. 뭐 거창하게 해수욕장은 아니어도 나름대로 피서가 되지 않았나 자족하고 있습니다. ^^. 
그래도 하루쯤 울 애기한테는 즐거운 나들이가 필요할 것 같아서요. 울 가족끼리 당일코스로 나들이를 한군데 다녀왔습니다. 바로 대구 외곽 가창쪽에 위치한 허브힐즈라는 곳인데요. 대구에선 나름 유명한 곳이죠. 볼것도 많고 체험장도 많아서 여러가지 소개하고 싶은게 많은데요. 오늘은 맛보기로 산중턱에 위치한 농경민속관 코너를 구경하도록 하겠습니다.
 
허브힐즈에 대한 전체적인 소개는 차차 하기로 하구요. 오늘은 허브힐즈가 위치한 숲속 한쪽 구석에 마련된 [농경민속관]을 구경하도록 하겠습니다. 


{ 農業 }

요즘이야 워낙 천대받는 농업입니다만 (너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사실 인간에게 가장 필수적인 산업이 바로 농업이 아닐까 합니다. 얼마전부터 러시아의 곡물파동으로 인해 국제 곡물시세가 천정부지로 뛰는 걸 보면 역시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지구에서도 식량문제는 여전히 핵전쟁 못지 않는 잠재적 위험요소가 분명하다 싶은데요. 특히 식량자급률이 쌀을빼면 한자리에 불과한 우리나라는 항상 폭발물을 지니고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하여간 이래저래 잊혀지고 기계화 되면서 사라졌지만 우리 선조들은 아주 우수한 농경문화와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제부터 보실 농경민속관은 이런 우리 선조들이 실제로 농경을 위해 사용했던 다양한 장비와 문화를 살펴보는 곳입니다.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꼼꼼하게 살펴보면 참 재밌기도 합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


입구에 세워진 안내간판인데요. 아주 귀엽게 꾸며진 간판아래에 친절하게 안내문이 쓰여져 있습니다. 읽기 힘드실것 같아서 옮겨봅니다. 

우리선조들은 농사짓는 것을 하늘과 땅의 근본이라 생각했고, 농업은 선조들의 살아가는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도시화, 현대화로 인해 농사를 짓는 모습이나 옛생활모습, 민속놀이를 즐기는 모습들은 점점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조상의 얼과 지혜를 배우는데 기여하고자 농경민속관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농경민속관은 봄농사, 여름농사, 가을농사, 나르기 기구, 축산, 짚가공, 길쌈 그리고 선조들의 생활공간순으로 전시되어 있으며 농기구의 사용방법, 종류에 대해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게지기, 맷돌돌리기, 절구, 우물과 같은 농경체험과 팽이치기,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놀이등과 같은 민속놀이 체험을 야외 체험장에서 즐기실수 있습니다. 
- 무료관람코스이며, 무료체험장입니다. 730여점의 농경관련 유물을 관람하세요. 

에공 옮겨적는 제가 힘드네요..ㅡㅡ;.. 하여간 이런 전시장입니다. ^^


입구에 마련된 민속놀이 체험장인데요. 마침 이날 평일이고 너무 더워서인지 직접 민속놀이를 해볼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한쪽에 투호놀이에 대한 안내판이 있던데요. 장비는 어디있는지 못찾겠더군요. 그런데 안내판의 투호를 울 딸래미가 꺼내려고 하지 뭡니까. 

"어이 딸. 그건 그냥 그림이야..~~"


하늘과 땅을 믿고 농사를 지었던 선조들에게는 장승이 주는 의미는 각별했다고 합니다. 하늘과 땅을 관장하는 장승들이 어느 마을이든 입구에서 수호신의 역할을 했죠. 사실 밤에 보면 꽤 무서울 인상이긴 합니다. ^^. 그런데 여기 장승들은 너무 색깔이 화려하네요. 광대같이 말이죠.


보시는 건 바로 맷돌입니다. 각종 곡식을 갈때 쓰던 선조들의 믹서기가 되겠습니다. 위에 있는 구멍에 곡식을 넣고 돌려주면 슥슥 갈리면서 홈을 따라 내려오는 거죠. 이젠 이렇게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유물이 됐네요. 


마찬가지로 요즘은 거의 볼 수 없는 다듬이 돌입니다. 사극속에서가 아니면 볼 일이 없는데요. 다음이들은 그래도 제가 어릴적만해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던 물건입니다. 시골 할머니 댁에도 있었죠. 여름에 덥다고 이거 베고 자다가 입돌아간다고 야단 맞았던...^^. 


이번엔 지게입니다. 지게는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텐데요. 정작 중요한건 이 지게의 크기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죠. ^^. 


지게 앞에서 힘을쓰는 장사가 바로 울 마나님인데요. ㅋㅋ. 지게가 엄청나게 크죠. 제가 가서 포즈를 잡았으면 좀더 작아 보였을라나요. ㅎㅎ. 울 마눌님 표정도 엄청나죠..하하. 


매년 김장때면 김장을 양껏 담그고 나서 하는 일이 바로 땅에 묻는 거였습니다. 김치냉장고도 없고 얼음도 귀하던 시절, 김치를 오래 보관하려면 땅에 묻는게 최고였던 시절, 이렇게 묻은 장독위에 움막을 지어 외부열기의 차단력을 높였던것 같습니다. 웬지 지금이라도 누군가 튀어나올것 같네요. 


역시 제가 어릴적만 해도 시골동네에는 어딜가나 우물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수도가 제대로 안들어오던 시절 식수는 물론이고 빨래도 하고 여기저기 쓰던 모든 물을 공급하던 가장 중요한 시설이었죠. 요즘도 지하수를 많이 쓰긴 합니다만, 모터를 돌려 물을 끌어올리니 우물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입니다. 오늘도 티비드라마를 보니 우물이 등장하더군요. 주로 공포물에서 위험한 장소로 종종 등장하죠. ^^. 


체험장을 지나 각종 기구들을 전시한 농경민속관 현판입니다. 


입구에는 이렇게 돌절구통과 방망이, 장독대가 전시돼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여기 전시된 것 중에 장독대 만큼은 여전히 그 쓰임새가 이어지고 있군요. 숨쉬는 식품 보관함으로서 세월속에서도 장독을 이기는 용기는 없나 봅니다. 플라스틱 용기들이 판을 치지만 끄떡없으니 말입니다. 


실내 전시장을 들어서면 이렇게 짚으로 만든 재밌는 인형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합니다. 꿀꿀 거리며 뽀뽀를 하고 있네요..ㅎㅎ. 


정식이름은 '사인교'라고 하는 혼례가마입니다. 시집갈때 타고 간다고 꽃가마라고도 했다고 합니다. 들고가는 가마꾼들은 힘들었을 듯..ㅎㅎ


요건 가마는 가마 같은데 좀 작죠. 바로 혼백이 타는 혼백가마 입니다. 장례에 사용됐던 물건입니다. 이름을 알고보니 웬지 경건해지는 군요...ㅡㅡ; 


기와 모서리에 주로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놓았던 귀면와입니다. 근데 전 붉은악마가 떠오르는군요.^^


주방에서 사용됐던 다양한 그릇과 병입니다. 요즘 워낙 사극을 많이 해서 눈에 익은 듯 합니다. 윗줄 병들은 주로 주막에서 본 듯..^^


역시 각종 주방, 생활 용품들입니다. 요즘도 방자유기는 고급입니다만, 놋그릇류가 많이 보이네요. 


연날리는 얼레와 징입니다. 농경문화에 이런 유희와 풍물이 빠질 수 없죠. ^^


물을 지고 날랐던 함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바로 똥장군입니다. ㅋㅋ. 화장실 깊은 곳 잘 익은 녀석들을 지고 날랐던 사람들은 참 힘들었을 것 같네요. 


당시 길쌈이라고 불렀다죠. 베를 짜는 베틀입니다. 길쌈이라는 말이 바로 베짜는 경쟁의 의미였다고 하니 길쌈베틀..이군요..ㅎㅎ


머리에 쓰는 것들입니다. 요즘 같은 여름 참 쓸모 있었을 듯 합니다. 바람도 잘 통하고 햇빛도 가려주고 말이죠. ^^ 


김맬때 쓰는 호미입니다. 요즘도 많이 쓰죠. 그런데 가운데 지도를 보면 각각의 모양이 다른 호미와 연결돼있는데요. 지방마다 조금씩 그 모양이 달랐다고 합니다. 아마도 지역별 농작물의 종류가 달라 그렇지 않았을까 싶네요. 


늘 물이 차있어야하는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쓰던 장비입니다. 물레방아를 거꾸로 이용한 것 같은 모습입니다. 사람이 올라타고 발로 굴러야 했습니다. 더운 여름 참 힘들었겠죠. 그래도 가뭄이 오기라도하면 사람의 힘 밖에 믿을게 없었을테니까요. 


요건 가을에 추수, 탈곡할때 쓰던 장비들입니다. 세상사가 다 그렇습니다만 아무리 한해 농사를 잘 지어도 마무리를 잘해야 수확이 많은 법이죠. 


요즘으로 치면 화장대 쯤 되는 경대입니다. 거울이 상용화 되기 전엔 어떻게들 얼굴을 봤을가요. 선조들의 유물들을 보면 그리 깔끔하게 보이진 않았던듯 한데 말이죠. 


예전 목수 연장입니다. 큰 나무를 자르던 대형 톱이 가장 눈에 들어오네요. 전기톱이 없던시절 저걸 다루는 사람들은 참 대단한 기술자 였겠죠. 숭례문 타고 많이 듣는 이름인 대목장 말입니다. ^^. 


날씨가 많이 더운데 냉방이 제대로 안되서 관람객은 많이 없었습니다. 저도 차근차근 보고 싶었지만 땀이 너무 나서 나왔습니다. 담번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한번 들러보고 싶네요. 


나오미 입구에서 한 아저씨가 열심히 새끼를 꼬고 계셨습니다. 힘없는 짚을 모아서 만든 새끼줄이 참 튼튼하더군요. 그걸로 저렇게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참 신기했습니다. 다만 아저씨가 너무 더워 힘들어하시더군요. ㅡㅡ;. 

놀이공원으로 나온 나들이였지만 이렇게 새롭고 정겨운 전시물들을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물론 추억속 물건들로 좋아하실테구요. 

요렇게 농경민속관 관람은 마치구요. 담번엔 허브힐즈의 재미난 구경들을 만나시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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