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신종플루의 공포가 전국, 아니 전세계를 휩싸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하루 감염자가 4~5천명으로 급속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망자 또한 하루 4~5명씩 발생하면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위험군이 아닌 20대와 초등학생까지 사망자가 확대되면서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일반 계절독감에 비해 사망자 비율이 낮다느니, 손만 자주 씻으면 된다느니 하면서 아직도 소란떨것 없다는 말을 하는 답답한 이들도 있지만 이미 현실에서의 공포는 전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대처와 질병관리가 있었더라면 이렇게까지 신종플루가 확산됐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주된 확산 경로로 학교가 지목되고 있음에도, 학사일정을 들어 아직도 전면적인 휴교와 대책마련에 미온적인 정부와 교육당국을 보면 화가 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인데 오늘 지인에게서 참으로 황당한 이야기를 들어 전하려고 합니다.

제가 아는 분중에 현재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면서 직장을 쉬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가정도 있고 생계는 꾸려가야 하기에 학생들 과외를 하면서 부족하나마 수입을 충당하고 있는데요.
과외를 가는 집에 중학생이 둘 있다고 합니다. 둘을 모두 가르치고 있는데 지난주에 과외수업을 갔더니 둘다 기침을 하며 감기증세를 보이더랍니다. 혹시 신종플루가 아닌가 싶은 걱정을 살짝 하기도 했지만 애들도 그렇고 부모님도 아무 말이 없어서 그러려니 하고 수업을 하고 돌아왔답니다.
그런데 다음주 수업을 가기전 학생들의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데 글쎄

"저희 애들이 지난주에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그래도 다음주가 시험이라 꼭 와서 수업을 해줬으면 해서요. 그동안 한 열흘 지났으니까 시험때는 학교도 가야겠고 부탁좀 해요"

이랬답니다. 듣는 순간 어이가 없어서 화가 막 나더랍니다.
정작 그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의 어머니한테는 별소리를 못했다는데요.

정리해보면 과외하는 학생들 어머니 말대로면 지난 과외수업때 이미 신종플루를 앓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니까 신종플루로 치료중인 아이들을 아무 이야기도 없이 과외수업을 하게 한거죠. 확진판정받고 열흘이후 있는 학교 시험때문에 과외선생에게 말도 없이 수업을 시킨 것도 그렇지만 더구나 제 지인은 그동안 이 사실을 모르는 체로 집에가서 아이를 돌봤을테고 당연히 두돌도 안된 아이는 고위험군에 속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린 제 지인은 이제 두돌도 안된 아이를 두고 있습니다.)

아무리 학교 성적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그집 학생들도 병을 잘 이겨내기야 하겠지만, 신종플루를 앓는 동안에도 시험때문에 계속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니 그 엄마가 참 대단해보이더군요. 하루에도 신종플루로 죽는 사람들이 몇사람씩 계속 생기고 있는데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지 제 상식으로는 참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그런 이기적 판단이 다른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말 모르는지, 어떻게 책임질려고 했는지 물어보고 싶더군요. 지나친 성적 우선주의에다가 이기적인 모습까지 정말 한숨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한 아이를 키우는 입장인데요. 매일같이 어린이집을 보내다 보니 하루하루 쏟아지는 소식에 걱정이 쌓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집을 보내도 괜찮은 건지, 그렇다고 안보내면 뾰족한 수는 있는지... 고민이 늘어만 갑니다. 아마도 많은 부모님들이 저와 같은 걱정을 하고 계시겠죠.



진정한 정치와 정권의 역할은 평소에 경제와 국방을 책임지는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위기에 대한 적절한 대처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며칠전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신종플루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이 가장 맹위를 떨치는 11월이 다가 오고 있습니다. 현재 접종되는 백신의 안정성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접어두더라도 지금 추세면 11월 한달간 감염확산은 물론 사망자 증가는 당연한 일이 됩니다.

하지만 최근 보여주는 정부와 교육당국의 모습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이해부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험과 학사일정에 대한 중요성은 알아도 하루하루 늘어가는 환자와 그로인한 사회적 손실과 국민들의 불안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최근 소식을 보면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언론과 맞장구 쳐가며 국민들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적반하장의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일상적인 예방실천, 정부의 체계적이고 실효적인 대책마련이 함께 할때만이 이번 신종플루 대란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덧붙임 09.10.29. am10.27+
오랜만에 다음 메인에 떳네요. 좋은 내용은 아니라 아쉽지만..^^



 ☜ 제 글을 편하게 보시고 싶으신분은 여기를 눌러 구독해주세요
더불어 글에 공감하셨다면 아래 손등모양 꾹 눌러서 추천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