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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쯤 처음 디카를 장만하던 당시만 해도 디카가 그리 흔한 아이템은 아니었습니다. 요즘은 아주 흔해져서 집집마다 하나쯤이 아니라 식구들마다 가지고 있을 정도가 됐죠. 심지어는 저도 잘은 모르지만 전문가용 카메라마저도 DSLR에 주도권을 넘겼다나 말았다나 하더군요^^

나름 400만화소를 자랑하던(^^) 당시의 제 디카는 안타깝게도 지난달 잃어버려서 없지만 짧지 않은 그 시간동안 전국 곳곳을 누비며 족히 수만장의 사진을 남겼습니다. 다시 속이 쓰리군요...쩝.

그런데 당장 손에서 떨어지지 않던 카메라가 없어서 한참 허전하던 참에 조금은 독특한 카메라가 하나 생겼습니다.



웬지 조금은 허술해 보이는 포장이죠..^^. 그래도 뾱뾱이가 꽁꽁 감싸서 와서 흠은 없는 듯했습니다.


낯선 영문 포장이 가득한 포장을 열고 내용물을 보니 역시 예상대로 MADE IN CHINA 더군요. 역시 세계의 공장.


마치 장난감같은 외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필름 카메라입니다. 근데 겉모습으로봐서는 사실 제대로 찍히기나 할지 의문이 들더군요. 궁금한 마음에 시중에서 얼마에 판매되는지 검색...ㅎㅎ.



물론 최저가를 믿을 수는 없지만 4100원이더군요. 배송비 고려해도 10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구할 수 있는 카메라가 있다뇨...^^...살펴보면 플래시도 안달려있습니다. 게다가 건전지도 필요없는 완전 반영구 카메라 입니다.


겉에 있는 방수 케이스를 벗겨내면 안에 카메라가 들어있습니다. 꺼내보니 더욱더 장난감 같습니다. 색깔도 노란색이라 말이죠.


안쪽을 보면 온통 검은색의 내부 장치들이 보입니다. 예전에 보던 필름 카메라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나는데요. 구조는 상당히 간단합니다.
양쪽에 필름을 넣고 감는 장치구요. 가운데는 빛이 들어와 필름을 굽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바깥쪽 케이스는 방수용입니다. 투명한 플라스틱 재질에 필름감는 감개와 셔터를 눌러주는 버튼이 있구요. 나머지는 연결부위에 물이 새는 걸 막는 고무 패킹이 전부입니다. 


요기까지 일단 사전 관찰을 마치고 필름을 넣어 봅니다. 요즘 워낙 필름 카메라를 쓰시는 분들이 없다보니 사진관을 가야 했습니다. 24판짜리 필름 하나 넣어주는데 5천원이나 받더군요. 웬지 바가지를 쓰는 기분이었지만 일단 필름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니 넣습니다. 사이트에서 검색했던 이 카메라의 가격이 떠오르더군요..ㅡㅡ;..


정말 오랜만에 보는 필름박스입니다. 이번엔 MADE IN JAPAN 입니다..ㅡㅡ;.
일단 필름을 넣었으니 찍어봐야겠죠. 방수능력도 테스트 할겸 일단 세수대야에 담가 봅니다. 원래는 휴가때 물놀이 가서 찍어볼 생각이었지만 휴가기간 전에 리뷰를 해야해서.쩝.


옆에는 우리 애기 목욕시킬때 쓰는 욕실용 수온계입니다. 니모 모양이죠. 온도도 재고 아기 물놀이 장난감 겸용입니다.^^..


대야에 담근 채로 옆에 있던 니모도 찍어보고 제 손도 찍어 봤습니다. 바로 미리보기가 안되니..일단 확인은 아래에서 보시기로 하구요.


웬지 카메라가 매우 작아보이는 군요. 하지만 제 손이 보통사람보다 제법 큰 편이니 참고하시길...^^..


아핫...잠시 대야에 담궈 사진을 찍었을 뿐인데..이게 웬일입니까. 벌써 안쪽에 습기가 아니라 물이 고여 있습니다. 방수 카메라지만 방수기능은 그다지 권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뿌려지는 물을 막는 정도로 사용하면 적당하겠네요.


현상한 필름입니다. 현상비 1000원에다가 장당 200원의 인화비를 받더군요. 근데 24판짜리 필름을 만땅으로 찍어서 인화했는데 나온 사진은 달랑 14장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나중에 야외에서 찍은건 나왔는데 실내에서 찍은거 특히 세수대야에서 찍은건 나오지가 않았습니다. 현상소 이야기로는 너무 어두웠던 것 같다고 하더군요. 플래시가 없으니 어느정도 예상하던 결과지만 낮에 형광등까지 켜고 찍었는데 아예 나오지가 않으니 황당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 학창시절 MT 다녀오면 여러통의 필름을 현상해서 벽에 붙혀놓고 인화를 신청하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미리 찍은 사진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나온 사진을 보고 서야 다시 인화를 맡겼습니다. 물론 인화를 맡길때 사람 수대로 뽑아달라는 경우도 있었죠.
 
근데 나름 이 카메라가 장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리저리 재가면서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촛점도 크게 신경쓸 필요도 없구요. 카메라 전원을 넣을 필요도 없고 심지어 건전지도 필요없습니다. 필름만 들어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순식간에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무게도 매우 가볍구요. 필름만 조금 싼 제품으로 준비해둔다면 괜찮은 여행, 일상의 순간을 남기기에 적당 할 것 같습니다.

하여간 어쨌든 오랜만에 느껴보는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실내사진이 안나오고 방수도 조금은 실망스러웠지만 종종 애용해볼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인화한 사진입니다. 실제로는 제법 잘 나왔는데요. 스캐너가 저렴해서리 화질이 엉망으로 나왔네요. (요즘 얼굴 공개에 재미들인 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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