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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 거실에는 돼지가 한마리 살고 있습니다. 분홍빛이 선명한 귀여운 돼지인데요. 며칠전 드디어 이 녀석을 잡고 말았습니다. 2년반 정도 정성스레 키웠는데요. 좀더 키우는게 어떨까 싶은 맘도 없지 않았지만 꽤 무게도 나가고 얼마나 들었는지(?) 너무 궁금해서 말이죠.
제목이 약간 그렇습니다만, 보시듯이 저희집 거실 돼지는 바로 돼지 저금통입니다. ^^. 사진으로 가늠이 잘 안되시겠지만 농구공보다 좀더 큰 대형 저금통입니다.
사실 이 돼지를 잡은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년반 전에도 한번 잡았었거든요. 2006년 1월 결혼하면서 구입했으니 벌써 함께 생활한지는 5년이 다됐군요. 처음엔 별 목적없이 잔돈이나 모아보자며 샀었는데 2년을 모았을때 마침 이사를 가게 됐습니다. 좀 급하게 이사를 했던터라 이사 비용이나 보탤까 싶어서 처음 배를 갈랐습니다. 대략 40만원 가까이 모았던 것 같습니다. 꽤 짭짤했죠..ㅋㅋ
어쨌든 모아둔 돈은 요긴하게 썼는데요. 막상 구멍은 났지만 돼지를 버리려니 너무 아깝더군요. 그래서 칼 자국이 난 배를 봉합 수술을 하고 재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사간 집에서 돼지 인생도 새출발을 한거죠. ^^.
그후로 2년반, 거의 3년이군요. 다시 저희 가족은 이사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달여가 남았지만 며칠전 아내가 돼지 잡자며 성화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거사가 치뤄졌습니다.
오랜만에 이렇게 돼지를 잡는 건 참 나름의 설렘을 주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울 꼬맹이가 태어나 자라는 동안 손에 동전을 쥐어주며 돼지밥을 많이 줬거든요. 얼마나 들었을지 궁금하시죠. 일단 이렇게 매트 하나 깔고 쏟아 부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이게 바로 돈방석이군요..^^
일단 쏟아놓은 동전들은 종류별로 분류작업에 들어갑니다. 아내랑 둘이 늦은 밤 시간 가는줄 모르고 돈을 세는데 허리가 다 아프더군요. 그래도 돈세는 거니까..^^
물론 저금통안에는 동전만이 아니라 지폐도 제법 들어가 있었습니다. 거의 천원짜리지만 배추잎도 몇장 보이는 군요. ㅎㅎ
어느 정도 분류가 진행되고 이젠 동전을 쌓기 시작합니다. 울 애기 밥상이자 책상인 뽀로로 상이 아주 요긴하게 쓰여졌습니다. 열개씩 차근차근..^^
이거 생각보다 허리도 아프고 고역인데요. 드디어 100원짜리 천개를 쌓았습니다. 요것만 딱 10만원이군요.
저금통을 열어보니 이게 왜 들어갔나 싶은 것들도 있습니다. 외국 동전은 그렇다 치고 요즘은 사라져버린 버스토큰도 있군요. 근데 작은 고리까지는 뭐 그려려니 했는데, 보시듯이 커다란 포크가 떡하니 들어가 있습니다. 저희 집에 놀러오는 꼬맹이들 중에 하나가 범인인 듯 합니다만 참 기상천외합니다. 이런거 들어간 저금통 보신분 계신가요...ㅡㅡ;
아내랑 2시간가까이 애를 쓴 끝에 모든 셈이 끝났습니다. 보시듯 각종 동전들이 골고루 참 많이 들어있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디자인과 크기가 달라진 동전도 있었구요. 어쨌든 상당히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
사실 요즘 은행에 가면 자동으로 동전을 세고 묶음까지 해주는 기계들도 다 있어서 편합니다만, 오랜시간 모은 돼지 저금통이라 꼭 직접 세보고 싶더라구요.
총액이 얼만지 궁금하시다구요? 너무 쉽게 알려드리면 재미없죠. ㅎㅎ. 사진을 참고하시면 대략 계산이 가능할테니 그건 궁금하신분들이 직접 한번 해보시는게 어떨까요. ^^ (지폐는 위쪽 사진 참조) 혹시나 정확한 액수를 맞추시는 분이 계시면 제가 책한권을 선물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이벤트가 됐군요. ㅋㅋ. 농담아닙니다. 정확하지 않더라도 정답에 근접하시면 드릴께요. 물론 배송비도 제가 냅니다.)
참, 두번째 자기 속을 비워준 우리 꽃돼지는 어떻게 되냐구요? 물론 이번 이사에서도 돼지는 동행할 계획입니다. 2년반전 갈랐던 배는 다시금 튼튼한 테잎으로 봉합하고 다시 새로운 보금자리 거실 한쪽을 차지해야겠죠. 다음번엔 언제 또 열어볼런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어떠세요, 댁에도 큼직한 돼지 한마리 키우시는게...^^. 저축도 하고 가끔은 이벤트도 되고 참 재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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