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과 공연이 가득한 우리동네 단오제

음력 5월5일 오늘은 단오입니다. 이제 마침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요즘 같이 양기가 센날을 맞아 여러 민속놀이와 더불어 한해 살림과 농사를 위해 맘껏 놀이를 즐기는 날입니다. 사실 추석이나 설 처럼 공휴일도 아니고 그저 어릴적 교과서에서나 보는 세시풍속중의 하나이랄 수도 있지만 예전 우리 선조들은 참 중요한 날이었다고 하더군요.

단오

수릿날[水瀨日]·천중절(天中節)·중오절(重五節)·단양(端陽) 등의 다양한 이름이 있다. 예로부터 3월 3일, 5월 5일, 6월 6일, 7월 7일, 9월 9일 등 월과 일이 겹치는 날은 양기(陽氣)가 가득찬 길일(吉日)로 쳐왔는데, 그 가운데 5월 5일을 가장 양기가 센 날이라고 해서 으뜸 명절로 지내왔다. 수리란 말은 고(高)·상(上)·신(神)을 의미하는 옛말인데 이날은 1년 중 최고의 날이란 뜻도 된다. 농경사회에서 파종을 하고 모를 낸 후 약간의 휴식이 준비되는 시점이 단오절이다. 이날 하루 마음껏 놀이를 즐긴다. 추위가 늦게까지 계속되는 북쪽지방은 이때 비로소 날이 완전히 풀리기 때문에 경사스러운 날이 될 수밖에 없다. 남쪽이 추석을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에 북쪽에서는 단오를 더 중시했음은 지역의 기후 차이에서 비롯된다.

옛날에는 이날 약초를 캐고 창포를 문에 꽂아두기도 하며 창포물에 머리를 감기도 하고, 창포주나 약주를 마셔 재액을 예방했다. 또 쑥으로 인형이나 호랑이를 만들어 문에 거는 풍습으로 보아, 약초·창포·쑥 등의 강한 향기와 약성(藥性)으로 재액을 쫓았던 것 같다. 이날은 차륜병(車輪餠)이라 하여 수리취를 넣어 둥근 절편도 만들어 먹었다. 또한 이날에는 그네뛰기·씨름·탈춤 등 여러 가지 민속놀이가 행해졌다. 오늘날도 단오를 쇠는 곳이 더러 있어 해서지방(海西地方)에서는 봉산탈춤·강령탈춤·은율탈춤 등 탈놀이를 하기도 하며, 지금도 강릉지방에서는 남대천의 넓은 공터에서 단오굿판이 전승되고 있으나 차츰 사라져가는 추세이다.

- 다음백과사전-

요즘도 전국적으로 보면 성대하게 단오제를 진행하는 곳도 꽤 있던데요. 하지만 애써 시간내서 찾아가지 않으면 실제로 참여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는 동네에는 매년 단오를 맞아 단오제를 열고 있습니다. 벌써 여섯해째를 맞이하는 단오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려서 소개를 할까 합니다. 평일에는 진행하기가 어려워 지난 주말에 저희 동네에서 가장 큰 공원에서 열렸답니다.

제목이 근사하죠. 안그래도 요즘 남북관계도 좋지 않아 걱정인데요. 기왕이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가장 큰 기원을 담는 의미에서 강북주민통일기원단오제란 이름으로 단오제를 열고 있습니다. 무대가 거창하지는 않지만 양쪽에 용이 그려진 그림과 산맥 모양의 배경이 참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행사는 여러가지 공연에 앞서 즐겁게 참여가 가능한 여러가지 체험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이 타고 있는건 제 블로그에 여러번 등장했던 꿈틀이 입니다. 이날에는 역시 단오와 통일의 의미를 되새겨 통일 열차라고 불렸답니다. ^^. 근데 너무 많이 타서 꿈틀이가 참 힘겨워 보이긴 합니다. ㅎㅎ

단오행사를 준비하는 지역 풍물패인 [우리가락얼쑤패]입니다. 만장이 참 근사하죠.  ^^.

단오때 하는 민속놀이가 참 많던데요. 이날은 우리 놀이 중에서도 투호던지기, 제기차기, 널뛰기 등 참 다양한 놀이가 많이 펼쳐졌습니다. 근데 이 투호던지기는 보기보다 참 쉽지가 않습니다. 아이들도 던져보고는 성에 차지 않는지 계속 하더라구요..ㅎㅎ.

나무 목마타기입니다.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어른들도 만만치 않게 타보고 싶어들 하시더군요. 어른들도 놀이가 필요하죠...암...ㅎㅎ

굴렁쇠 굴리기인데요. 역시 보는 것보다는 제대로 굴리기가 참 어렵답니다. 그래도 열심히...

담장넘어 이웃집 아낙네들을 훔쳐볼때 타던 널뛰기입니다. 여러가지 놀이 중 제법 긴장되는 민속놀이인데요. 함께 타는 상대방과 마음이 잘 맞지 않으면 꽤 긴장하게 되더군요.. ㅎㅎ.

북녘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는 코너입니다. 예전에 진행하면서 썼던 엽서 전시도 함께 하고 있는 데요. 아이들의 이야기가 참 귀엽습니다.

마침 이날 매우 후덥찌근 했는데요. 이럴때 좋은 연꽃 차입니다. 시원하기도 하고 향이 좋아서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한잔씩 나눠 마셨답니다. 동동 떠있는 얼음만 봐도 시원하시죠..ㅎㅎ

단오에만 하는 또다른 풍속중 하나가 바로 수리취떡만들기 입니다. 떡에다가 직접 바퀴모양의 틀을 가지고 모양을 찍는 것인데요. 아이들이 역시 참 좋아하더군요. 물론 직접 모양을 찍은 떡은 자기가 먹구요. ㅎㅎ.

요즘 어딜가든 에어컨 빵빵한데가 많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부채가 하나 있으면 더위도 한층 멀어지겠죠. 직접 꾸며서 가져가는 손부채만들기 코너입니다. 저도 하나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음냐...어린 친구들이 많이 기다리는 바람에..ㅡㅡ;..

마침 이날 월드컵 1차전이 있는 날이라 응원 티셔츠 꾸미기도 함께 진행했답니다. 직접 그림도 그리고 응원의 메세지도 넣어서 말이죠..^^. 아마 이 티셔츠 입고 응원하러 갔겠죠. 대!한!민!국!...짝짝짝...ㅋㅋ

역시 단오하면 떠오르는게 창포물에 머리감기죠. 창포 달인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결도 좋아지고 시원하다고 합니다. 야외 행사에서 머리를 쉽게 감을까 싶었는데.. 웬걸요 줄을 서가며 한번씩 감고 가더군요. 덕분에 코너를 맡았던 도우미 분들은 고생꽤나 하셨습니다. ㅎㅎ 사진 옆쪽에 꽂혀있는 것들이 창포입니다.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나서는 멋진 공연들이 이어졌습니다. 미리부터 자리잡은 많은 동네 주민들이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꼬맹이들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ㅋㅋ..

첫번째 공연인 설장구 공연입니다. 서서 치는 장구라 해서 설장구인데요. 어디서도 볼수 없는 멋진 장구 연구에 눈을 땔수 가 없더군요. 으흐.

자 이쯤에서 빠질 수 없는 울 딸래미...짜짠...ㅎㅎ.. 근데 오늘은 울상으로 나왔네요. 그래도 우는 모습이 더 귀엽기도 하죠. ㅋㅋ

공연 중간중간엔 퀴즈를 내고 상품도 나눠 줬는데요. 역시 아이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문제가 나가기도 전에 저렇게 달려들어서..ㅎㅎ.

울다가 웃으면.....몸이 변하는 데..말이죠..ㅋㅋ...울 딸래미는 하루에도 수십번 마음이 오락가락 한답니다..

유치원 어린이들의 민요공연입니다. 율동도 섞어가며 참 재밌게 노래를 부르더군요. 어디가서도 볼 수 없는 귀엽고도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어른들의 민요공연입니다. 손에 쥔 부채를 폈다 접었다 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특히 고운 한복이 참 이쁘더군요. 연습도 많이 하셨나 보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어르신들의 농악공연입니다. 비산농악이라고 하는데요. 대다수의 멤버가 60대 이상이시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기차고 힘있게 공연을 해주셨습니다. 늘 즐겁고 재밌게 사셔서 더 건강하신 거겠죠.

한쪽에선 요렇게 태평소도 불어주시더군요. 들으면 들을수록 이 태평소의 소리가 참 좋더군요. 시원하면서도 뭔가 긁어주는 느낌이랄까요. 요즘 월드컵 경기장에서 들려오는 부부젤라가 떠오르기도 한데요. 태평소는 부는 것 자체가 참 어려운 것 같더군요. ^^.

자 요기까지 우리동네 단오제 구경하셨는데요. 잊혀져가는 세시풍속도 다시 떠올리고 즐거운 시간까지 만들어준 우리동네 단오제...어떤가요...좀 부러우시죠..하하..저희 동네가 요런 면에서 살기가 좀 좋답니다 ^^..부러우면 이사들 오세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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