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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빵


어릴때 기억을 떠올려 보면 아버지께서 늦게 집에 들어오시는 날엔 어김없이 한손에 비닐 봉지를 하나씩 들고 들어오셨습니다. 봉지안에는 늘 커다란 빵이 들어있었구요. 물론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시는게 반갑기도 했지만 솔직히 그 빵이 참 기다려졌던 기억이 나네요. 그 시절만 해도 간식거리가 그리 풍부하진 않기도 했구요. 동네 어귀에서 금방 사온 빵은 그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그런데 요즘 동네에 보면 그 시절 그런 추억과 어울릴만한 정겨운 동네 빵집 보기가 참 어려워졌더군요. 물론 지금도 어딜가나 삐까번쩍한 간판을 달고 화려한 인테리어와 조명으로 치장한 빵집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획일화된 대기업 체인이 아니라 동네마다 그 거리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말그대로 동네빵집은 어느샌가 우리 골목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추억속 그 기다림이 함께 사라지고 있는 느낌마저 듭니다. 


대구문화포털 이놀자 데뷰 (http://www.enolja.com)



동네빵집의 생존전략


얼마전 신문기사에서도 30년째 빵만 만들어온 어느 동네빵집 사장님의 자살소식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요.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자영업 일반으로까지 확대된 이 사회의 어두운 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기업의 물량공세에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동네 빵집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여러가지 제도적으로 대기업의 무분별한 동네 진출을 막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지금도 얼마 남지 않은 동네빵집들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들과 생존을 건 경쟁을 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새로운 시도도 없지 않은데요. 얼마전 이놀자 소개로 동네빵집의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소규모 지역형 프랜차이즈 빵집 한 곳을 방문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지난 8월 문을 연 동네형 프랜차이즈 빵집 브레드 타임(Bread Time)입니다. 간판 스타일은 왠지 예전 동네빵집 분위기는 아니지만 ㅎㅎ. 어쨌든 그래도 대기업 프랜차이즈와는 조금은 사뭇 다른 스타일입니다. 솔직히 어떻게 보면 조금은 덜 세련된 느낌이기도 하죠. ^^ 정확히 말하면 아직 프랜차이즈는 아닙니다. 대구에서만 총 5곳의 직영 빵집을 함께 문열고 운영중인 지역형 체인 빵집인 거죠. 



우선 브레드 타임 내부를 좀 구경하기로 할까요. 


방문하자 마자 실례를 무릅쓰고 우선 주방으로 쳐들어 갔습니다. 주방에선 한창 반죽도 하고 빵도 굽고 많이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대형프랜차이즈 빵집을 가면 사실 빵을 만드는 공간은 아주 철저히 가려져 있는 모습인데요. 브레드 타임은 아주 훤히 보이는 구조입니다. 거기다 이렇게 복장도 꼼꼼히 갖추고 빵을 만들고 계시더군요.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니 무엇보다 청결과 위생이 가장 첫번째이겠죠. ^^



주방 곳곳을 둘러봤지만 전체적으로 자 정돈되고 깨끗한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사실 그 와중에도 먹음직스레 준비되고 있는 빵에 더 눈이 가기 했습니다. ㅎㅎ. 



한쪽 구석에선 이렇게 고로께가 튀겨지고 있습니다. 뒤에 들으니 단팥빵과 더불어 브레드 타임의 주력상품이라고 하네요. 그러고보면 예전에도 동네빵집 하면 간판 선수는 단연 팥빵과 고로께였죠. 



제가 마침 시간을 잘 맞춰서인지 오븐에 들어가는 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러단계의 공정을 거쳐서 이렇게 달구어진 오븐 안으로 가지런히 들어가더군요. 마치 도자기를 굽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는데요. 빵을 만드는 것 자체가 참 신비롭기도 합니다. ^^



빵에서 가장 중요한건 바로 이 반죽이 아닐가 싶네요. 가서 들은 이야기지만 브레드타임은 반죽할때 천연발효종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사실 요즘 빵에 각종 첨가물들이 많이 들어가서 늘 먹으면서도 뭔가 한쪽 구석이 찜찜한 경우가 참 많은데요. 이렇게 먹거리에 들어가는 재료에 대해 제대로 관리하고 원칙을 지킨다면 조금은 더 안심하고 먹을 수 있지 않을가 싶습니다. 결국 좋은 재료가 좋은 음식을 만드는 것이니까요. 



오븐에서 만들어진 빵들은 이곳에서 요렇게 식히는 과정을 거쳐 진열장으로 가게 됩니다. 근데 대형 베이커리들은 보통 이과정이 좀 길어진다고 하더군요. 많은 빵을 생산하다보니 그런 것일텐데요. 얼마나 이 과정을 줄이고 신선함을 유지하느냐도 빵의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전시된 빵들의 수분 함량만 봐도 보관 기간을 대략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빵구경을 해보시겠는데요. 우리동네 착한빵 Bread Time 이라는 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동네와 착한 빵, 이 두가지가 브레드타임의 모토인 것 같습니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런 모습입니다. 그런데 빵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전에 진열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대형 프랜차이즈와는 사뭇 다른 진열인게 느껴지시나요?. 아주 고급스런 받침과 포장은 아니지만 동네 정서에 좀더 가까운 정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가격표는 앙증 맞습니다. ^^. 



전시된 빵 옆으로 이렇게 브레드타임의 경영철학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천연발효종을 사용하고 냉동하지 않은 반죽을 사용해 신선하며 매일매일 직접 구워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믿을 수 있는 재료에 냉동하지 않는 신선한 빵은 몸에도 좋겠죠. 



쿠키와 머핀 등은 요렇게 따로 진열 되어 있습니다. 



궁금하면? 500원


한참 배고픈 시간이라 빵이 전부 맛있어 보이기도 했지만 특히 요 팥앙금 빵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빵이기도 해서 더 눈이 가더군요. 그런데 짜잔 보시다시피 가격이 500원. 요즘 개그프로에서 유행하는 말처럼. 500원은 궁금한 거 대답만 해줘도 줄만큼 싸다는 이야기겠죠. 사실 요즘 어딜가도 500원짜리 빵을 만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수퍼에 파는 공장형 빵도 대부분 500원을 넘으니 말이죠. 브레드타임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이 착한 가격입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아니니 상당부분의 추가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요. 반면 원가 부담도 생길텐데 이는 직영점 운영을 통한 구매력을 극복을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동네빵집들이 대형 프랜차이즈에 밀리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인데요. 잘 연구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식빵의 경우 신선하게 만든지 하루안에 진열해서 팔려면 이렇게 빵이 수분으로 인해 힘이 없어서 삐뚤어 진다고 합니다. 보기엔 좀 가지런하지 않지만 요런 식빵이 더욱 신선하다는 이야기겠죠. 




원산지 표기는 확실하고도 잘보이는 곳에..^^. 이정도는 기본이죠. ㅎㅎ



일단 먹을 빵을 구입하고 원두커피도 한잔. 빵과 함께 구입하시면 한잔에 단돈 천원. 



그러고보니 빵집에서의 귀족은 케익이죠. ^^. 우선 가격부터가 요렇게 또한번 눈이 갑니다. 동네빵집은 역시 가격부터가 착하네요. 



제가 방문했을때에는 마침 만들어 놓은 케익은 모두 나가고 요 생크림케익만 남았더군요. 작은 케익도 대형빵집에서는 이가격에 도저히 못사죠. 직접 맛을 못봐서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다 돌아보고 나서는데 들어갈때 미처 못봤던 '착한빵 500원'이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브레드타임의 특징을 한마디로 보여주고 있는것 같은데요. 착한빵을 착한가격에 파는 것, 그것이 바로 동네 빵집이 진짜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착한 동네빵집의 내일은 ?

브레드 타임은 앞서 이야기 드렸듯이 5곳의 체인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을 하려면 사실 단일 점포로는 살아남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요.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은 제도적으로 통제가 이루어져야하겠지만 결국 스스로도 여러가지 시도와 실험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노력도 함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정겹고 마음가는 동네 빵집의 장점도 잃어버리지 않고 착한 빵을 착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동네 빵집 브레드타임이 꼭 치열한 이 빵집 전쟁에서 꼭 살아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 브레드타임은 앞으로 프랜차이즈 사업고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요. 소자본창업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은 직접 창업컨설팅도 받아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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