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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들 잘 보내셨나요. 설과 함께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 불리지만 수확과 나눔의 풍성함이 가득한 날로 치면 추석만한 날도 없는 것 같습니다. 너무 짧은 연휴 때문인지 그 여운도 꽤 오래 갈 것 같은데요.

풍성한 추석, 수확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황금 들녘


저만해도 추석직전까지 닥친 일들을 해치우느라 블로깅도 잘 못하고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작 연휴마저도 양가를 투어하느라 피곤함이 쌓인체로 새로운 한주를 맞이하고 보니 꽤 허무하기까지 하군요. 어쨌든 빨리 몸을 일상에 복귀시키고 마음도 정리를 빨리 하는 수 밖에 없겠죠. 

풍성함이 가득해야할 추석이 요즘 너나 할것 없이 어려운 탓에 조금씩은 다들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추석을 앞둔 어느날 접했던 이야기를 전해야겠다 싶어 다른 이야기에 앞서 우선 포스팅을 합니다.  다른 지역까지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역시 대구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넘치는 사람들  

우선 전 공기업의 민영화(정확히 말해 사유화)에 반대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소식을 접할때면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습니다. 더욱이 이런 보도가 공기업 민영화, 사유화 논리의 빌미가 되는 것은 더 참을 수가 없죠. 

지난달 16일에 발표된 내용인데요. 적자를 기록중인 지방 공기업의 성과급 현황을 살펴보니 엄청난 적자에도 엄청난 성과급을 가져간 임원들이 넘쳐나는 군요. 표에서 보시듯 적자 순위 상위(?) 10대 공기업의 현황을 보면 혀다 다 내둘러집니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한나라당 원유철(평택 갑) 의원이 16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2008년 지방공사·공단 현황’과 ‘기관 성과급 지급 현황’ ‘공기업 경영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인데요. 
적자액 상위 1~4위 기업들은 모두 경영평가에서 ‘보통’ 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385%가 넘는 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서울도시철도 공사가 1등을 기록했습니다만. 제가 사는 대구지하철공사가 2등을 마크하며 선방했군요..ㅡㅡ;..

적자액 2위를 기록했음에도 대구지하철공사는 아예 행안부에서 지정한 성과급 기준(기본급의 150~350%) 지급 비율까지 넘겨가며 385%의 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요럴땐 행안부의 권고도 간단히 무시하나 봅니다. 이유라고 든 것이 지자체별로 시행하는 공기업 사장 평가에서 '우수'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곳들 만이 아닙니다. 8위에 랭크된 대구환경시설공단도 대단합니다. 이곳은 2007년 12월 이사장이 퇴직했는데요. 신임 이사장이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자 임직원들은 이사장에게 돌아갈 몫을 나눠가졌다고 합니다. 임원 450%, 직원은 300%의 성과급을 챙겼습니다. 흑자를 낸 제주개발공사를 제외하고 임직원 모두 300~450%의 성과급을 받은 곳은 대구환경시설공단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놀라운건 이 공단은 188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경영평가등급은 ‘우수’를 받았습니다. 평가 기준이 뭔지 궁금하군요.

이 성과급 받아간 공기업 임직원 분들의 추석은 여느때보다 풍성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모자란 사람들  

다들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에는 생계를 스스로 꾸려가기 어려운 분들을 돕기위해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있습니다. 말그대로 '최소한의 인간적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10년전 만들어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시행이 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전체 기초생활수급자 수는 10년 동안 제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정부의 사회복지 정책이 뒷걸음 치고 있는 요즘 대폭 늘어나지 않은 것만도 놀라운 일입니다.

대구시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수급자 현황표


그런데 이와중에도 대구 지역 기초생활수급자 수는 매년 평균 4.4%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세계금융위기와 동반한 경제침체로 경기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8월말현재) 대구지역 수급자가 지난해보다 7.2%(7천182명) 증가했다고 합니다. 

보건복지가족부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초생활수급자 수는 2000년 155만명, 2001년 142만명, 2007년 155만명, 지난해 153만명 등 10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대구의 경우 매년 1~11%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론보도에 인용된 대구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대구의 수급자 비중은 전체 인구의 4.2% 수준으로 절대적인 수치는 높지 않지만 지역 특성상 변변한 산업이나 기업체가 없고, IMF와 금융위기 등으로 자영업자들이 몰락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수급자수가 더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는데요. 우선 전체인구의 4.3%가 어째서 높지 않다는 건지 그 기준도 근거가 없지만 왜 대구만 유독 이런 경기 여파를 심하게 겪는지 구체적 분석이 부족해 보입니다. 

게다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정작 이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은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소득은 최저생계비에 턱없이 부족한데도 처분할 수 없거나 실익이 없는 재산이 등재됐거나 부양의무자 기준에 결격 사유가 생겨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은 2006년 329만5천명, 2007년 368만3천명, 2008년 401만1천명으로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데요. 제가 지역에서 이런 저런 활동을 하면서도 보면 정말 실제 생활수준은 극도로 열악함에도 제도적 사각에 위치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인분들이나 조손가정 등을 많이 만났습니다. 얼마되지 않는 전세금때문에 수급자가 안되는 분들도 많습니다. 당장의 주거문제를 버릴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죠. 

가뜩이나 현 MB정부의 정책적 흐름으로 보면 부자감세에는 적극적이어도 서민생활안정에는 극도로 재정을 아끼고 있습니다. 오히려 4대강 사업이 블랙홀처럼 다른 서민복지 예산을 빨아들이고 있으니 내년부터 이런 사각지대가 더욱더 확대될 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기회가 있으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만 내년 예산상에서도 일부 복지예산 증액이 있습니다만 얼마나 서민층, 빈곤층에 직접 혜택이 돌아 갈런지, 올해처럼 각종 전시성 행정의 수치용 사업이 될지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고 이야기하던 우리 선조들의 말씀에 유난히 마음이 쓰이는 올해 추석이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양심을 팔아 한몫챙기고 어떤 이들은 하루하루 더욱더 부족하기만한 생활고에 허덕이는 이런 사회의 양면, 과연 나랏님도 구제 못한다는 가난일까요. 쩝.

+덧+
그동안 대구의 이미지를 너무 어둡게만 느껴지게 하는 포스팅만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밝은 소식도 찾아봐야겠습니다. 어쨌든 모두들 즐거운 추석 보내고 오셨을텐데요. 다시 힘내고 새로운 시작 잘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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