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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블로그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나눔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달랑 책한권이라 좀 머쓱하기도 했지만 작은 것이라도 무언가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스스로의 마음에도 좋은 선물이 되는지 느끼게된 계기였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정작 가까운 곳에 있는 아내를 통해 진정한 나눔에 대해 배우게 된 일이 있어 글로 전하려 합니다.

지난 화요일이었습니다. 책나눔에 당첨되신 분에게 책을 보내기 위해 우체국에 들리려던 날 아침 집사람이 오늘 우체국 가냐면서 자기꺼도 택배로 보내달라며 상자를 하나 주더군요.

"이거 착불로 부치면 되고 주소는 상자에 적어뒀으니까 테잎으로 잘 붙혀서 발송해줘~~"
"어 알았어 근데 이거 뭐야?"
"^^..운동화. "
"웬 운동화?"


웬지 궁금했지만 집을 나서는 출근길이라 자세히 묻지 못하고 일단 받아들고 나왔습니다. 오후가 되서야 시간이 되서 우체국으로 향했습니다. 일단 제가 보낼 책을 봉투에 싸서 주소를 적고 발송 준비를 마친뒤 아내의 상자를 살폈습니다. 아직 밀봉하지 않은 상태라 안을 한번 살펴보고 테잎으로 바를려고 안을 뒤적거렸습니다.
근데 내용물을 보니 얼마전 장모님이 아내더러 신으라며 주신 운동화였습니다. 새로 산 건 아니었지만 깨끗한 상태라 아내도 좋아했었는데 이걸 택배로 어디론가 보내는 거였습니다. 아마도 또 드림하나부다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이른바 온라인 중고장터를 통해 많이 이루어지는 "드림"이란 나눔이었습니다. 제 아내가 평소에도 온라인 중고장터를 자주 이용하는데 자기가 필요없다싶으면 사진을 찍어 올리고는 필요한 사람에게 그냥 나눠주고는 하거든요.
그럴때마다 솔직히 전 아내더러 오지랖도 넓다며 별걸 다한다고 핀잔을 준 적도 제법 있었습니다. 그냥 나눔하는거야 사실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기 돈 들여서 배송비까지 물어가며 자기껄 퍼주는걸 사실 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뭐 꼭 그렇게까지 드림이란 걸 해야되나?"
"음...뭐...음..사연들을 보면 안됐드라고..."


뭐 이런식의 대화가 종종 있었죠.

그런데 이날의 박스안을 보니 아내가 직접 쓴 쪽지가 있더군요.

"엄마가 신으라고 주신건데 제 발에 안맞아 드림하는데요. 착불이라 배송비가 꽤 나오겠네요. 우리 같이 반반 부담하는 걸로 해서 2천원 보냅니다. ^^ "


무슨 소린가 해서 자세히 다시 읽어보니 이야기인 즉슨 까페게시판을 통해 드림을 한다고 글을 올렸는데. 착불로 보내기로 했나 봅니다. 그런데 택배 특성상 착불 배송료가 일반 택배보다 조금비싸 4500원이거든요. 그래서 마음이 쓰였는지 택배비를 보탠다며 2000원을 현금으로 보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박스안을 다시 살펴보니 천원짜리 2장이 가지런히 놓여 있더군요..ㅡㅡ;..

약간은 상기된 기분으로 일단 포장을 잘 해서 택배를 부쳤습니다. 그리고는 전화를 했죠.

"택배 부쳤다. 근데 박스안에 돈도 있더구만."
"헉...그걸 봤어. 들켰네.히히. ^^ "
"하여간 알아 줘야되..ㅎㅎ"


제가 가끔 핀잔주는 걸 의식했는지 미리 말을 안한 것이더군요. 순간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책나눔이랍시고 글도 쓰고 신청까지 받아 배송료 물어가며 책한권 보내면서 요렇게 뿌듯해 하던 제자신이 초라해 지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동안 드림할때마다 아내가 제 눈치를 본 건 아닌가 싶어 미안하기도 하구요.

어쨌든 이날 전 두개의 나눔 선물을 택배로 부치고 돌아왔습니다. 그전보다 조금은 나눔의 기쁨과 보람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앞으로 제가 얼마나 더 나누면서 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내의 다음번 드림할때는 절대로 핀잔은 안줘야겠습니다. ^^.

얼마전 부터 아내가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조금 일찍 시작한 제가 조언은 하고 있지만 아직은 어색한지 이웃만들기는 어려워 하네요. 모르는 블로그 가서 댓글다는게 부끄럽다나요.
혹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제 아내 블로그에도 응원의 메시지 하나 남겨주시면 큰 힘이 되지 않을까요..^^
☞ 마미참새의 아담한 서랍장 (http://charmbir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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