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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마지막 예비군 훈련을 받고 왔습니다. 어언 6년간 때만되면 날라오는 통지서에 동사무소, 부대입소훈련, 때론 동원까지 들어가며 받았던 예비군 훈련이라 감회가 새롭더군요.
마지막 훈련은 동사무소 가서 받는 향방작계훈련이었습니다. 물론 아직 2년간 예비군 기간은 남아있지만 훈련은 더이상 없습니다. 드디어 해방..~~^^

그런데 이 마지막 훈련이 장난이 아니었답니다. 제 얘기좀 들어보세요..


먼저 오늘 아침 정리하면서 찍어둔 사진입니다. 이제 전투화 신을 일도 없겠네요..빠이빠이..^^


우선 동사무소 2층 강당에 모여서 교육을 받습니다. 모두들 알록달록한 국방색 군복을 입고 어색한 자세로 앉아 무표정하게 이야기를 듣습니다. 전 거의 쭉 졸기만 했다는...

요즘 신종플루때문에 온 나라가 떠들석 하죠.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라. 입장하면서 제일 먼저 한게 체온을 재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열이 나는 사람은 돌려보내는 것 같았습니다. 일단 체온을 제고 앉으니 다시 신종플루 예방에 대한 교육부터 하더군요. 간단한 안내지를 나눠주는데 솔직히 별로 도움될만한 내용은 없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손 자주씻고 뭔가 이상이 있으면 군의관을 찾으라고 되 있더군요. 예비군들에게 군의관이라니...ㅡㅡ;..


언론에서도 손을 자주 씻는게 참 중요하다고 반복해서 나오던데요. 모두들 자주 씻고 가능하면 조심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서워요.쩝..


예전 선배들 얘기들어보면 예비군훈련이 참 널널했던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그렇지도 않습니다. 시간도 시간이고 짜여진 훈련을 모두 마쳐야만 집에 보내줍니다.
모두들 자세는 좀 흐트러져있지만 교육에 나름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들 이날 오전까지도 어디선가 자신의 일터에서 일을 하고 있었겠죠. ^^. 하지만 군복을 입혀 놓으면 모두가 똑같습니다.


제 예비군 전투모. 사실 머리에 맞지도 않습니다. ㅋㅋ..이마저도 이제 쓸일이 없다는..우후..


총기를 지급받았습니다. 한국전쟁때 썼던 칼빈입니다. ㅡㅡ;..군사기밀이니 더이상 알려고 하지 마세요..ㅋㅋ


간단한 교육과 총기 지급후 모두 밖으로 나옵니다. 재밌는건 상당수의 예비군들이 군복과 몸이 따로 논다는 겁니다. 교육받을때 제 앞에 앉아있던 분은 그동안 살이 많이 쪘는지 군복이 몹시 힘들어 보이더군요. 마침 야외 사진에도 출현하셨네요. ^^.


철모까지 쓰니 영락없는 군인입니다. 보무도 당당하게 목적지로 향합니다. 목적지가 어디냐구요. 동네 뒷산...ㅎㅎ..



시가지를 행군하는 예비군들...웬지 발걸음은 좀 무거워 보입니다..다들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닌지라 말도 거의 없습니다.


늘 산책삼아 오곤 하던 동네 뒷산을 군복을 입고 떼지어 오르니 기분이 색다릅니다.
어쨌건 군복이 수풀과 잘 어울리죠..^^.


이날따라 훈련이 요상하게 돌아갑니다. 동네 뒷산까지 정찰후 쉬다가 돌아가는게 보통이었는데. 이날은 갑자기 철모에 위장까지 시키지 뭡니까...ㅡㅡ;..그래도 묵묵히 시키는 대로 하는 착한 예비군들..^^. 예비군하면 웬지 탱자탱자하다는 인상은 이제 지우시는게 좋겠습니다.


위장에서 끝나지 않고 수색정찰 훈련을 합니다. 위장까지 하고 총을 드니 웬지 그럴듯 합니다. 근데 훈련중간중간에 동네 사람들이 등산을 하며 곁을 슥슥 지나갑니다..ㅎㅎ. 모두들 예비군들을 신기하게 쳐다봅니다. 좀 쑥스럽고 눈길을 돌리게 되더군요...쩝.


어쨌든 제가 해본 예비군 훈련중 가장 제대로 한 것같은 훈련이 그렇게 끝났습니다. 교육 예정시간인 오후 1시부터 저녁7시까지 시간도 만땅으로 다 채웠습니다. 마지막만 아니었다면 참 참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전 사실 현역 출신도 아닌데다가 ㅋㅋ..(전 개인사정으로 산불감시 공익요원으로 군생활을 대신했습니다.^^ 공익요원, 방위도 예비군훈련은 똑같이 다 받습니다.) 역시 체질이 아닌가봐요..ㅎㅎ.


향토 방위를 책임지는(?) 예비군 여러분 앞으로도 고생 많이 하세요..^^

참. 훈련을 마칠때쯤 저희랑 같이 훈련받던 다른 무리들과 만났습니다. 전체 인원을 반을 나눠서 따로 훈련을 했거든요..

근데 이 다른 조 예비군들은 삽을 하나씩 들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어딘가에서 열심히 삽질을 했다는 군요...ㅡㅡ;..정말 마지막에 제대로 걸릴뻔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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