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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온 고장에 대한 막연한 애정과 어느 정도의 자부심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 곳이 대도시건 시골 촌구석이건 중요하지 않겠죠. 모두가 그 나름의 색깔과 향수를 가지고 고향으로 나의 고장으로 남아있으니까요.

저는 대구에서 태어나 지금껏 30년 이상을 살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살아본 적도 없어서 딱히 다른 지역과 비교 해 볼만한 기회도 없었지만 나름 정이 들기도 했고 어쨌든 이 지역이 좀더 살기 좋고 활기찬 도시가 됐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 10여년 전부터 대구의 정체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나름 광역시이고 우리나라에서 손가락안에 드는 대도시라고 할 수 있는 대구가 갈수록 쇠락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뭐 여러가지 면이 있겠지만 지난달 말 통계청 발표를 보고 이를 아주 구체적으로 확인 할 수가 있었습니다.

대구 시청과 시의회 건물, 희망의 도시 일류 대구라는 구호가 보입니다


바로 지난 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0∼2007년 지역별 연평균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인데요.
발표에 따르면, 지난 7년간 대구의 경제성장률은 2.9%로 전국 16개 광역단체 가운데 꼴찌를 했습니다. 1위는 충남이었는데요. 대구는 충남(9.7%)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어지는 순위를 보면 충남경기(8.3%), 경북(7.2%), 인천(5.6%), 경남(5.2%), 광주·제주·충북(4.8%), 부산(4.6%), 대전·울산(4.4%), 강원(4.3%), 전북(3.8%), 서울(3.6%), 전남(3.5%), 대구(2.9%) 순이었습니다.

대구의 1인당 지역내 총생산액(GRDP)은 2007년 기준 1천306만원으로 전국 평균을 100으로 봤을때 64% 수준입니다. 이는 또 1위인 울산(4천450만원)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 입니다. 더욱이 대전(1천492만원)이나 광주(1천472만원) 등 대구 이후에 광역시가 된 지역은 물론 농촌지역인 강원(1천767만원), 전북(1천614만원), 제주(1천604만원)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반면 경북은 2천428만원으로 전국 평균의 119%였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발표한 2008년 국가연구개발사업 투자 지역별 추이에 따르면, 대구의 국가연구개발사업 비중은 7개 광역시 중 6위에 그쳤습니다.
또한 대도시 발전의 가장 기본 척도인 인구의 경우도 2004년부터 인천에 추월당했는데 지난해 대구의 인구는 251만2천604명. 인천은 274만1천217명입니다. 대구 인구는 2007년말보다 66명이 줄어든 반면 인천은 3만117명이 늘었났습니다. 마찬가지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도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뿐만아니라 34세 이하 젊은 경제활동 인구의 역외유출이나 지역대학의 위상 하락 또한 심각한 실정입니다.


물론 이러한 수치가 앞으로 개선되고 희망을 보여준다면 당장의 꼴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당장의 수치개선과 희망창출의 전망이 그리 밝지가 않습니다. 
관련 자료를 보면 2006년말 산업정책연구원이 전국 대도시 등 75개 국내 도시를 대상으로 미래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대구는 7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7위를 차지했습니다. 참고로 산업정책연구원이 평가한 미래경쟁력은 △정치·행정 관료의 리더십과 추진력, 지역주민과 기업의 발전의지 등 '주체' △기업 경영기반, 주민 기초생활여건, 교육·문화시설 등 '환경' △부존자원, 재정·인적자원 등 '자원' △도시의 발전전략과 도시를 둘러싼 환경 등 '메커니즘' 등 4개 분야에 걸쳐 모두 85개 지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합니다.

정말 추락이라고 밖에 부를 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앞산에서 본 대구



왜 이런 모습일까요?


요즘은 잘 모르겠지만 작년 한참 유행하던 말중에 고담대구라는 말이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않는 '말'이긴 한데요. 대구지역의 정체성을 극단적으로 드러낸 말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대구가 각종 범죄관련 지표에서는 평균이하의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많은 문들이 공통되게 이야기하는 것이 뭐니뭐니해도 대구의 정치적 단일 지배 구조를 들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현재의 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보수정치의 1번지로서 굴러온 동안 정치·행정 조직의 도덕적 해이가 지역사회를 경직시켰다는 것이죠.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실제로 한나라당 명찰만 달고 나오면 멍멍이가 출마해도 당선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니 실로 진정한 독식, 독점 구조임은 이미 다들 아는 사실입니다. 저 또한 이런 지역 권력생산 구조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합니다.

그 외에도 대구 경제를 견인할 대기업의 부재, 내륙도시로서의 한계, 인구와 산업인력의 지속적인 유출, 낮은 지방재정 자립도, 지역간 불균형 확대 등 여러가지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어쨌거나 이런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작더라도 희망이 필요할텐데 말이죠. 무엇이 좋을 지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뚜렷한 답은 안보이지만 우선은 내년 지방선거와 이후 이어지는 2012년 총선, 대선에서 좀더 지역에 새바람이 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모든 어려운 과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를 풀어갈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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