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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내랑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어린 딸을 키우다보니 커플로 오붓하게 영화보러 가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닌데요. 특히 연말연시 각종 송년회로 술자리도 많고 이래저래 훅~가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적정한 수준에서 자제하고 틈이 나는데로 극장에 자주 갈 계획입니다. 

어쨌든 마침 낮시간에 짬이 나서 계획에 없이 극장을 찾아서 그런지 상영시간이랑 궁합이 잘 안 맞더군요. 평소 기대했던 상영작도 많았지만 하는 수 없이 가장 시간이 맞는 걸로 본 영화가 바로 '이층의 악당'입니다. 가끔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가 좋을때 느끼는 성취감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번개식 극장행, 묻지마 관람도 나름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

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일단 스포일러 따위는 제 영화리뷰에 전혀 없다는 것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흐흠. 


영화를 고를때 제 경우는 주연배우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편입니다만, 어쨌든 '이층의 악당'은 일단 두 주연배우가 눈에 띕니다. 일단 네임벨류만으로도 알아주는 분들이라 그것만으로 기대하는 분들도 있을 듯 합니다. 한석규, 김혜수 두 배우 모두 전국민이 너무도 익숙한(?) 이들이니까요. 

하지만 사실 영화는 주연배우의 유명세만으로 만들어 지는 게 아니죠. 솔직히 두 배우 모두 멋진 배우고, 연기력도 인정받고 있지만 정작 충무로에서의 성적표는 좀 의문스러운게 사실입니다. 
순전히 제 평가이지만 '쉬리', '8월의크리스마스'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배우 한석규는 어느덧 그런저런 영화에 그렇게 저렇게 나오며 최근 뚜렷히 기억에 남는 영화가 없는 것 같구요. 김혜수의 경우,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면서 자리는 잡았지만 웬지 타짜에서의 인상적이었던 정마담(맞나요?) 이후 작품들에서 주연으로서의 티켓파워를 보여주고 있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두 배우모두 나무랄데 없고 별다른 스캔들 하나 없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김혜수는 참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코미디 영화 아니었나?

뭐 두 배우 얘기를 하려고 한건 아닌데 말이죠 좀 길어졌군요. 어쨌든 이런 확실한 두 배우가 만난 영화 '이층의 악당'은 포스터에서도 쉽게 느껴지듯, 코미디 영화임을 미리 확실히 밝히고 있습니다. 문화재가 숨겨진 어느 집에 모녀가 살고 있고 이를 노리는 악당이 2층에 세를 얻어 들어오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놓고 코디디물임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그다지 웃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습니다. 제 주변에도 이 영화보고 재밌게 많이 웃었다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나름 코미디와 SF 매니아라 할 제가 생각하기엔 이영화는 웃긴 타이밍이 몇차례 없습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상황과 분위기는 코믹한 편이지만 작은 웃음을 좀 깔아놨다고 코미디라고 할 수는 없죠. 
영화가 의도한게 웃음이라면 거기에 확실히 집중할 필요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화 전체적으로 웃음을 노린 포인트는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몸을 버려(?)가며 혼신의 연기를 한 한석규의 모습은 참 열심히 한다 싶긴했습니다. 하지만 뭐 별로 안 웃긴걸 어떻합니까..ㅡㅡ;. 


정작 영화속 캐릭터들은 동정을 사기에 충분할 만큼 찌찔한 이들로 가득합니다. 감옥을 들락날락하며 돈에 쫒겨 한탕을 노리고 위장잡입한 악당, 남편은 죽고 늘 돈에 쪼들려 아이와 싸우고 신경질만 가득한 여자, 외모 컴플렉스로 학교 다니는 것 자체가 괴로운 전직 아역모델 중학생, 비자금을 노름으로 탕진하고 전전긍긍하는 재벌2세, 늙어가는 자신에게 늘 불만인 옆집 할머니까지 모두가 서글픈 찌질한 인생입니다. 
연민마저 들게 하면서 나쁜놈도 착한사람도 없는 찌질한 인생들의 마치 볶음밥 같은 어색산 어울림을 보여주는 '이층의 악당'은 그래서 더 웃을 수 없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단 오해가 있을 듯 합니다만, 영화가 재미 없다는 건 아닙니다. 어수선한 가운데도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고 연기도 괜찮았고, 대박 웃음은 없어도 잔잔한 재미를 많이 주니까요. 다만 킬링타임으로 웃다가 나오실 생각이라면 권해드리지 않구요. 큰 기대없이 보시면 후회는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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