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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방문기 두번째]

김해천문대 관람을 마친뒤 김해 시내로 향했습니다. 아무래도 낯선 곳을 여행하면 좋은 구경도 중요하겠지만 뭐니뭐니 해도 입이 즐겁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경치라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죠. 마침 김해로 향하기 전에 김해에서 살다온 지인에게 추천 받은 맛집이 있어서 바로 찾아나섰습니다. 김해에서 가장 유명한 닭발집이라고 하더군요.
그리 먼거리는 아니었지만 대로변이 아니라서 찾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일단 찾아가려면 우선 김수로왕릉을 찾아야 했는데요. 김수로왕은 아시다시피 김해 김씨의 시조로서 옛가야의 왕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김해 김씨 성을 쓰고 있어서리 자세히 살펴봤으면 했지만 천문대를 다녀온터라 관람시간도 끝나고 시간이 많이 늦어서 굳게 닫힌 입구에서 아쉽게 돌아섰습니다. 

주변을 지나는 동네분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지 않게 목적지인 닭발집을 찾았습니다. 왕릉 건너편 골목안쪽이었는데요. 천천히 걸어도 10분이 안걸리더군요. 


소개해준 분이 닭발집 세곳이 장사하는 곳이라고 얘기한 걸 들은 저희는 비슷한 가게가 연달아 있는 닭발 골목쯤 되나보다 싶었습니다. 대구에도 몇군데 막창골목과 똥집 골목 등이 있는데요. 그런 골목을 연상했죠.
그런데 웬걸 말 그대로 닭발집 3곳이 장사하는 건 맞는데 사진에서 보듯이 문하나 달랑 달린 가게가 연달아 3곳이 있더군요. 가게가 3곳이 있긴한데 단층건물 한칸을 마치 벽만쳐서 나눠놓은 듯 보였습니다. 보시듯이 가게별로는 물론이고 전체적으로도 간판조차 없었습니다. 상상했던 모습과 많이 달라서인지 약간은 허탈한 웃음이 나더군요. ^^. 실망한 건 아니구요. 아주 독특한 모습이었거든요.

각각의 가게는 거의 똑같은 메뉴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맨 왼쪽가게로 들어갔는데요. 입구에서는 주인아주머니가 연탄불에 닭밝을 굽고 있었습니다. 닭발 말고도 족발, 꼼장어도 팔고 있긴했습니다만 역시 주력은 역시 뻘건 닭발이었습니다.


쉴새 없이 연탄불위에 닭발들이 올라가더군요. 매우 바빠 보였습니다.

아래사진은 가게 안에서 입구를 본 사진입니다. 저는 가게전체중 중간쯤에 앉았는데요. 그러니까 사진속에서 보면 제뒤로 비슷한 거리가 더 있는거죠. 보기엔 조금은 정돈되지 않아보이긴 했지만 오히려 더 정감있고 좋았습니다.
가게안에는 모두 해서 6개 정도의 테이블을 두고 장사하는 것 같았는데요. 나중에 물어보니 먹으러 오는 분들도 있지만 배달이 많다고 합니다.




저희가 주문한 닭발입니다. 닭발하면 매운맛이 우선 떠오르는데요. 이곳에서는 양념이 아니라 매운 고추로 매운맛을 내더군요. 얼마나 매울지 예상이 안되서 반은 덜 맵게 반은 맵게 해달라고 주문했더니 구울때 한쪽에만 매운 고추를 얹어서 구워주시더군요.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심심해서 가게를 둘러보며 양해를 얻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3곳의 가게앞에서 닭발을 굽는 세분의 아주머니들이 보입니다. 옆집에서 기다리는 손님의 모습이 웬지 익숙해 보였습니다.



드디어 주문한 닭발이 나왔습니다. 제 디카가 시원찮아서 인지 제가 잘못찍어서인지 잘 알아보기 어렵게 나왔네요. 그래서 하나를 집어 클로즈업...^^ .. 좀 징그러워 하시는 분들이 있을수도..ㅋㅋ
하여간. 아주 푸짐하게 차려진 닭발 한접시가 1만원이었습니다. 양파와 고추, 참깨가 어우러져 아주 먹음직 스럽더군요.


닭발을 기다리며 들은 바로는 이렇게 세 가게가 함께 장사를 한지 30년이나 됐다고 합니다. 그사이 원래도 그리 튼튼하지 않았을것 같은 건물은 낡을데로 낡아서 이젠 못하나 치기가 어렵다고 하네요. 그 만큼 많이 낡았다는 얘긴데요 비오는 날이면 비가 새서 장사를 못할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비가오는 날은 그때문에 자동으로 쉬는 날이 된다고 합니다. 비가오면 매운 닭발과 소주가 생각나는 분들이 많을텐데 좀 안타까웠습니다.


어쨌든 저희는 셋이서 닭발 한접시에 소주2병을 개눈 감추듯 먹어치웠습니다. 연신 캬..이거 좋은데...하면서 말이죠..ㅎㅎ.. 매운고추와 함께 구운 닭발은 조금 매운 정도였고 나머지는 매운 거 잘 못드시는 분들도 좋아할 만큼 적당하게 양념 되어 있었습니다. 맛있는 닭발과 소주한잔을 걸치니 기분까지 좋아지더군요.

그날 기억을 떠올리니 다시 입안에 군침이 도는 군요..ㅎㅎ.. 김해에 들릴 일이 있으신 분들은 꼭 한번 들러보길 권해드립니다. 물론 비가 오지 않는 날이어야겠지만요. 좀 걱정이 되는 건 건물이 너무 낡아 언제까지 장사가 가능할 지가 가늠하기 어렵다는 거였습니다. 오래오래 그자리에서 세 가게 분들 모두 사이좋게 장사하시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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