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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 여기 또 있습니다. 얼마전 100일을 넘기고 다시 30일도 넘었지만 장례도 치르지 못한채 여전히 사건을 덮기에만 급급한 이들과 싸우며 아직도 망루에 남은 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검찰은 법원 재판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조사기록 1만페이지 중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3천페이지를 공개하지 않은채 재판을 밀어부치고 있다고 합니다. 도데체 검찰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걸까요.

용산 참사의 진실을 알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뜻있는 예술인들이 전시회를 열어 다녀왔습니다. 대구시민회관에서 지난 6월2일부터 7일까지 열린 용산참사 게릴라 기획 [망루전]이란 제목이었습니다.

입구에 세워진 공연 안내판


조금씩 잊혀진다고 해야 할까요. 전쟁이라는 표현이 걸맞지 않게 각종 사회 이슈들에 묻혀 힘들께 싸우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며 나름 기대를 가지고 찾아갔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작품들이 여러가지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시장 첫자리는 방문한 이들이 채우는 공간입니다. 각자 용산참사에 대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 벽을 가득 채웠습니다.


이어서 전시물들이 벽을 따라 관람객들을 기다립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작품입니다. 떠난 이들에게 조국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웬지 전 이런저런 우리 사회의 모습이 싫다며 다른 나라로 떠나는 이민자들도 떠오르더군요.


그날 참혹한 현장을 보던 우리 모두의 눈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카메라 플래시에 반사가되 위쪽 문구가 잘 안보입니다만 요런 모양의 도장을 파서 가지고 다녔으면 싶더군요. 팍팍 찍어줄 일이 너무 많아서 말이죠.


전시회 표지에도 쓰인 판화 작품입니다. 예전에도 느낀 거지만 잘 만들어진 판화는 웬만한 그림이나 사진 보다 훨씬 강렬한 느낌을 전합니다. 수많은 모습들이 보이죠. 구석구석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대형 그림들과 당시 사건에 대한 만평들입니다. 역시 늘 그렇듯. 긴 설명보다 예술로 승화된 하나의 그림이 더 큰 감흥과 감동, 슬픔을 주더군요.


불꽃이 연상되 사실 마음이 불편한 설치미술 작품입니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붉은 색 접착물이 어찌보면 불꿏으로 어찌보면 핏빛으로 보여 그랬나 봅니다.


철사로 만들어진 구조물 맨 위 사람으로 보이는 형체가 매달려 있습니다. 위태로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날의 망루가 이랬을테죠.


역시 카메라 플래시로 잘 보이지 않으실텐데요. 문구는 다니아건는/이죽워태로/채산을람사/이만러틀히/ 입니다.
거꾸로 읽어보시면 됩니다.


두 작품은 모두 복권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나름대로 해석해보니 복권으로 표현되는 개발이익과 그속에 버려지는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삼성덕에 유명해진 그림이 눈에 잘 들어왔습니다.


망루는 끝내 망루(亡淚)가 되었습니다.


죽어서야 망루를 내려왔지만 아직도 그들은 망루에 남아있습니다.


위 두 작품은 용산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기금 마련을 위해 기증되 판매중인 작품들입니다. 사고 싶긴 했지만..주머니 사정이...^^..

주최측에서 마련한 모금함과 관련 서적 판매대입니다.


사진에 미처 싣지 못한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 있었는데 모두 전하지 못해 아쉽네요.
제가 방문했던 다음날인 지난 7일 전시회는 끝이 났습니다. 서울, 부산, 인천, 전주 등지를 이어 진행된 이번 전시회기간 중 5일 저녁에는 유가족들을 모시고 공연과 만남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공권력, 주거권, 자본과 생존권 등 다양한 모습을 한 작품들을 보며 과연 우리는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어쨌거나 끝까지 해봐야죠. 그날 망루에 사람이 있었듯. 여기 우리가 서있는 자리에도 사람이 있으니까요.
유족여러분 끝까지 힘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