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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멋진 사찰 나들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쉬는 동안 꽤 여러곳을 다녀왔거든요. 앞으로 차차 풀어놓기로 하구요. ㅎㅎ. 
오늘 소개할 곳은 바로 부산 해동용궁사입니다.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죠. 용궁사, 가기 전엔 용궁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저를 따라 쭉 돌아보시면 아하....하실겁니다. ^^. 


해동용궁사
주소 부산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416-3
설명 빼어난 경치와 더불어 기도영험이 유명한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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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용궁사는 부산시내에서 차로 약 30분쯤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내릴때까지도 사실 용궁사의 모습은 찾기가 어려운데요. 표지판을 보고서야 겨우 찾아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숨겨진 사찰이라고 할까요. 다만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아서 그저 사람들이 흘러가는데로 가면 찾을 수 있습니다. ^^


경내로 들어서기전 12지신상이 방문객을 맞이 합니다. 자축인묘...차례대로 쥐, 소, 범의 형상을 한 석상들이 늘름한 자세로 서있습니다. 


왠지 요즘 어딜가나 쥐상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군요.  ㅡㅡ;.. 아마도 쥐들도 억울해 할 것 같습니다. 재작년부터 수난이죠..쩝. 하여간 석상들마다 누군가 동전을 붙여놨더군요. 우리나라 명승사찰마다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처음 누가 한 것일지 갑자기 궁금했습니다. ^^. 참..그러고 나중에 저 동전들은 누가 가져가는 걸까요..


진입로라고 할까요. 12지신 석상들이 도열해있는 길을 지나면 화살표가 친절하게 해동 용궁사 가는 길을 알려줍니다. 


본격적으로 경내에 들어서기전 삐죽히 솟은 탑이 하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뜻봐도 10여층은 될 것 같은 높은 탑인데요. 그런데 이름이 교통안전기원탑입니다..ㅡㅡ;. 좀 생뚱 맞죠. 심지어 앞쪽에는 타이어 모양의 비석 비스무리한 것도 세워져 있습니다. 좀 의외였긴 했습니다만....나름 사연이 있겠지 하면서 다시 길을 제촉했습니다.


그런데 입구 왼쪽을 보니 이렇게 시비도 세워져 있더군요. 아래쪽엔 용궁사의 밤이라고 새겨진 제목에 글귀가 있고, 위쪽 바위에는 바다와 청산이 어우러진 용궁사를 칭송하는 글이 새겨져 있는데요. 지은이가 춘원 이광수로 아래쪽에 새겨져 있습니다. 웬지 기분이 씁쓸하더군요. 지금도 합천쪽에 가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공원도 있습니다만, 어쨌거나 변절자로서 친일행적으로 역사에 기록된 춘원의 글을 저렇게 큰 바위에 새겨 놓은 것이 좀 거북했습니다. 뭔가 조금씩 맘에 안드는 구석들이 자꾸 보이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제가 좀 깐깐한건가요. ㅡㅡ;. 


제가 한자가 좀 짧습니다만. 해동제일관음성지라고 적힌 것 같은데요. 양쪽에 황금색 용들이 받치고 있는 해동용궁사 입구입니다. 여느 사찰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인데요. 마치 바다속으로 내려가는 모습입니다. 황금으로 칠해진 기둥들은 또 웬지 지나치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일단..진입...ㅎㅎ. 


문을 지나면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바닥까지 돌로 딸린 길을 따라 용궁사로 다가갑니다. 아주 이국적인 느낌이었습니다. 뭐 사실 외국에 나가본적은 없지만...ㅎㅎ. 


길을 가다가 오른쪽 벽에 이렇게 배불뚝이 석상이 서 있습니다.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모두 한번씩 만져보는 바람에 배쪽에 사람들의 손때인지 칠이 벗겨진건지 반들반들하더군요...^^. 아주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석상의 표정위로 득남불이라고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배 뿐만이 아니라 코도 맨들맨들 광채가 날 지경이더군요. ㅎㅎ. 


득남불을 지나면 짧은 굴도 지나갑니다. 마치 지하로 내려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머리위쪽 돌 벽에 부처의 머리도 자리잡고 있더군요. 방문객들에게 인사라도 하는 걸까요. 


굴을 지나치면 108장수계단이 시작됩니다. 그러고 보면 용궁사는 구석구석 여러종류의 기원을 비는 곳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뒤에 계속 보시면 느끼실 것 같네요. 있다가 좀더 지적질을 하기로 하구요. 어쨌거나 괜히 이 글귀를 보고 계단 개수를 세보는 이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전 아니구요..하하. 


계단을 내려가다보면 이렇게 법구경의 구절을 새겨놓은 바위도 있습니다. 근데 제가 보기엔 가지고 온걸 다 놓고 가라는 뉘앙스로 들리더군요...ㅋㅋ. 


계단을 내려가면 이렇게 한쪽에 석등이 쭈욱 따라가며 세워져 있는데요. 어느절이나 비슷하지만 역시 이 석등에도 누군가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하나 같이 기원들을 담고 새겨지고 여기에 세워졌겠죠. 


계단을 다 내려갈때쯤 용궁사의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말 바다와 맞닿은 절이 맞다 싶었습니다. 절 전체가 아스라한 바위위에 깔리듯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참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가다보니 한쪽에 이렇게 계단식 물길이 있더군요. 그런데 또한 어느 사찰이나 하나 쯤 있는 동전 던지는 곳이 있었습니다. 지나가다가 재미삼아 이런저런 소원을 빌며 던지는 분들이 많던데요. 용궁사는 이것도 두개씩이나 석상까지 잘 만들어서 거리별로 위치해 동전을 받아내고 있었습니다. 첫 관문부터 좀 밝힌다 싶더니. 사실 좀 얄팍해보이더군요. 이것도 제가 예민한걸까요..ㅡㅡ; 


눈치 채셨겠지만 전 이 용궁사가 좀 맘에 들지 않는 구석이 좀 많았습니다. 그래도 역시 용궁사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바다와 잘 어우러진, 정말 용궁같은 절이 또 있을까 싶더군요. 


보시는 문을 지나면 본격적인 절 안쪽입니다. 만복문이라해서 지나는 모든이들의 소원성취, 복을 축복해주는 관문입니다. "참 좋은 곳에 오셨습니다" 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일단 대웅전을 구경했습니다. 어떤 사찰이던 가장 중심에 가장 화려하고 가장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 본당인 대웅전인데요. 현판에도 대웅보전이라고 새겨져있을 만큼 아주 멋있었습니다. 


대웅전 옆에 자리잡은 금빛 불상입니다. 일명 포대화상이라고 불린 미륵불이라고 하는데요. 포대를 들고 다니며 시주를 받고 이를 사람들과 나누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동네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며 불법을 몸으로 전하던 미륵불의 현신이었다고 합니다. 아주 호탕한 표정이긴 합니다. ^^. 


이제 수능이 얼마남지 않아서인지 학업성취를 위한 100일기도 현수막이 잘 보이는 곳에 걸려있었습니다. 아마도 많은 어머니들이 이곳에서 기도를 하실테죠. 


마치 미니어쳐 마을같은 느낌인데요. 스님들의 모습을 한 작은 인형들이 가득히 세워져 있습니다. 이런것도 피규어라고 할까요..ㅎㅎ


바닷가 바위위에 세워진 절이라 그런지 어느 절에나 있는 약수터가 독특하게도 이렇게 지하에 마련되 있습니다. 마치 골방 같은 분위기죠. 


용궁사 제일 높은 곳에는 이렇게 해동관음상이 서 있습니다. 바다를 향해 서있는 인자한 모습이었는데요. 아마도 혼탁한 속세를 걱정하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동용궁사 마당 잘 보이는 위치에 자리잡은 황금돼지 두마리입니다. 상당히 큰 돼지들이었습니다. 저는 집집마다 하나쯤 있는 돼지 저금통이 먼저 떠오르던데요. 귀엽기도 하고 금빛이라 좀 뭐랄까 넉넉한 느낌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앞서도 말씀드렸다 시피 절 안팍으로 워낙 불전함, 동전던지기, 황금색 각종 기구들이 넘쳐나서인지 이 돼지들도 욕심꾸러기들처럼 보였습니다. 

용궁사에 대해 좀더 이야기하자면 너무도 아름다운 경관을 가지고 있고 절을 들어서는 길이며 구석구석이 참 이쁘기 그지 없었던 반면에 뭔가 너무 상업화된 사찰의 느낌을 너무 많이 주더군요. 뭐 절도 먹고 살아야 하니 그럴려니 해도 되겠습니다만 뭐랄까 좀 지나치다 싶어서 말이죠. 
심지어 절 마당에는 음식을 판매하는 곳까지 있더군요. 이런 상황이니 절이 절이 아닌 그저 하나의 이쁜 관광지 정도로 여겨질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저만 이런 느낌인건 아니었것 같네요. 곳곳에 놓여진 황금색 치장과 몇개인지 세보기도 힘든 불전함까지.. 돌아오는 길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이었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떤가요. 제가 좀 까칠한가요...^^. 사실 흠을 좀 잡긴했지만 꼭 한번 들려볼만한 아름다운 곳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제가 지적한 것들도 그저 그럴려니 하고 지나치면 되구요. ㅎㅎ 

그럼이만 해동용궁사 나들이를 마치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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