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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학교에 처음 컴퓨터실이란게 생겼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유난히 만들기와 전자기기를 좋아하던 저에게 컴퓨터는 그야말로 동경의 대상이었죠. 기를 쓰고 컴퓨터 관련 특별활동 수업을 들어가게 됐고 여기서 만난 제 첫 컴퓨터가 바로 당시 삼성전자에서 나왔던 SPC-1500입니다.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군요. 20년(벌써..ㅡㅡ;)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설레임이 느껴질 정도니 어린 제게 얼마나 큰 사건이었는지 모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당시의 컴퓨터는 요즘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이미지에서 보시듯이 저장장치로 카세트 플레이어가 달려있습니다.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자료를 저장하거나 읽는 걸 이 테이프를 통해 했었습니다. 보통의 카세트 테이프와 동일한 테이프를 써서 화면상의 코드를 저장했죠. 심지어 당시는 게임도 이 테이프의 형태로 나왔었습니다.
부팅을 하면 보이는게 지금의 윈도우는 당연이 아니고, 예전 도스환경도 아닌 베이직(컴퓨터 프로그래밍언어의 한가지)코드 작성화면이 먼저 떴었습니다. 컴퓨터 수업의 내용은 이 베이직 프로그램을 짜는 것과 기존에 짜여진 베이직 프로그램을 사용해 컴을 사용하는 게 거의 전부였구요. 전 유난히 프로그래밍이 재밌었고 그래서인지 다른 아이들보다 항상 조금은 빠르게 선생님의 과제를 수행하고는 했답니다. 

저에겐 그저 하나의 추억일뿐인 기억이지만 사실 IT강국 대한민국의 현재는 이런 수많은 이들의 더욱더 수많은 기억들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 IT의 역사는 이렇듯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한 수많은 지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대한민국 IT史 100' 은 그 40여년간의 살아있는 기억들을 역사로 정리한 책입니다. 그동안 시도된 적이 없는 IT역사의 정리라니 일단 개인적으로 너무 반가웠습니다. 좀 늦은감마저 있는 것도 같구요. ^^.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문화적 측면 등 각 영역별로 선정된 총 100가지의 에피소드를 하나씩 보고 있자니 개인적으로도 추억에 잠기는 순간과 새로운 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예전 자료의 경우 시간이 많이 흘러 수집이 쉽지 않았을 것임에도 꼼꼼하고도 방대한 자료정리에 우선 놀라게 됩니다. 


100개의 이야기는 큰 주제별로 시간순서대로 정리가 되어있어 차례로 읽어가며 그 흐름을 보는 것도 재미가 있습니다만, 관심있는 주제만 골라 보기에도 무리가 없도록 에피소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총 다섯가지의 대분류로 100가지의 주제를 20가지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단순한 IT산업의 현상적 에피소드만이 아니라 IT와 인터넷, 정보통신, 하드웨어 산업까지 그속에 살아있는 사연과 흥망성쇠를 함께 담아냄으로서 단순한 기록물을 넘어서는 정리를 보여줍니다.

1. 소프트웨어 산업의 역사
2. 8비트 키드와 하드웨어
3. 정보통신 독립의 꿈
4. 디지털 세대의 문화와 예술
5. 일상과 사람, 남은 이야기


책을 보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되는 기쁨도 컷지만 무엇보다 큰 재미는 예전에 사용하던 각종 기기를 만나거나 추억속의 프로그램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PC통신이 아닐까 합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고 계실텐데요. 01410, 새롬데이터맨,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머드게임....^^.. 모뎀에 전화선을 연결하고 모두 잠든 시간 접속해 채팅하며 이야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재밌는 글도 읽고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매월 전화비가 나올때면 주변엔 얼마나 욕먹고 맞았는지가 주요 주제였던 아픔도 있었습니다만..ㅋㅋ


또한 컴퓨터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 그 밖의 각종 IT기기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를 끕니다. 차에만 달고 다니며 전화를 쓰던 카폰이며 정말 벽돌만 한 크기와 무게를 자랑하던 모토롤라 벽돌폰, 사상 첫 MP3플레이어, 반도체, 게임기까지 각자의 시간에서는 첨단이었던 제품들이 다시금 선을 보입니다.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는 주제는 물론 인터넷입니다. 처음 국내에 도입되던 이야기, 당시의 주역들의 면면에서부터 pc통신을 거쳐 초고속인터넷의 보급, 홈페이지, 도메인, 그속에서 만들어진 문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현재 IT강국 대한민국의 모습을 완성해갑니다.


책의 후반부에서 만난 반가운 개죽이의 이야기가 대표적이겠습다만 책은 우리나라 IT역사의 아주 최근 이야기도 다루고 있습니다. 당연히 IT역사는 지금도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수십년쯤 지난후 지금의 모습은 어떻게 기록될 지 궁금하군요.

100개의 에피소드는 앞으로 두고두고 생각날때 읽어보며 여러 자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으니까요. 앞으로 펼쳐질 우리나라 IT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책에서 다루고 있는 100가지의 주제를 함께 싣습니다.

<책에 실린 IT 역사 100가지 주제>

[첫 번째 마당] 소프트웨어 산업의 역사
001. 한국 IT의 대부 성기수 박사
002.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출발점 SI 산업
003. 공병우 한글문화원과 세벌식 글꼴
004. 태백한글과 무료 한글 글꼴의 탄생
005. 소프트웨어 독립 선언 K-DOS
006. 한글윈도95의 등장, 그러나...
007. 아래아한글과 이찬진의 등장
008. 쪽박사로 사임당까지 저물다
009. ‘엠팔의 반란’으로 반란을 일으키다
010. 이야기 가득한 ‘이야기’
011. 벤처 1호 기업인 비트컴퓨터의 탄생
012. 국내 최초의 컴파일러형 한글 언어 ‘씨앗’
013. 칵테일, 18세 소년이 세계로 수출한 저작도구
014. 국산 소프트웨어의 자존심을 세운 나모웹에디터
015. C브레인 바이러스와 안철수의 화려한 등장
016. 사상 최악의 바이러스 대란, CIH 바이러스 사건
017. ‘퐁’으로 시작된 소프트웨어 문화
018. 래리에서 국산 게임의 출현까지
019. 화이트데이에서 국산 PC게임 사망을 선고받다
020. 성인용 CD롬 시장에 분 ‘뜨거운 바람’

[두 번째 마당] 8비트키드와 하드웨어
021. 이만영 박사가 만든 한국 최초의 전자계산기
022. 디지털 컴퓨터 1호 ‘세종 1호’
023. 컴퓨터 독립 타이콤 프로젝트
024. TDX 개발과 전화기 보급
025. 자동차 한 대 가격이었던 벽돌폰
026. 부의 상징인 위성 안테나와 무선 인터넷
027. 삼보컴퓨터에서 시작된 한국의 PC산업
028. 8비트 키드를 만든 애플과 MSX
029. 교육용PC로 만든 SPC-1000
030. 그린컴퓨터로 뒤집힌 컴퓨터 시장
031. 인터넷PC로 전국에 PC보급
032. 세진컴퓨터의 부도로 깨진 진돗개의 약속
033. 컬러의 충격, 흑백TV에서 LCD까지
034. 반도체와 광드라이브 불모지에서 세계 1위가 되기까지
035. 수돗물 소리가 그리운 다이얼업모뎀
036. PC 없이도 PC통신이 가능했던 하이텔 단말기
037. 아파트 한 채 가격이었던 워드프로세서
038. 새한 엠피맨에서 아이리버까지
039. 셀빅으로 개척한 한국 PDA 시장
040. 닌텐도에 맞서려는 한국산 게임기

[세 번째 마당] 정보통신 독립의 꿈
041. 전길남 박사, 세계 두 번째 인터넷국가를 만들다
042. 한국 최초의 IP와 도메인
043. 아키서버와 뉴스서버, 웹서버가 설치되다
044. 최초의 인터넷 논문에서 국내 첫 웹 워크숍까지
045. 일반인에게도 인터넷을 열어준 KORNET 서비스
046. 자유롭고 차별 없는 인터넷을 위한 노력
047. 집에서 민원서류 뗄 수 있는 전자 정부의 실현
048. 24시간 다채널 사회로 변화시킨 케이블TV
049. 두루넷과 하나로가 초고속통신망 서비스를 시작하다
050. 데이터통신의 시작과 4대 대형 PC통신망
051. 최초의 사설BBS인 퍼스트가 개설되다
052. 국내 최초 검색엔진 코시크에서 까치네까지
053. PC 통신 도서주문으로 전자상거래가 시작되다
054. 방 안에서 사이버머니로 거래하다
055. 국내 1호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
056. 인터넷경매로 시작한 옥션, 오픈마켓을 이끌다
057. 지식인 광고로 뜬 네이버, 포털 1위로 올라서다
058. 한글키워드 경매 논란에서 한글 주소까지
059. 웜바이러스로 인터넷 대란 발생
060. 국내 최초 포털 네띠앙의 파산

[네 번째 마당] 디지털 세대의 문화와 예술
061. 천리안 현철동에서 미네르바까지 사이버 표현의 자유사(史)
062. 사이버 논객 열전
063. 촛불시위의 시작, 1992년 케텔 유료화 반대 집회
064. 김영삼과 김대중, 백기완의 PC통신 대선홍보
065. PC통신에서 시작한 최초의 머드게임
066. 인터넷 온라인 게임의 바탕 바람의 나라
067. 아틀란티스 광시곡으로 온라인 문학이 시작되다
068. 통신인이 탄생시킨 얼굴 없는 가수 조PD
069. 새로운 만화, 웹툰의 등장
070. 사이버 가수 1호 아담과 류시아
071. 5대 얼짱으로 시작된 얼짱 문화
072. 인터넷영화의 등장, 쾌남 ‘다찌마와 리’
073. 중앙일보가 인터넷으로 기사를 내보내다
074. 새로운 형식의 잡지 웹진의 등장
075. 딴지일보, 디시인사이드로 패러디문화 뜨다
076. 오마이뉴스로 인터넷신문이 자리 잡다
077. 새로운 언론 매체 블로거뉴스
078. 세계 최초의 게임방송국 온게임넷
079. 최초의 전자카페와 인터넷카페, PC방
080. 인터넷에 집을 마련해 준 홈페이지 마법사

[다섯 번째 마당] 일상과 사람, 남은 이야기
081. 싸이월드는 어떻게 성공했는가?
082. 벅스뮤직과 소리바다로 본 저작권 문제
083. 문희준과 성지 탄생
084. 사이버 교육과 ‘1타 강사’의 등장
085. 인터넷 종량제와 공유기 논란
086.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할까?
087. 컴퓨터 광고를 보면 시대를 알 수 있다
088. 한국 최초의 컴퓨터 범죄는 무엇일까?
089. 카이스트와 포항공대 사이의 해킹 전쟁
090. 음란 카페에서 부부 스와핑까지
091. 유해 사이트들의 범람
092. 온라인 PK에서 현실 PK로
093. 스팸메일 지존 김하나는 누구일까?
094. 김본좌와 인터넷 성인물 시장의 역사
095. 개똥녀로 돌아본 인터넷 개인정보문제
096. 연예인 X파일로 본 인터넷 소문의 확산
097. 게임 공장과 아이템 시장
098. 전 국민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시대
099. PC통신 동아리에서 붉은 악마가 탄생하다
100. 돕고 참여하고, IT종사자와 네티즌이 일군 IT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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