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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쁜 줄만 알았던 꽃들이 다시 보인다

[세계사를 바꾼 16가지 꽃 이야기] 를 읽고   

 


얼마 전 기분이 울적하다는 와이프를 위해 꽃집에 들렀다. 봄기운 완연한 때라 노란 프리지아 한 다발을 샀다. 아직 완전히 피지 않아 꽃망울이 더 많았지만 작은 꽃병에 꽂아두니 집 전체가 화사해진 느낌이었다. 사실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오랜만에 산 꽃다발이었는데 내심 뿌듯했다. 그 뒤로 꽃이 시들 때쯤이면 다시 꽃집에 들르곤 한다. 

이렇듯 우리 일상에서 꽃은 때로는 위로가 되고 좋은 날을 기념하기도 하고 슬픈 순간 애도의 의미를 담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더 나아가 인간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꽃의 역사를 접하기란 쉽지 않다. 그저 꽃말 정도 아는 정도 이상이기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을 펼치다 보면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작가의 식견은 물론이거니와 수백년을 아우르는 각종 문학과 예술에서 찾아낸 꽃들의 스토리가 그동안 익히 안다고 생각했던 다양한 꽃들의 새로운 역사를 배우게 된다. 

태양의 화가로 불린 고흐를 있게 한 해바라기, 에로티시즘의 상징이자 가시와 함께 지금도 사랑의 전도사가 되고 있는 장미, 어버이날 꽃이라고만 생각했던 붉은 카네이션의 혁명의 상징으로서의 모습까지 역사 속에서 당당한 주연의 역할을 한 꽃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다음 계절로 넘어간다. 더욱이 오랜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꽃들의 상징은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중간 중간에 언급되는 각종 문학작품, 특히 시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꽃 이야기가 다소 오래전 작품 위주로 언급돼 조금은 낯설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작가의 해박한 꽃 정보에 놀랍기만 하다. 특히 계절별로 4가지의 꽃을 선정해 풀어놓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언급되지 않은 꽃들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책을 덮으며 길에서 혹은 꽃집, 화병에서 이 꽃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계절과 상관없이 어떤 꽃이든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 본 리뷰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