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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단 두 글자로 우리를 이렇게 부담스럽게 만드는 단어가 또 있을까. 학창시절, 부모님이나 선생님으로부터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야 했고 마치 인생에 있어 모든 것인 양 여겨야 했던 존재.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던 어느 청년의 오래전 수기에서처럼 가끔 돌연변이가 없지 않지만 99%에 속한 우리에게 공부는 그저 시험 범위에 있는 내용을 외우고 익혀 답안지에 최대한 정답을 채우기 위한 단기적 노가다일 뿐이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한 사전 단계로서만 의미를 가진 그것으로 말이다.


어느덧 이제 주변에서 공부하라는 사람이 사라진 나이가 되자. 진짜 공부란 그렇게 단순하지도 교과서에만 있지도 않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다. 오히려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배우고 공부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음에 다시금 놀란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이 너무도 많음에 세상은 늘 새 학기다.

더욱이 정보화시대라는 말마저 구닥다리가 된 지금, 우리는 하루에만도 평생 감당하지 못할 정보가 생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최근 1~2년간 만들어진 새로운 정보가 지난 30년간 만들어진 정보의 양과 맞먹는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은 갈수록 책을 읽지 않는다. 대한민국 평균 독서량이 10권에 미치지 못한 지 오래됐고 신문마저 사람들의 손에서 멀어져, 그저 포털 사이트의 머리기사 몇 개를 휙휙 지나치듯 읽고 마는 것이 정보 빅뱅 시대 우리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공부하라고 닦달하는 엄마가 없어서일까. 아니면 어린 시절 그런 채근에 질려서일까.


그런데도 우리는 알게 된다. 


득도한 도사마냥 그저 흘러가는 대로 한세상 꿈도 낭만도 분노도 희망도 없이 무기력하게 살 게 아니라면, 거대한 폭우와 격랑을 헤치고 그래도 노라도 한쪽 부여잡고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우리는 늘 공부해야 한다는 걸 안다.






‘공부의 시대’


일단 공부란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회초리 들고 공부하라고 감시하는 엄마도, 선생님도 없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지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공부의 시대’는 그런 이들에게 조언을 전하고자 하는 책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역사, 책 읽기, 글쓰기, 사람 공부, 인문학에 대해 각 분야에서 알만한 이 시대의 지식인들(강만길, 김영란, 유시민, 정혜신, 진중권)이 공부 방법을 컨설팅해주는 책이다.


다만 각 분야 5명의 인사가 전하는 공부에 대한 스토리 텔링의 일부만을 모아 놓은 샘플 북을 읽어본 것뿐이라 아직은 그들의 조언이 얼마나 와 닿을지 의문이지만. 어차피 공부는 자기가 하는 것 아닌가. 


일단 공부란 걸 다시 해봐야겠다고 머릿속에 생각이 스친 것만으로도 큰 변화의 시작이다. 




본 서평은 '창비'에서 '공부의 시대' 발간에 앞서 내 놓은 샘플 소책자를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1. 소책자라고 해서 일단 받아 읽었는데 일부 발췌본 정도라 아쉬웠음. 발간 될 책을 읽고 싶은 생각은 들었으나 앞으로 소책자는 받지 않는게 좋을 듯 함. 

2. 다섯 인사의 주제 중 역시 유시민의 공감필법이 가장 관심이 갔음. 구매 목록에 추가.

3. 무엇보다 덕분에 1년2달만에 블로그 포스팅. 감개무량. 칩거에서 벗어날 좋은 계기 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