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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는 가수다' 라는 TV프로그램이 화제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화제라기 보다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다고 해야겠죠. 근래 보기드문 TV 예능 프로그램의 수작이라는 극찬을 받더니 순식간에 시청자를 우롱하는 골치덩이 프로그램으로 곤두박칠 치며 며칠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더군요. 이런 모습을 보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기분이 나쁘고 실망하긴 했지만 뜨거운 여론을 보면서 과연 여기에 뭔가 있구나 싶지 않겠습니까.

혹자는 정의란게 부족하기만한(아님 없는) 우리 시대, 우리 사회에 그나마 다수의 국민들에게 화끈하고 감동적인, 이른바 정의라는 단어를 갖다붙일만큼 마음이 동했던 대상에 대한 배신감이라고 표현하더군요. 참 공감가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아주 오랜만에 인문학 서적인 
마이클 셀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도 모자라, 수개월 동안 그 자리를 지킨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정의의 존재감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모두는 정의에 목말라 있는게 사실아닙니까..ㅡㅡ;. 


그런데 더 흥미 진진한 것은 일련의 사태를 보고 사람들이 지적하는 부분들과 그에 대한 근거의 다양함 입니다. 이 책을 읽은 이후로 만들어진 버릇이랄까 시선 중에 하나 인데요. 뭔가 문제꺼리, 논란꺼리가 생기면 이런 입장의 이유는 뭘까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각할까를 따져보게 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언급할 건 아니지만, 그런면에서 이번 상황을 보는 사람들의 입장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 가지 각색이더군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니 그렇다고 치고 넘어가도 될 문제이지만 사실 우리가 사는 주변에서는 그렇게 넘어갈 수 없는 문제들도 산적해있죠. 나름의 정의로운 판단을 내리는데 기준들이 참 다양하다보니 쉽게 결론 나지 않는 문제들도 많고 말이죠. 

사회적인 문제로 예를 들면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뜻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급식을 하는게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인데, 정치인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이들에게 이는 있을 수 없는 정책이니 말입니다. 그동안 과연 우리사회에 정의가 있느냐가 많은 이들에게 고민꺼리 였다면 정작 지금의 고민은 과연 정의는 어떻게, 무엇을 기준으로, 왜 그렇게 판단해야 하는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좀더 나가면 결국 정의를 바라보는 기준에 따라 여러가지 판단이 나오는게 아니라 그 판단을 위한 근거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입장을 정하고 그것을 정의인양 근거를 구축하고 강요하다시피하는 경우도 태반이니까요.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 [정의란 무엇인가]는 제가 보기에는 철학입문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학창시절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단어 하나로 기억되는 벤담 부터 칸트, 롤스, 아리스토텔레스까지 우리 시대의 정의에 대해 철학적 성취를 이룬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정의라는 것 자체에 대한 이해도 그렇지만 새롭게 철학을 배우는 것 같더군요. 딱딱한 줄 알았던 철학에 대한 생각이 변하면서 어릴쩍 학교 교육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함께 생기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인문학 붐이후 사회과학, 철학에 대한 관심이 좀 높아졌지만 여전히 먹고사는 문제가 출판계까지 미쳐 베스트셀러 상위권이 토익서적의 놀이터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참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EBS에서 방영했던 강의 방송도 봤는데요. 책만 보기 보다 장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상을 보고 책을 읽는게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아직도 정의가 무언가 싶은건 책을 읽기 전이나 후나...역시 마찬가지군요.


정의란무엇인가
카테고리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지은이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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