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서글픈 사실이지만, 학창시절 국사과목을 떠올려 보면 아마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그저 외우고 외우고 또 외웠던 기억이 한가득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은 어떨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당시만해도 국사는 대표적 암기과목이었고 그렇게 외우다 지칠때쯤 시험을 치르고 교실을 나서자마자 잊어버리고 마는 일회용 지식을 가르치는 과목으로 전락했었습니다. 그렇게 스치듯 배우는 지식들 사이에 그래도 유난히 기억나는 한장의 사진(그림인지도...)이 있는데, 바로 전봉준의 모습입니다. 상투를 틀어올렸지만 웬지 정돈되지 않은 이미지에 부릅뜬 눈, 굵게 다문 입술.... 언뜻 보면 무재랭이 농부같기도 하지만 역사속 '동학'과 함께 결부되어 마치 도적떼의 수괴 같은 이미지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암기의 대상이었던 역사속 수..
때론 짧은 시 한편이 한권의 책보다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하고 역사 속 인물들이 남긴 수많은 저서보다 그들이 남긴 몇 마디의 말이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다" 언젠가 읽었던 멕시코 사파티스타 '마르코스'의 책 제목처럼 거대한 힘에 맞서 싸우는 이들에게 진정한 무기는 총이 아니라 바로 그들의 말, 그들의 외침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늘 치열하게 살며 총알이 빗발치는 속에서도 책을 놓지 않고 일기를 썼던 체게바라 였기에, 그의 말에는 더욱더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오래전 읽었던 그의 평전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그의 생각에 더 근접한 느낌이 들더군요. 하지만 20세기의 가장 완전한 인간이라 일컬어지는 체게바라가 언제부터인가 아마도 그가 누군지도 모를 이들의 티셔츠에서..
요즘 어떤 자리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오면 꼭 하는게 있는데요. 바로 퀴즈를 내는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퀴즈가 아닌 퍼즐인데요. 한동한 숫자들과 씨름을 해야하는 스도쿠나, 적어도 며칠은 걸려야 다 맞출 수 있는 1000피스 직소퍼즐 같은 난이도 최상의 퍼즐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합니다만. 최근 사람들에게 제가 내놓는 퍼즐은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조금만 발상을 전환하면 쉽게 맞출수 있는 재밌는 퍼즐들이랍니다. 며칠 전에도 한 녀석이 곧 결혼한다며 마련한 과동기들과의 술자리에서 거하게 한잔 마시던 도중 제가 몇개를 출제(?) 했더니, 정말 환장들을 하더군요. 다들 전공(전자공학)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들을 하고 있지만 역시 공학도 다운 의욕을 불태웠습니다. ㅋㅋ 처음엔 한 두 문제를 풀고 술자리가 ..
얼마전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세계 기후 회의를 계기로 지구 온난화에 대한 문제가 다시금 전세계인의 관심을 받았는데요. 여전히 각국 정상들이 자국 산업의 이해관계와 맞물린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그다지 시원한 해답은 내놓는데는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나름 이번을 계기로 다시금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출발점이 된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다들 아시다시피 코펜하겐 회의의 주요 논점은 다름아닌 탄소배출량에 대한 규제 문제 인데요. 지나친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지구가 자체로 감당할 수 있는 양보다 늘어나고 이 초과된 양이 조금씩 축적되면서 지구가 비닐하우스 처럼 뜨거워 지는 것이죠. 물론 가장 본질적으로 이산화탄소발생량을 줄이는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
2009년을 돌아봤을때 참 아쉬운 부분 중에 하나가 독서량이 너무 부족했다는 점 입니다. 변명꺼리야 찾으면 없지도 않겠지만(^^) 어쨌거나 한해 동안 읽은 책이 정확히 꼽아 보지는 않았으나 몇 권 안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실컷 돈들여 사놓고도 읽지 않은 책도 여러권 있는 것 같네요. 새해에는 좀더 열심히 읽을 것을 다짐하면서 읽고 싶은 책들을 정리해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최근 읽은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1q84], 뭐 사실 말이 필요없는 책이죠. 지난 8월 출간 된 이후 줄곳 베스트셀러 1, 2위를 하나의 소설이 차지하고 있으니 올해 가장 많이 팔린 것은 물론이고 가장 많은 분들이 이미 읽은 책일 것입니다. 이 와중에 꼭 내가 또 이렇게 읽은 티를 내야 하나 싶긴 합니다. ^^ 그렇지만 구입 ..
중학교 시절 학교에 처음 컴퓨터실이란게 생겼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유난히 만들기와 전자기기를 좋아하던 저에게 컴퓨터는 그야말로 동경의 대상이었죠. 기를 쓰고 컴퓨터 관련 특별활동 수업을 들어가게 됐고 여기서 만난 제 첫 컴퓨터가 바로 당시 삼성전자에서 나왔던 SPC-1500입니다.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군요. 20년(벌써..ㅡㅡ;)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설레임이 느껴질 정도니 어린 제게 얼마나 큰 사건이었는지 모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당시의 컴퓨터는 요즘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이미지에서 보시듯이 저장장치로 카세트 플레이어가 달려있습니다.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자료를 저장하거나 읽는 걸 이 테이프를 통해 했었습니다. 보통의 카세트 테이프와 동일한 테이프를 써서 화면상의 코드..
전 대구에서 태어나 쭈욱 대구에서 자랐습니다. 물론 지금도 대구에 살고 있죠. 개인적인 사정으로 딱 한달 서울에서 지낸적이 있지만 별다른 기억조차 없습니다. 요즘도 일년에 두세번 서울을 다녀오는 경우가 있긴하지만 서울역과 약속 장소 한두곳 정도 말고는 곧장 다시 내려오기 바쁩니다. 그렇게 서울은 저에게 매우 익숙하지만 또 매우 낯선 곳입니다. 지난달 (에공 벌써 지난달이군요..ㅡㅡ;.) 블로그 이웃인 비프리박님의 누적방문자 100만돌파기념 이벤트에 당첨되 사진에서 보시는 책을 받았습니다. 제목은 '뉴욕에서 온 남자, 도쿄에서 온 여자' 입니다. 유명한 '화성에서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떠오르는 제목이지만 당연히 별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이해와 소통에 대한 화두가 비슷하다면 그렇게 볼수도 있겠습니..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아저씨라는 호칭이 익숙한 나이가 됐습니다. 아니 솔직히 아직은 억울합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겼지만, 지나가는 아이들, 동네사람들 할 것없이 아저씨라 부르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30대 초반인 저에게, 아직은 최신가요를 좋아하는 저에게 그리 달가운 호칭은 아닌가 봅니다. 그만큼 아저씨라는 표현에 담긴 뉘앙스는 그리 좋은 면만 있지는 않습니다. 어딘지 모를 적당히 나이든 느낌, 조금은 진부한 느낌, 세상살이에 조금은 치여있을 것 같은 느낌. 젠틀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세련된 도시인에게 아저씨란 말이 웬지 어색한 것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저씨 [명사] 1 부모와 같은 항렬에 있는, 아버지의 친형제를 제외한 남자를 이르는 말. 2 결혼하지 않은, 아버지의 남동생을 이르는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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