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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예전 미니홈피에 찾을게 있어서 들렀다가 5년전에 썼던 일기를 발견했습니다.
한참 등산에 관심이 많던 시절이었는데요. 동네 가까운데 있는 작은 산을 야간에 올랐던 날이었나 봅니다.
지금도 가끔 들르지만 산책겸 산행하기 딱좋은 동네 뒷산입니다. 함지박을 엎어놓은 것 같다고 해서 함지산인데요. 정상까지 오르는데 1시간이면 넉넉합니다.

가끔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때 밤에도 오르고는 했었는데요. 다시 읽어보니 그때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요즘 워낙 산에도 거의 안가고 혼자 생각하는 여유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더군요.

글 내용에도 있듯이 손전등을 들고 발아래 조금 먼쪽을 비추면 그 지점은 잘 보이지만 주변은 전혀 보이지가 않습니다. 두루두루 살피며 가지 못하고 코앞에 닥친 문제들만 해결해가며 작은 목표에만 관심기울이는 저를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달만 제대로 떠있는 밤이라면 굳이 손전등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조금 어둡더라도 천천히 주변을 살피며 걷다보면 산을 훨씬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가 있습니다. 세상 모든일이 그렇듯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주변을 다독이며 다른이들의 발걸음도 느끼며 살아야겠다 싶은 생각을 다시 해봅니다.

오랜만에 다시 한번 밤에 찾아가봐야겠습니다.
5년의 시간동안 많은 것이 변했지만 산은 그자리에 그대로 있을테죠..ㅎㅎ

아래는 5년전의 그 일기입니다. 본문속 사진은 정상에서 찍은 저희 동네 야경을 배경으로 한 저입니다. 플래시 없이 찍었더니 이렇게 나오더군요..^^..


혼자서 또 산에 올랐다
최근들어 두번째
넘들은 혼자 갔다니까 반응들이 다양하다

왜그러냐...무슨일 있냐...
누구 하나라도 데리고 가지..
왜 힘들게 올라가나....ㅡㅡ;
좀 그러지..마라....

왜냐고 묻는다면...사실 뭐 별루 똑부러지게 할말은 없지만
오늘 산길을 걸으며 생각해보니..그냥 좋아서만은 아닌거 같다
혼자 걸으며 사색을 할수 있는 여유와 약간의 피곤함, 유난히 내게는 많은 땀방울^^, 오르막에서의 숨소리...
이 모든게 너무 좋기도 하지만.......

오늘도 가면서 손전등을 하나 챙겨갔다.
등산용으로 쓰기에는 조금 크지만 쓸만한 녀석이다.
근데 오늘은 이 전등을 한번도 켜지 않았다.
귀찮기도 했지만 ...ㅡㅡ;
전등에 의지 하지 않고도 충분히 길을 찾을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등을 켜면...오직 빛이 집중된 곳만 보일뿐..
길과 다른 곳들과의 경계가 단절되고
주변의 산은 없어지고 단지 밝은 둥근 점이 존재할게 될 뿐이다.
주변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가끔 나타나는 고양이에 놀라기도 했지만
발밑이 어두워 간간히 돌부리에 부딛히긴 했지만...
산속에 내가 있음이 좋았다.
길은 여전히 그속에 있었다.

늘 마음에서 버릴것을 생각한다.
산을 오를때와 내릴때...난 무엇을 두고 무엇을 가지고 가는가.
가지고 가는 것도 나의 욕심..
내려오며 챙겨와 다짐하는것도 또한 나의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