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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는 걸 참 좋아하는데요. 지난해말 딸래미가 태어난뒤로는 극장에 발걸음 한번 하기가 참 쉽지 않더군요. 자연스레 영화보는 횟수가 줄면서 소위 화제작들도 거의 못보는. 쩝.
그러던 차에 얼마전 블로그 이웃인 인디아나밥스님이 톡픽리뷰 1등기념으로 마련한 이벤트에 덜컥 당첨이 됐습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 영화 예매권 2매를 상품으로 받았습니다. 다른 선물과 달리 감사인사 포스팅을 어떻게 할지 몰라 영화평을 처음으로 써봅니다. 우선 밥스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마침 이 예매권은 시한이 정해져 있어 상당히 조바심이 나더군요.. 결국 아내랑 의논 끝에 일찌감시 추석명절 직전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찾기전 몇시간 시간을 내서 거사(?)를 치르기로 했습니다..ㅎㅎ

오랜만에 하는 극장나들이라 작품선정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시간을 위주로 골랐습니다. ㅡㅡ;. 그래도 워낙 예전부터 기대하던 영화라 일단 만족했습니다. 김명민의 20Kg감량으로 너무나 화제인 영화... "내사랑 내곁에"


김명민....참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티비에서 주로 각광을 받았죠. 이순신부터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등등...이름만 들어도 그의 연기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많은 포트폴리오는 어떤 배우도 쉽게 구축할 수 없는 자신만의 성을 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출연한 드라마는 거의 다 봤던거 같습니다. 볼때마다 맘에 들었던 것 같구요. 

영화 [내사랑 내곁에]는 이런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안고 개봉했습니다. 영화자체보다는 김명민의 살인적인 감량이 더 화제인것도 사실이었죠. 하지만 이유야 어쨌든 반응도 꽤 좋아서 최근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더군요.


결론부터 말하면 제가 보기에도 꽤 볼만한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눈물도 어느 정도 흘릴만하다 싶고 주연,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추천해도 그리 흠잡히지 않을것 같습니다. 게다가 김명민의 감량투혼도 영화에 잘 투영된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는 영화에서도 그의 연기력이 제대로 효과를 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동안은 사실 영화에서는 별 재미를 못봤었죠. (제 주변에는 예전 한 영화에서 보여준 크리스천 베일의 30kg감량을 거론하며 더 뺐어야 한다는 분도 있었지만..ㅡㅡ;...)

그런데 좀더 솔직히 말하면 영화 자체는 그렇게 수작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감독은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지나친 신파를 피해가기위해 담담히 그려냈다고는 하지만 영화가 주는 드라마적 요소에 상당히 무심하더군요. 오히려 현실에서도 이렇게 쿨하게 내지는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을까 싶은 장면도 몇 있었구요.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싶은, 관객의 의식흐름에 대한 배려도 좀 부족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사실 제목에도 썻지만 전 이 영화에서 오히려 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고 더 주목받아야 하는건 하지원이라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천만관객을 돌파한 [해운대]의 성공은 물론이고 이전에도 이미 최고의 여배우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이영화를 보면서 배우 한명이 주는 영화에서의 존재감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싶었습니다.
그동안 하지원이 모습을 보였던 영화나 드라마를 돌아보면 이런 생각이 더 커집니다. 해운대는 사실 제가 아직 못보긴 했습니다만 지난 출연작들을 보면 일반적인 여배우들의 필모그래피와 조금은 다른 배역이 많습니다. 

[출연작]

영화
2008년 바보
2007년 1번가의 기적
2005년 형사 Duelist 
2005년 키다리아저씨
2004년 신부수업
2004년 내사랑 싸가지
2003년 역전에 산다
2002년 색즉시공
2002년 폰
2000년 동감
2000년 진실게임
2000년 가위

드라마
2006년 KBS수목드라마 황진이
2004년 SBS주말연속극 발리에서 생긴 일
2003년 MBC특별기획 다모
2002년 KBS미니시리즈 햇빛사냥
2001년 KBS미니시리즈 인생은 아름다워
2000년 MBC미니시리즈 비밀
1999년 KBS 학교2
1999년 KBS일요베스트 위험한 자장가
1998년 KBS대하사극 용의 눈물
1997년 MBC창사특집드라마 사랑보다 더 큰 사랑
1997년 KBS신세대보고 100회특집 수학여행

 
유난히도 싸우고 얻어터지는 역할도 많았고 한때는 공포영화 전문배우로 불리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쁘기만 한 여배우로서의 배역은 그리 많지 않더군요.
그중에서도 제가 감명깊게 봤던 [1번가의 기적]같은 경우 직접 복서연기를 하며 실제로 많이 맞았다고 합니다. 하지원이라는 배우를 보여주는 대표적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하지원은 그리 이쁘게 꾸며진 여배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두번이나 결혼한 이혼녀에 장례지도사라는 독특한 직업 캐릭터에다가 생활고에 남편은 죽을병으로 누워있는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죠. 역시나 머리 쥐어 뜯기는 장면도 빠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영화에서도 역시 하지원은 너무나 아름다운 배우입니다. 꾸며지지 않은 배우로서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잘 보여줍니다. 물론 실제로도 많이 이쁜 배우임에도 틀림없습니다. ㅎㅎ..(팬까페 가입을 고민중입니다...^^)


담담하게 그려낸다고는 하지만 만남과 사랑, 이별,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까지 수많은 감정선의 변화를 참 잘 그려 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마지막 남편의 시신을 염하는 장면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칭찬만 나열하려고 글을 쓴건 아닌데 ^^...어쨌든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로 하지원은 최고의 여배우라는 이름이 어울리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명성이 그러지 않았다기 보다 일면 A+ 급 여배우라하기에 어떤 정점이 없었던 듯 보연던 그에게 제대로된 화룡점정의 눈이 그려졌다고 할까요.
하지원의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가 됩니다.

참 덧붙여서 이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빼놓지 않고 했으면 했던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병실을 지키는 이웃들 인데요. 식물인간이나 전신마비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모습에서 사실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더군요. 
 
 
지금도 현실에서 현대의학이 해결해주지 못한 문제와 싸우며 기적을 기다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어쩌면 불치병보다도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어쩌면 이영화가 좀더 현실속에 우리 마음속에 더 크게 자리잡지 않았나 싶습니다. 얼마전 화제가 됐던 존엄사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고민해보게 되더군요.
그리고 참 영화보기전 기사에서도 봤습니다만 대사도 없이 삭발까지 감행한 임성민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반가운 임하룡 아저씨의 식물인간 부인으로 나오는데요. 여러가지 면에서 솔직히 이런 배역 아무나 하기 어렵겠다 싶었습니다.

참. 영화를 다 보고 나오는데 아내가 이러더군요.^^

"여보, 비렁박에 똥칠할 때가지 오래 살아야 돼...."

이상 영화 [내사랑 내곁에] 감상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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