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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이솝우화 한편 쯤 듣지 않고 자란 어른이 있을까.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불가능하다.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단지 그 이야기들이 이솝우화인지 몰랐을 뿐임에 분명하다. 왜 그런지를 [어른을 위한 이솝우화 전집]을 읽고 알게 됐다. 
 
용맹하지만 뭔가 우둔한 사자, 잔머리로 무장한 사기꾼 여우, 느림보 거북이, 순진한 토끼. 이들이 사람처럼 말을 하고 재치 넘치는 상황 속에 교훈을 듬뿍 담아 전하는 이야기들. 
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펼치는 이솝우화는 지금도 어린 시절 추억 속에서는 물론이고 동화책, 소설, 영화, 온갖 매체에서 여전히 끊임없이 되새김질되는 영원한 고전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대부분 이솝이 누구인지, 어디까지가 이솝우화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익히 들어온 이솝우화는 수많은 이야기 중 일부를 그것도 어린이의 눈에 맞춰 심하게 각색된 형태로만 접해왔기 때문이다. 
연못에 빠진 도끼,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나그네의 옷을 벗기기 위한 태양과 바람의 대결까지 너무도 익숙한 이야기들이 모두 이솝우화에 담겨 있다. 이솝우화 전집에는 이들 이야기를 포함해 처음 들어봄직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망라되어 총 358편의 우화가 수록되어 있다. 

 


이솝은 기원전 6세기 이야기꾼으로 명성을 떨친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 그리스에 살았으며 전쟁포로로 잡힌 노예신분이었다고 전해진다. 노예였다고 하지만 남다른 재치와 지혜를 담은 짤막한 이야기로 토론이나 협상에서 많은 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내는 유명 인사였다. 

그런데 정작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기존에 알고 있던 이솝우화와는 제법 거리가 있다. 동화로 읽어주기에는 너무나 잔인하고, 거칠고, 야만적인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자비심은 고사하고 너무나 무참하고 여지없이 목숨이 오간다. 제목에 있듯이 어른을 위한 이야기다. 이 책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읽어줬다가는 눈물바다가 되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이솝우화는 그 전보다 훨씬 더 가깝게 다가온다. 아마도 우리가 살고 있는 정글 같은 현실에 좀 더 어울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거친 표현 속에서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세상이 복잡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최선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가치가 분명하듯이 말이다. 

 

 

※ 본 서평은 네이버 e북카페에서 서평이벤트에 신청해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책 외 어떤 대가 없이 자유로운 필자의 생각을 작성한 리뷰임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