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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 창업, 마을이 살아나야 성공한다

우리동네 마을기업 이야기 ② 도시농업공방 ㈜팜큐브

지역경제와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사회적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경제 또한 여러 가지 형태와 다양한 영역이 있는데 지역에서는 주로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 중에서도 우선 마을단위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동적 관계망에 기초해 운영되는 마을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에 본지는 본 기획기사를 통해 현재 북구에서 운영 중인 각 마을기업을 돌아보고 마을기업 사업의 현재와 전망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누구나 한번쯤 자신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은 꿈을 꾼다. 특히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른바 자영업 왕국 대한민국에서 작은 가게 하나 운영하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제대로 된 아이템 선정부터 창업자금 마련, 수익창출까지, 높기만 한 창업의 문턱을 넘어 사장님이 되는 길은 멀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다니던 직장을 뛰쳐나와 이 척박한 창업 전선에서 그것도 마을기업을 창업한 곳이 있어 찾아갔다. 바로 마을기업 ㈜팜큐브다.




팜큐브는 지난해 안전행정부로부터 인증 받은 2년차 마을기업이다. 도남동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데 원래 사람이 살지 않던 촌집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하고 있다. 밖에서 보면 허름한 시골집이지만 들어서면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도시농업과 목공방


팜큐브의 주 사업 영역은 도시농업과 목공방이다. 도시농업과 관련해서는 생태텃밭 수업을 비롯해 현재 30여명이 참여 중인 도시농업 커뮤니티인 팜팜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팜팜클럽은 지역주민들에게 텃밭을 분양하고 교육도 진행하면서 각종 농산물 직거래까지 다루고 있다. 목공방의 경우 원목가구 제작판매와 더불어 회원제 주민목공소, 청소년 ECO 목공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팜큐브의 모태가 된 쉼표공방

팜큐브는 맨땅에서 창업한 것이 아니라 실은 8년째 운영 중인 ‘쉼표공방’이 그 모태다. 지역에서 마음 맞는 이웃들이 모여 함께 목공 작업실을 마련한 것이 그 시작이다. 취미로 시작한 공간이 현재의 마을기업으로까지 발전 한 것이다. 오랫동안 함께하던 회원들은 현재 팜큐브의 주주이자 든든한 식구이기도 하다. 쉼표공방은 팜큐브의 회원제 주민목공소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오동현 대표는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좋다. 직장에 다닐 때에 비해 수입은 좀 줄었지만 스트레스도 적고 아이들과 관계가 높아졌다. 더욱이 몸도 건강해지고 전반적으로 생활이 윤택해졌다”며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오대표는 올해 44세로 두 아들을 둔 네 식구의 가장이다. 


“전반적으로 젊은 세대가 많은 강북지역이라 마을기업이 더 의미가 있다. 시민단체를 비롯해 주민자치 활동도 활발해 지역과 연계할 수 있는 꺼리가 많다. 지금도 도시농업과 관련해 북구시민연대나 지역 내 학교들과 연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마을에 뿌리내린 마을기업으로서 팜큐브만의 경쟁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수익성 위주의 마을기업 평가, 적절한 지원과 커뮤니티에 대한 고민 필요

반면 어려운 점도 많다고 한다. “위치가 외지고 홍보가 어렵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면 힘든 점이다.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사업을 보면 추가 채용도 필요한데 아직은 재정적으로 여건이 부족하다. 올해 2년차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긴 했지만 마을기업을 커뮤니티와 함께 보지 않고 수익성 위주로 평가하는 당국이 아쉬울 때가 많다. 사실상 일반적인 창업 지원사업과 마을기업이 별다른 차별성이 없다. 좀 더 본래 취지에 맞는 시선이 필요하다”라며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도시농업을 제대로 한번 키워보는 것이 가장 큰 비전이다. 현재 텃밭 분양을 통해 커뮤니티로 운영 중인 팜팜클럽과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진행 중인 생태텃밭교육을 통해서 도시농업과 관련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를 더 키워 우리 지역에서 도시농업이 활성화되는데 이바지 하고 싶다”고 전했다. 


마을기업이 잘 자라려면 우선 마을이 튼튼해야 한다.

요즘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 창업을 추진하면서 정부지원만 보고 덤비는 경우가 많다. 오대표의 이야기처럼 마을기업은 분명한 아이템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지원만 보고 만드는 구색 맞추기식 창업은 결국 지원이 끝나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마을기업이 잘 자라려면 우선 마을이 튼튼해야 한다. 마을을 살리는 마을기업, 마을기업을 살리는 마을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팜큐브의 성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