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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8·15 광복절, 우리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민족 해방의 날이자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분단이 사실상 시작된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8월15일은 시대의 여러 가지 과제를 짊어진 날이기도 하다. 일 년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서울로 모인다. 이른바 대규모 집회가 늘 열린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달랐다. 올해 8월15일은 그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22일째는 날 일 뿐이었다.
 
이런 저런 의미를 뒤로하고 지난 8월15일 아침부터 서울로 향했다. 바로 그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범국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올해 8·15는 꿀맛 같은 연휴 첫날이기도 한 터라 쉬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픈 곳을 치유하기 위한 자리에 꼭 함께하고 싶었다. 
 


관광버스를 타고 3시간 반 가량을 달려 오후 3시경 도착한 서울시청광장은 이미 빈자리를 찾기가 힘들만큼 많은 이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약 5만 명으로 추정되는 참가자들로 광장은 물론이고 주변 인도까지 가득했다. 말 그대로 사람의 바다(인해)였다. 
 


사람들 뒤로 서있는 서울시청 구청사에는 세월호 실종자들의 생존을 기원하는 글귀와 노란리본이 새겨진 대형 걸개그림이 걸려있었다. 아직도 남아있는 10명의 실종자들이 떠올라 '마지막 한 분까지'라는 글귀가 가슴을 더 쓰리게 했다. 
 
 
그 바로 아래에는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사람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122일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있을뿐더러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역시 아직은 잊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시청광장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형물도 설치되어 있었다. 수십 개의 기둥이 세워져 있고 각각의 기둥에는 수많은 노란리본이 달려있었다. 국민대회 때문에 준비 된 것이 아니라 원래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는데 각각의 노란리본들이 기둥을 마치 나무처럼 만들어 주었다. 

 
 

광장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에는 더욱더 많은 노란리본이 달려있었다. 심지어 주변 가로수에도 노란리본이 가득 매여져있었는데 근처에 마련된 천막에 가보니 테이블과 노란리본이 준비되어 있어서 누구나 리본을 달 수 있었다. 



각자 노란색 리본에 쓴 글귀는 다르겠지만 세월호에 대한 마음은 모두 같지 않을까. 수없는 노란색 리본들 각각의 이야기들이 꼭 세월호 문제를 잘 해결하는 힘이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

한편 이번 국민대회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것이었다. 현재도 여야간 합의 문제가 풀리지 않아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가장 큰 이슈는 바로 특별법에 의해 구성되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줄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이는 세월호 유가족 분들이 적극적으로 요청한 내용인데 제대로 된 조사를 위해서는 성역 없는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란물결의 이 외침이 청와대와 국회에 제대로 전달되었으면 싶었다.
 
 
3시경 시작한 국민대회는 다양한 발언과 공연으로 채워졌다. 그 중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참가한 많은 이들을 대표해서 몇 사람이 올라가 이야기하는 순서가 있었는데 고등학생 아이를 둔 어느 엄마가 있는가 하면 17살짜리 고등학생도 있었다. 각자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하고픈 이야기를 자신의 시각에서 하는 순서였는데 모두가 너무나 짠한 이야기들이라 유가족들도 울고 많은 참가자들이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었다. 
 


행사장 안팎에서는 이렇게 여러 가지 언어로 만들어진 피켓 등 다양한 내용의 홍보물을 접할 수 있었다. 

 

 

리멤버 0416, 잊지 않겠습니다. 
 
 
이날 무대 공연에는 가수들도 출연했다.  그중에서도 가수 김장훈이 가장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김장훈은 가수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11일째 세월호 단식에 참여하고 있는 등 일찍부터 많은 실천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싸움이 6개월, 1년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다음 정권까지 갈 수도 있다. 긍정과 희망, 자신감을 갖고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실천을 하자"며 좀 더 자신감을 가지자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 단식 33일째를 맞는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가 수척한 얼굴로 무대 위로 올라왔다. 특별법 제정을 위해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는 김씨는 이날도 무대 부근까지 구급차를 타고 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마지막 무대는 가수 이승환이 참여하는 순서였다. 이승환 또한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해야한다며 모든 이의 심정을 담아 절절히 노래했다. 최근들어 소셜테이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렇듯 유명한 이들의 참여가 많은 힘이 되고 있다. 
 

 

서울시청광장에 임시로 세워진 화장실이다. 5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이면 역시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이 아닐 수 없다. 다행이도 이 시설들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참가자들이 행사에 집중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시청광장에서 행사가 마무리 된 후 참가자들은 서울시내 가두행진에 나섰다. 낯선 서울 거리인지라 표지판에 보이는 정도 외에는 어느 길인지 알기 힘들었지만 참가한 사람들 모두 거리로 나서니 끝을 알 수 없는 행렬이 이어졌다. 4시반경 국민대회를 마친 후 7시 정도까지 대략 2시간 반 정도 걸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외치니 그 힘은 몇 배가 되는 것 같았다. 
 

가두행진의 맨 앞자리는 국민대회에 참가한 유족들이 자리했다. 122일이라는 시간 동안은 물론 지금도 가장 힘들 이들에게 이번 국민대회가 희망을 좀 더 전하는 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아침에 출발했던 대구, 나의 집으로 돌아왔다. 꽤 긴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122일을 힘겹게 살아왔을 유족들에 비하면 그저 하루 나들이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사실 하루 반짝하는 국민대회 참여로 뭔가 큰일을 한 것 같은 착각을 해서도 안되겠지만 스스로 작은 실천으로 사회의 변화를 위해 애쓴 것 만큼은 자신에게 칭찬을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아직 끝나지 않은 세월호 참사 문제가 제대로 해결 될 때까지 할 일이 참 많다. 



※ 본 포스팅은 강북인터넷뉴스(kbinews.com)에 게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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