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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와 시국선언

 

 

지난달 어느 아이돌 여자 연예인이 민주화라는 단어를 개성말살이라는 의미로 사용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일이 있었다. 요즘 세간의 화제인 일베라는 사이트의 표현방식을 사용하면서 더욱 크게 문제가 된 것이기도 하지만 민주화라는 단어가 우리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분들의 희생 끝에 얻어진 민주주의가 전혀 반대의 의미로 사용되는 모습에서 절망을 느낀 이들이 많은 것이다.



일베에서 반대 표시 대신 사용되는 민주화 버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아닌게아니라 최근 각종 조사를 통해 젊은 세대의 역사 인식 수준이 드러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이겠지만 3.1절을 삼점일절로 읽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허탈함을 넘어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우리 교육의 현실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지금이라도 근본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알다시피 국사교과목은 이미 그저 암기대상으로 전락해 그마저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이 된지 오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는 역사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직접 뽑게 된지 불과 30년도 되지 않았고 여전히 경제 민주화를 비롯해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게다가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부터 벌어진 각종 사건들로 인해 민주주의는 이미 위기에 처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심각함을 더해가고 있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관련 문제가 그 대표적인 사건이다.




시국선언의 힘


며칠전부터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여러 대학 총학생회의 연이은 시국선언이 발표되고 있다. 단순한 입장발표가 아니라 학생들의 여론이 모아져 준비된 선언이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를 권력기관에 의해 벌어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현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도 중요한 요구사항이다. 기성세대가 하지 못한 일을 학생들이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와 함께 각계각층의 목소리도 모이고 있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국선언은 사실 투표를 제외하고 국민이 행사할 수 있는 일상적 권력이 없는 현실에서 어찌보면 힘없는 외침일 뿐이다. 하지만 지난 1960419일에도 맨 처음에는 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있었다. 80년 광주에서도 876월항쟁에서도 학생들의 민주주의를 위한 목소리는 늘 사회에 경종을 울려왔다. 그 외침이 지금까지 민주주의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



민주화를 왜곡해서 사용하는 연예인을 욕만 할 것이 아니다


3.1절이 뭔지 모르는 어린 세대를 보며 한숨만 쉴 일이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대해 함께 외치고 그 의미를 지켜나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사에 대한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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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위험한 곳이다. 

사악한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이다


- 아인슈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