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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제 꿈은 늘 '과학자' 였습니다. 


태권브이를 보던 시절에도 전 철이(훈이였던가?)의 발차기보다 김박사의 하얀 가운이 더 멋져보였습니다. 중학교 다니면서 우주에 심취하던 시절엔 천문학에, 세상이 궁금해지면서부터는 물리학에 빠졌고, 뉴튼과 갈릴레오, 아인슈타인은 저의 우상이었습니다. 

기계와 전자장비에 대한 관심으로 결국 대학은 전자공학과를 들어갔고, 세상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지금은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지금도 전 인터넷 뉴스에서 IT분야를 제일 자세히 봅니다. 


역시 사람이란 변하는 걸까요.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아이를 키우고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져서인지, 스스로 찾게 되는 관심사가 많이 달라지더군요. 특히 요즘은 예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누가봐도 그림이나 음악보다 자동차나 스마트폰이 더 어울리는 공대출신의 아저씨인건 마찬가지입니다. 요즘도 뭘 만들거나 기계를 만지는건 여전히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림이나 사진전시회가 더 탐이 나고,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고 뭔가 그리고, 또 그런 것들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자꾸 자라납니다.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게 바로 드로잉입니다. 



드로잉과 창작면허


드로잉이 여러가지 의미로 쓰이긴 합니다만, 여기서의 의미는 종이와 펜 하나만 가지고 하는 그림그리기를 이야기합니다. 물론 그리고 나서 채색도 할 수 있고 그 방법도 여러가지입니다. 그런데 굳이 단순하게 그리는 드로잉을 이야기하는 건 언제 어디서든 쉽게 그리고 자유롭게 펜 가는데로 그리는 그 방식에서 나오는 힘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드로잉이 미술에서의 소묘나 크로키, 스케치와는 별도로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기도 합니다. 


어쨌든 요즘 드로잉에 부쩍 관심이 생기면서 어쩌다 도서관에 가면 늘 드로잉 관련 코너를 꼭 뒤져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책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창작면허 프로젝트'입니다.


창작 면허 프로젝트
국내도서>예술/대중문화
저자 : 대니 그레고리 / 김영수역
출판 : 세미콜론 2009.08.27
상세보기


책의 내용은 제목에 있듯이 바로 운전면허를 따는 것 처럼 창작면허를 따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단계 한단계 친절히 안내하는 매뉴얼 같은 책입니다. 하지만 정작 드로잉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많이 하지 않습니다. 그럼 무슨이야기를 하냐구요?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예술가라 하니 거창하긴하네요. 그런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진짜 내용이 바로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이 드로잉을 잘 하기 위한 실습 교본이나 지침서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텐데요. 정작 그런 기술적인 면보다 드로잉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 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제 막 고개 가누는 법을 배운 아기는 혼돈 속에서도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안다, 자기가 어딨는지 전혀 알지 못하지만, 배울 각오가 되어 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면 아이들은 몰라도 아는 척하는 법을 배운다. - 애니 딜라드


우리는 늘 무언가 새로운 것, 새로운 생활, 새로운 도전에 대해 두려워합니다. 특히 나이 먹어갈 수록 이전까지 해보지 않았던 영역에 대해서는 새롭게 발 디디기보다 안전하고 해오던 방식을 선호합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스스로 창작자가 아닌 반복과 재활용의 달인이 됩니다.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열정적으로 만들어가기보다 일상에 찌들고 일에 쫒기고 돈에 매달립니다. 


책의 저자도 광고회사 중역 출신이었다고 합니다. 일 밖에 모르고 살던 잘나가는 광고쟁이였던 그는 어느날 우연히 그리기를 시작하게 되었고 자신의 인생자체가 그로인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는 드로잉을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세히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전보다 자세히 보는 과정에서 그전까지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되고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보게 되고 자신의 인생과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고 합니다. 드로잉이 인생을 변화시킨 것입니다. 


사실 저만해도 어린시절을 돌아보면, 정작 늘 기계나 과학에만 관심이 있었던건 아니었습니다. 우주와 세상에 대한 관심이 커진것도 만화책이었고, 늘 쉬는 시간엔 만화속 캐릭터를 따라 그리고는 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몸이 안좋아 쉬고 있지만 한동안 배우던 서예만 해도 예전부터 해보고 싶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스스로의 관심사를 가두고 창작과의 인연을 애써 끊어온 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스스로 일상에서 자신만의 창작열을 누르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당장 시작하자

삶의 시선과 창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드로잉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침서의 역할도 충실히 담겨져 있습니다. 게다가 저자는 그림그리기에 재능이 없어도 의지를 가지고 연습만 하면 누구나 드로잉을 잘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기 기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제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제대로 보면 제대로 그릴수 있고, 이를 통해 스스로의 삶도 훨씬 행복하게 그릴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으로 그림일기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드로잉이 삶과 함께 녹아들때 그림그리기는 삶의 태도가 되고 평생 지속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가방에 늘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 하나 늘었습니다. 바로 줄 없는 작은 노트입니다. 생각날때면 이렇게 뭐든 그리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서 자주 그리지는 못하지만 그 재미는 벌써부터 쏠쏠합니다.^^. 
좀더 진척되면 블로그를 통해서도 가끔 올려볼 생각입니다. 

자 이제 여러분도 창작면허 한번 따 보실레요~~~?


창작 면허 프로젝트

저자
대니 그레고리 지음
출판사
세미콜론 | 2009-09-24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내 안의 창작 본능을 깨우고 꽉 막힌 일상에 숨통을 틔운다!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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