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무브온과 유권자 운동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어딜가나 선거이야기입니다. 5년간의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을 뽑는 것이니 만큼 관심이 높은 것이야 당연할 테지만 사실 어딜가나 오가는 대화의 내용은 단순하기 그지없습니다. 결국 모든 이야기의 초점은 주요 후보들 중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로 모아집니다.


물론 선거에서 누구를 선택하느냐는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유권자의 주권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행동인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후보들 중 최고의 적임자를 고르는 것이 결국 선거임에 분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루소가 이야기 했듯이 '민주국가에서 국민은 투표하는 순간에만 자유롭다'는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5년 중 선거기간에만 스스로 이 나라의 주인이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이런 면에서 얼마 전 치러진 미국 대선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과야 다들 알다시피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지난번 미 대선에서부터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을 제외한 시민사회 세력의 개입이 점차 확대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조직이 바로 '무브온'입니다. 무브온은 비영리시민조직으로 정부나 정당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개진을 통해 정책을 반영시키고 후보를 지지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사실상 오바마가 처음 당선될 당시의 일등공신이라고 평가되고 있는 단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브온이 무조건적으로 민주당이나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일례로 사회보장정책 등 진보적 의제 관련 내용으로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경고를 한 바도 있습니다. 무브온은 현재 500만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고 자체 모금 활동으로 후보 선거비용까지 지원한다고 하니 대통령 후보들조차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무브온의 이러한 영향력의 원천은 바로 회원들의 활동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무브온이 책으로 출간하기도 한 나라사랑 50가지 방법을 보면 유권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적지 않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중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각자 알고 있는 정치 지식과 추천사항들을 공유하라’, 

온라인에 대해 큰 소리를 내라’,

선거 당일 최대한 투표가 이뤄지도록 하라’,

더 많이 읽고, 텔레비전 뉴스를 적게 보라’, 

편향된 보도에 반응을 보이라’, 

독자란에 기고하라’, 

깨끗한 선거를 지원하라’.


고인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이기는 길은 모든 사람이 공개적으로 정부에 옳은 소리로 비판해야 하겠지만, 그렇게 못하는 사람은 투표를 해서, 나쁜 정당에 투표하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나쁜 신문을 보지 않고 또 집회에 나가고 하면 힘이 커진다. 작게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된다. 하려고 하면 너무 많다.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을 할 수도 있다."





얼마 전 제가 활동중인 단체에서 진행한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하는 1인시위에 참여했습니다. 갈수록 낮아지는 투표율에다가 비정규직 확대에 비례해 투표하기 어려워지는 사람들도 늘어 가고 있는 와중에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선거를 앞두고 당일 투표장으로 향하는 것도 작지 않은 행동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밖에도 많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건이 안되면 온라인 SNS 등을 통해서라도 얼마든지 우리의 요구와 의사를 전달 할 수도 있겠죠


선거기간에만 이 나라의 주인이기 싫다면, 바로 지금 무엇이든 해보자구요. ~~


참고로 아래는 무브온에서 펴낸 '나라 사랑 50가지 방법'(MoveOn's 50 Ways to Love Your Country) 이라는 책에서 제시한 행동강령은 우리말로 옮긴 내용입니다. 


한국형 '나라사랑 50가지'를 소개합니다


1. 연대의 힘

2. 한 표가 중요하다

3. 미디어의 여러 얼굴들

4. 정치적 활동은 개인적인 것이다

5. 개인적 활동은 정치적이다.

 

이들 각 항목 별로 구체적인 행동강령이 담겨있다.

 

1. 연대의 힘

- 효과적인 온라인 청원을 시작하라

- 온라인 청원에 대해 적극 알리라

- 그 청원에 서명하라

- 각자 알고 있는 정치 지식과 추천사항들을 공유하라

- 온라인에 대해 큰 소리를 내라

- 대통령(과 다른 정치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라

- 당신 선거구의 국회의원 등 대표자들을 만나라

 

2. 한 표가 중요하다

- 무슨 일이 있더라도 투표하라

-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투표자들을 동원하라

- 특정 쟁점과 관련하여 투표자 등록을 조직하라

- 당신 사무실 직원들을 모두 투표장에 가게 하라

- 선거 당일 최대한 투표가 이뤄지도록 하라

- 아는 사람들중 투표하지 않는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호소하라

- (투표를 종용하는) 투표은행에 참가하라

 

3. 미디어의 여러 얼굴들

- 더 많이 읽고, 텔레비전 뉴스를 적게 보라

- 편집자에게 편지를 쓰라

- 편향된 보도에 반응을 보이라

-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사실에 관심을 갖도록 언론에 주의를 환기시켜라

- 광고를 내라

- 언론을 개혁하라

- 자신의 미디어를 만들라

- 독자란에 기고하라

- 정치적 (깨우침을 위한) 독서 클럽을 만들어라

- 무브온이 권장하는 미디어 자료들을 참조하라

 

4. 정치적 활동은 개인적인 것이다

- 국회에 편지를 보내라

- 당신이 선출하지 않은 관리들에게도 의사를 표현하라

- 깨끗한 선거를 지원하라

- 선거 캠페인에 자원 봉사하라

- 선거 캠페인이 잘 되도록 도움을 주라

- 당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직접 길거리로 나가 홍보하라

- 현역 선출자에 도전하기 위해 후보로 나서라

- 돈을 기부하라

- 집에서 파티를 열어 (정치적 공간을 넓히라).

- 효과적으로 청원을 하라

- 집회가 있으면 적극 참여하라

- 선출된 관리로 봉사하라

- 어디에 갇혀 있지 말고 열린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라

 

5. 개인적 활동은 정치적인 것이다

- 당신이 속해있는 공동체에 봉사하라

- (잘못된) 시 정책에 반대하라

- 전국적 쟁점들을 지역 단위에서도 반응을 보이라

- 시위에 참여하라

- (인권 등을) 보호하는 법률이 잘 이행되도록 하라

- 헌법 개정작업을 유도하라

- 사회적 책임을 하는 그런 일자리를 구하라

- 당신 가족과 함께 행동하라

- 정치적 견해를 나눌 수 있는 작은 모임(살롱)을 주최하라

- 당신이 가지고 있는 돈이 힘을 발휘하도록 하라

- 다른 사람들이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 있도록 도와주라

- 예술 활동을 통해 당신의 견해를 밝히라

- 당신의 정치적 비전을 홍보하라


※ 본 글은 대구칠곡지역에서 발행되는 팔공신문에 기고한 글을 일부 수정 보완해 재 개제한 글입니다. 



 ☜ 제 글을 편하게 보시고 싶으신분은 여기를 눌러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