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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요. 약간은 우락부락하면서도 정감가는 특유의 표정? 아님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이라고 새겨진 글귀? 뭐 이정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오늘은 약간은 범상치 않은 장승들을 소개할까합니다.

얼마전 소개한 저희 동네 뒷산에 오르면 중턱 쯤에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너른 터가 나오는데요. 운동기구도 많이 준비가 되있고 벤치와 정자도 있어서 쉬어가기 참 좋습니다. (지난 글보기 ☞  "동네에 이런 뒷산 있습니까?" 함지산 청소 산행을 가다 )

바로 이 쉼터 한쪽 구석을 보면 늘 이 산을 지키고 있는 장승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예로부터 장승은 마을 입구나 산사의 시작에 서서 잡귀따위의 안좋은 것들을 쫒아주는 수호신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장승들도 산을 오르는 이들에게 짐짓 경고를 던지고 있는 것 처럼 보이더군요..^^.
그런데 이 장승에 새겨진 글귀들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차례로 보실까요..ㅎㅎ



언뜻보면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장승들입니다. 몇몇은 장승이라기보다 조각작품처럼 보이기도 하죠. 근데 보시는 왼쪽 첫번째 장승의 글귀를 보세요. 좀더 가까이에서 보겠습니다.


새겨진 글귀 내용은
"내가슴 시원하면 시원하면 상대가슴엔 못박힌다"
입니다. ㅋㅋ

재밌지 않은가요. 어떤 분이 이 장승을 세워놨는지는 모르지만 참 가슴에 못박힌 적이 많았나 봅니다..ㅡㅡ;...어쨌든 좋게 해석하면 남을 잘 배려하자는 이야기 같긴한데. 웬지 웃음을 참기 어렵더군요. 게다가 장승들의 표정마저도 짐짓 비아냥 거리는 듯 입꼬리가 올라가 있습니다.ㅎㅎ..
이 문구를 보면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의 의사표현에도 불구하고 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사람 있죠 왜. 앞으론 가슴 시원할때 누군가 가슴에 못박은 적 없는지 잘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장승은 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장난스런 조각품으로 봐도 무방하겠지만 어쨌든 여기도 문구가 있습니다.

"표현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올시다"

저 역시 사랑엔 그에 적할한 표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웬지 글귀의 위치들이 상당히 어색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자세히 보시면 각 장승의 모습이 원숭이와 닮았습니다. 게다가 자세도 참 요상하죠. 마치 벌거벗은 남녀의 모습 같습니다. 특히 가운데 장승은 좀 적나라하죠..ㅋㅋ

 

 

이 장승들은 등산로 양쪽에 하나씩 자리잡고 있는데요. 마치 군부대를 지키는 헌병같은 느낌입니다. 문구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쇠사슬에 묶인 거부보다, 훨훨 나는 거지새 되리라"

마찬가지로 좋은 말인 듯 한데, 좀 유치하다는 느낌입니다. 저만 그런가요..ㅎㅎ

그런데 이 장승들은 특이하게 앞뒤가 따로 각각 조각돼 있습니다. 물론 문구도 따로 있습니다.

 

" 인생은 하얀 뭉게구름 같은 것, 마음은 태평양 같이 넓게 하라"

문구 내용은 괜찮은 거 같은데요. 정작 수풀등에 가려서 등산객들이 자세히 읽어보고 가기가 쉽지 않겠더군요. 사실 저도 수없이 오르던 길인데도 불구하고 장승과 그 글귀를 자세히 본건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요.

재밌는 글귀는 없지만 단란한 가족의 모습같아 눈여겨본 오늘의 마지막 장승입니다. 꼬마로 보이는 장승들이랑 아빠 장승의 모습은 그나마 괜찮은데, 엄마 장승은 뭔가 불만이 가득한가 봅니다. ^^..혼자 짐까지 짊어지고 있어서 그런 걸까요. 표정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동네 뒷산에 오르실 일이 있으면 꼭 한번 찾아보세요. 재밌는 글귀를 지닌 산지킴이를 만나실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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