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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어떤 가수의 노래를 가장 즐겨듣냐고 누가 물으면 저는 주저없이 지금은 고인이된 김광석을 꼽습니다. 물론 저도 요즘 잘나가는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도 자주 듣고 좋아하는 가수들도 참 많은데요. 그래도 역시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단연 그가 불렀던 노래들입니다. 



대학시절 학교 축제에서 처음 들었던 그의 노래는 몇소절 듣는 것 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파고 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나름 알려지긴 했지만 지금 처럼 TV에서 볼수 있는 스타는 아니었죠. 오히려 거리의 가수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을 때입니다. 어린마음에 그의 모습을 보며 너무 멋져보여 기타를 배우기도 했으니 참 좋아했었던거 같습니다.


그가 떠난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는데요. 요즘도 그의 노래를 듣노라면 다른 노래들에게서는 느낄수 없는 깊은 감정의 파도를 느낍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김광석은 제가 살고 있는 대구출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대구 방천시장에는 김광석을 기리는 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라고 불리는데요. 근사한 기념관 같지 않은 거리에 마련된 추억의 자취들이 그의 노래들과 더욱 어울리는 곳입니다. 가면 저렇게 그는 늘 같은 모습으로 노래하고 있답니다.


대구에 살면서도 제대로 가보지 못하던 차에 올초 겨울 막바지였을 쯤 다녀온 흔적들을 담아봅니다.




사랑했지만 


아마도 김광석이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한 노래가 아닌가 싶네요. 첫소절 가사처럼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 왠지 마음이 쓸쓸한날 그의 노래만큼 더 어울리는 노래가 있을까 싶네요. 제가 아는 어떤 선배는 김광석의 노래는 그런날 너무 듣지 말라더군요. 너무 슬픔에 빠져든다고....위험하다고...



시장 한쪽 편 골목에 조성된 김광석 추모길에는 이렇게 첫머리에 방천시장과 그에 대한 이야기들이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김광석은 방천시장 주변에서 나고 자랐다고 합니다. 



방천시장은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재래시장 현대화 흐름속에서도 조금은 독특한 곳입니다. 각계 예술가들이 저마다의 솜씨를 모아 예술과 시장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예술시장도 열고 벽화며, 간판디자인, 문화행사까지 하나의 예술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시장 골목을 지나다보면 각종 아기자기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모습을 많이 만날 수가 있습니다.



추억과 노래 



벽화며 소품들은 그의 노래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들이 많습니다. 요건 보시면 아시겠죠.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입니다. 언뜻 보면 로봇같기도 하고 벤치같기도 하죠. 



아직도 영업을 할까 싶은 전당포 간판이 눈길을 끕니다. 철문이 마치 금고 같습니다. 




역시 예술이다 싶은 그림과 소품들도 참 많습니다. 물론 장난기 어린 작품들도 많구요.



김광석은 적지도 많지도 않은 앨범들을 발매했는데요. 정규앨범 4장, 리메이크 등등 꽤 많습니다. 그가 떠난후 추모앨범과 미발표곡들도 있어서 그의 이름이 담긴 앨범은 더 많은 데요. 그가 직접 낸 앨범들의 자켓을 이렇게 그림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김광석 거리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거리입니다. 동네 아저씨들이 심심치 않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더군요. 





그의 모습을 새롭게 담아낸 벽화들도 이어져있습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죠. 그의 노래가사나 그가 했던 말을 소재로 꾸민 작품들입니다.







진심이 담긴 노래


김광석이라는 이름과 그의 노래가 그가 떠나고도 이렇듯 사랑받는 이유는 아마도 다른 노래들에게서 쉽게 느낄 수 없는 진심과 진정이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슴으로 부른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그의 노래들은 멀리 있지 않고 우리네 삶과 거리와 골목에 너무나 잘 어우러집니다. 




예술과 추억과 노래와 이야기가 어우러진 방천시장 김광석 거리는 그렇게 사람냄새 나는 우리의 이웃의 거리이며 내가 사는 골목의 모습그대로 입니다. 


골목길을 마주보고 말하지 못하는 사랑이 있고,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가 다닐 것 같은, 지친 걸음 쉬는 이들에게 일어나라며 힘을 주는, 그의 노랫말 처럼 그의 노래는 그의 힘입니다. 



거리를 다 돌아보고 나오는데 유난히 골목길안에서 파지를 정리하는 노부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그의 노랫말속 60대 노부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이렇게 그의 노래는 우리네 삶속 곳곳에 스며 있습니다.

오늘도 그의 노래를 들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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