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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예고 했던데로. 올레길 8코스 2탄입니다.
올레길을 다녀왔다고는 하지만 고작 8코스 하나만 완주했을뿐인데 이렇게 연달아 포스팅하려니 조금 찔리네요. ^^. 하지만 그만큼 올레길이 너무 좋았다..라고 하면 그냥 넘어갈수 있을까요...헤헤.. 


어쨌든 앞선 글을 못보신분들은 위 링크를 참조해주시기 바라구요. 지난 글에 이어서 제주도 올레길 8코스를 다시 뚜벅뚜벅 걸어가 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올레길이 관광의 섬 제주도를 둘러보는 길이다보니 일부 코스는 각종 숙박 시설 등을 지나게 됩니다. 조금은 올레길을 상업적으로 활용한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어쨌든 이들도 제주도의 일부이니까요. 일부러 피해갈 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보시는 사진속 표시판도 그런 장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테마파크 처럼 꾸며진 한 숙박 시설의 부지를 통과하는 길에서 만났는데요. 잘꾸며진 잔디밭이 왠지 이질적이지만...나름 귀여운 표지판이죠. ^^


아마도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텐데요. 표지판을 따라 조금만 가면 나오는 이 바다가 보이는 벤치.....네..바로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현빈과 하지원이 첫 키스를 나누던 바로 그자리입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본 드라마라 다시금 감동이 밀려오더라는....ㅎㅎ..


아니나 다를까 부근엔 이렇게 친절하게 촬영지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반갑기는 했지만 사실 좀 감흥이 순식간에 사라지더군요. 아~~길라임....


조금은 아쉬웠던 것도 잠시뿐... 곧이어 나타난 제주도 특유의 항구와 이국적 풍경들 앞에 어느새 다시 올레꾼으로 돌아온 스스로를 보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저런 멋진 곳에서 멋진 요트를 타는 스스로를 상상하기는 어렵지만..뭐...눈으로 보는거야...ㅎㅎ..


올레길을 따라가면서 좋았던 점 중 하나가 바로 이렇게 잠시만 길을 가면 또다른 풍경들이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할까요. 바다에 흠뻑 취했다가도 이렇게 나무로 채워진 터널같은 길이 어느새 올레꾼을 반기고 있습니다.


바닷가를 빠져나와 오르막을 제법 오르더니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역시 제주도는 바다도 좋지만 온 섬을 지켜보고 있는 한라산의 정취도 그에 못지 않죠. 구름에 꼭대기가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역시 포스가 풍깁니다. ^^


전망대를 지나 이어진 나무길을 따라가다보면 이렇게 멋진 조망이 나타나는데요. 바로 천지연 부근 산세를 둘러싼 곳입니다. 마치 요새같은 분위기가 나는 곳입니다. 


내려와서 보면 또다른 느낌인데요. 가족단위로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혼자 좋은 구경하는 것 같아....살짝..미안하더군요. 담번엔 꼭 가족들과 함께 와야겠다 다짐해봅니다. 참 어제부턴가 완연한 겨울인데요. 제가 갔을때는 늦여름이었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좀 춥긴하군요. ㅎㅎ



천지연 지구를 지나서 좀더 가면 중문지구가 나타납니다. 워낙 제주에서도 알려진 관광지역인지라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텐데요. 화려한 시설들을 살짝 패스한 다음 제가 들른 곳은 바로 '색달 해녀의 집'입니다. 


바로 해녀분들이 직접 운영하는 음식점입니다. 마침 제가 갔을때는 식당이 공사중이라 앞마당에 이렇게 한분씩 파라솔을 놓고 임시 야외영업을 하고 계시더군요. 올레꾼이라 표가 나는지 들어서자마자 자리에 앉아서 먹고가라고 연신 손짓을 하십니다. 


마침 배가 고팠던 차인지라 얼른 한군데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일단 뭘 먹을까 살펴봤는데요. 정작 메뉴는 다채롭지 않습니다. 두어달 된지라 이름은 까먹었습니다만 메뉴는 물고기 회와 낙지 밖에 없더군요. 어쨌든 직접 잡아오신 생물을 직접 그자리에서 손질해 주시는지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침이 꿀쩍 넘어갔습니다. 참 낙지는 보통 이야기하는 낙지가 아니구요. 돌문어입니다. 뻘이 없는 이동네에서는 돌문어를 낙지라고 한다더군요. 


서비스로 끼워주시는 고동과 소라 한접시에 회와 낙지까지 ....바다를 보며 즐기는 그 맛은 잊을수가 없네요. 참..해녀할머니의 배려로 여기다 라면도 한 그릇 끓여서 먹었답니다.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고 나서니 바로 옆에는 중문 해수욕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도 확 바다로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역시 저에게는 올레길이..있으니까요. ㅎㅎ.


그런데 앗..올레길이 끊어진 곳이 나타납니다. 바로 올레길 8코스 상에 있는 해병대길인데요. 낙석으로 인해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폐쇠됐다는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보시는 절경의 해안을 따라 가는 길이 바로 원래 8코스인데요. 경고문을 보니 아예 차도로 빠져 올레길을 벗어나서 가다가 사진에 보이는 절벽지역을 지나 다시 합류하라고 되어 있더군요. 


그래도 일단 오기가 생기기도 했고 아예 막아놓은 것은 아닌지라 갈 수 있는데까지는 더 가보기로 했습니다. 


역시나 해안에는 주상절리가 나무젓가락 묶음처럼 자리하고 있습니다. 참..볼때마다 신기하다니까요.



위에서 보았던 해안을 따라 오다가 뒤를 돌아보니 캬..하는 감탄사가 절로 납니다. 내려와보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낙석 위험 표지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곳부터 약 400미터 구간이 위험하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이때 아마도 제가 무언가에 씌였나 봅니다. 위험 표지판을 보고도 왠지 이길로 계속 가보고 싶더라구요. 낙석이 위험하다지만 뭐 조심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스물스물....ㅡㅡ;.. 


결국 저는 맘 단단히 먹고 계속 길을 이어 갔습니다. 그런데 얼마가지 않아 아~~~..이건 아니구나 싶더군요. 사진에 보시듯 해안을 따라가는 길 바로 옆에 깍아지른 바위 벽들이 이어져있고 제가 보기에도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바위 조각들이 너무나 많더라구요. 게다가 바닥에는 온통 바위...ㅡㅡ;...한발한발 걷기도 힘이드는데 머리위에선 언제든 떨어질 준비가 된 바위...그야말로 조마조마한 살떨리는 순간이었습니다. 


4킬로미터 보다 더 길게 느껴졌던 4백미터를 그렇게 심장 쿵쾅거리며 아슬아슬하게 지나 뒤를 보니....아...~~ 정말 살았다 싶더군요. 평소엔 제가 워낙 위험한 일은 절대 안하거든요. 내가 미쳤었구나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는..쩝..

이 글 보시는 분들은 저처럼 말 안듣고 이 코스를 무식하게 지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하겠습니다. 정말 후회 하시게 됩니다. 꼭 돌아서 가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바위 해안을 지나니 해병대길이 드디어 나타납니다. 해병대길은 말그대로 해병대에서 조성한 길이라 지어진 이름인데요. 원래는 해녀들만 다니던 길을 해병대에서 장병들이 직접 돌을 고르고 길을 놓아 사람들이 다니도록 한 것이라고 합니다. 역시..무적 해병...^^


그렇게 해병대길을 지나고나면 길게 이어진 해변도로를 따라 가는 코스입니다. 역시 좀 지루해도 안전(?)한 길이 최고라는...ㅎㅎ


보시는건 올레길 코스에 있는 바닷물 수영장입니다. 발 마사지도 할 수 있는 나름 잘 갖추어진 수영장이랍니다. 깊지도 않고 아이들이 놀기엔 안성맞춤이더군요. 


올레길을 가다보면 다른 올레꾼들을 만나게 된는데요. 다정해보이는 커플 올레꾼들을 괜히 뒤따라가며 담아보았습니다. 참 보기 좋죠.. ^^


역시 올레길이 보여주는 바다와 산책로의 조화.....멋지죠. 


올레길은 역시 사람만 다니는게 아닌가 봅니다. 도로를 닦느라 발라놓은 시멘트가 채 마르기도 전에 흔적을 남긴 친구들이 괜스레 반갑습니다. 녀석들 발 좀 찝찝했겠습니다. ㅎㅎ


가다보면 이따금씩 이렇게 작은 항구도 만나게 됩니다. 여건만 된다면 저 게스트 하우스에 묶었다가 올레길 다른 코스도 다 돌아보면 좋겠다 싶었는데요. 기약은 없지만..언젠간 기회가 또 오겠죠. 


거의 8코스 종착지인 대평포구에 다다랐습니다. 올레꾼들의 지친 발걸음을 아는지.. 보이는 풍경들이 참 잔잔합니다. 방파제에서 낚시대를 드리운 저 아저씨의 모습도 왠지 물고기에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ㅎㅎ..


멀리서 빨갛게 보였던 등대가 가까이서 보니 어느새 넘어가는 햇살을 뒤로하고 빛깔을 잃어갑니다. 


이렇게 올레길8코스를 완주했습니다. 전 준비를 안했지만 올레길에는 이렇게 코스마다 인증용 스탬프찍는 곳이 있습니다. 전 그냥 구경만...


모든 끝은 새로운 시작과 만나있습니다. 8코스가 끝나는 이곳도 9코스의 시작이네요. 속으로 언젠가 다시 꼭 오마 다짐을 해 봅니다. 


올레길 8코스를 이렇게 다 돌아보셨는데요. 안내판에는 대략 5~6시간거리라고 나와있는데요. 워낙 담고 싶은 장면들이 많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가며 와서인지 거의 7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포스팅도 2회에 걸쳐 이렇게 많은 사진을 싣게 됐는데요. 스크롤 압박을 드린 듯하여 죄송하기도 하지만...그나마 많이 줄이고 엄선했다는 말씀 드립니다. 

요즘 전국의 많은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올레길과 비슷한 트레일 코스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올레길은 단연...최고라고 확신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앞으로 제주도 찾으시는 분들께 정말 강추드립니다. ~~~~!!!

제주올레길 안내 ☞ https://www.jejuoll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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