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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7년 전 이맘때
참 유난히 더웠죠.
모두들 산으로 바다로 더위를 피해 떠나는 최고의 여름휴가철
특유의 대구 여름 더위가 유난히 기승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때 떠난 한 선배를 만나는 날이었습니다.
매년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모여 추모제를 열고 그의 영전에 하얀 국화꽃을 전합니다. 
간소하지만 정성 가득 담긴 음식으로 제사도 지내고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죽고사는 것이야 누구에게나 운명이라지만. 
세월 앞에 누구나 잊혀지겠지만,
여전히 살아남은 이들과 이어진 이들도 있습니다.

세상을 향한 희망을 위해
서른아홉해 길지 않은 인생이었지만
가진것 모두를 바친 사람
기억하는 것 만으로 힘을 주는 사람.

영기형, 형이 참 보고 싶습니다. 


 

목백일홍

- 도종환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 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게 아니어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며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어

가만히 들여다보니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 게 아니다

수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 올려
목백일홍 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없이 꽃잎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 거듭나는 것이다



이웃분들 모두 잘 지내고 계신가요. 거의 두달만에 남긴 포스팅이네요. 오랜만인데 조금은 가라앉는 글이라 송구합니다..^^.. 오늘 낮에 7년전 떠난 한 선배의 추모제가 있었습니다. 그때 나눈 추모시를 다른 분들과 나누고자 올려봅니다. 제 일상도, 제 블로그도, 우리모두의 내일도 거듭나고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쨌건 좀 길었던 자체 블로그방학을 마감하고 8월엔 좀더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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