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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텃밭에 새싹이 돋았습니다. 세상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지만 그동안 때아닌 꽃샘추위에다가 봄같지 않은 봄을 지나면서 도통 소식이 없었는데요. 씨앗을 심은지 2주 정도만에 새싹들이 하나둘 땅을 비집고 솟아 올랐답니다. 

아마도 그동안 정작 씨앗들도 무거운 흙 사이를 뚫고 나오느라, 때늦은 쌀쌀한 날씨와 싸우느라 고생이 많았을텐데요. 이제 겨우 손톱만큼 자랐을 뿐이지만 그 자체로 감동입니다. 사실 어찌보면 별것 아니기도 하고 심으면 으례 나는 것이겠거니 할수도 있겠지만.. 거창하게 생명의 신비니, 땅이 주는 교훈이니 들먹이지 않더라도, 직접 심은 씨앗들이 힘차게 차고 올라오는 모습은 그 자체로 왠지 모를 희망과 행복을 전해줍니다. 

참 힘나는 소식이 별루 없는 요즘이지만 저 새싹들처럼 모두다 힘내서 어깨마다 놓인 짐들 훌훌 털어내고 새롭게 시작하는 봄이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역시 사설이 길었네요. 그럼 이제 우리 귀여운 새싹들 구경해보실까요.  ^^

텃밭일기 / 2011년 4월10일 



가장 깊이 심었지만 가장 힘차게 땅을 뚫고 올라온 녀석인데요. 뭔지 모르시겠죠. ^^. 바로 완두콩입니다. 어릴적 생물시간에 한번 심어보고는 처음인것 같은데요. 잔뜩 뭔가를 거머쥔것같은 모습으로 쑤~욱하고 올라왔습니다. 늠름하죠..하하. 


같은 날 심은 콩들이지만 생긴모양도, 키도 제각각입니다. 이녀석은 뭔가 아직 기지개를 덜 켠듯. 기우뚱합니다. 


진작에 올라올 줄 알았던 텃밭의 터줏대감 상추 싹입니다. 실패한 거 아닌가 싶을때쯤 조금씩 올라오더군요. 나름 땅을 고른다고 골랐는데 새싹들의 머리위 흙과 작은 돌멩이들이 비집고 나오기가 꽤 힘들었나 봅니다. 


요 녀석도 무거운(?) 돌 옆을 비껴서 올라왔네요. 미리 알았으면 치워줬을텐데..^^. 애썼다 내 새끼...


상추는 씨앗을 꽤 많이 뿌렸는데요. 완두콩과 마찬가지로 자라나는 모습이 참 다양합니다. 같은 자리에 심은 새싹들이지만 크기도 다른것이....각기 자리자리에서 가장 적합하게 자라나오는 것이겠죠. 


마치 합창을 하듯 군데군데...속속들이 올라온 새싹들이 재잘 거리는 것 같지 않나요. 쫑알쫑알...재잘재잘...^^. 


처음 텃밭에 심었던 부추도 꽤 올라오고 있습니다. 옮겨 심은 녀석들이라 자리를 잘 못잡으면 어쩌나 했는데. 이젠 꽤 이사한 고랑에 맘을 붙였나 봅니다. 그래도 부추전이라도 부쳐먹기엔 아직 멀었겠죠. ^^

첫 파종한 녀석들이 다 올라온건 아닙니다. 함께 심은 깻잎은 아무래도 발아를 실패한 모양입니다. 대체로 파종하는 종자들의 발아율이 6~70% 정도라고 하는데요. 상추와 완두콩은 꽤 많이 올라왔는데 깻잎들이 하나도 올라오지 않은걸 보면...뭔가 잘못 심은 것 같기도 하네요. 좀더 공부를 해봐야겠습니다. 


새싹을 촬영하던날 남은 고랑에 감자도 심었습니다. 쬐끄만 밭에 뭘 그리 많이 심냐고 타박하는 분들도 있겠습니다만, 저희 텃밭의 모토가 다품종 소량생산을 지향하는 지라..ㅎㅎ

감자는 심는 방법이 여러가지인데요. 씨감자를 사서 심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싹이난 감자를 잘라서 심는 방법을 많이 씁니다. 보통 집에서 싹이난 감자는 버리게 되는데요. 크기에 따라 반이나 4분의 1정도로 잘라서 심으면 싹이 그대로 자라서 올라오게 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감자의 자른 단면이 각종 균에 오염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별도로 소독을 하거나 짚 등을 태운 재를 발라서 심으면 좋다고 합니다. 전 일단 귀찮기도 하고 제대로 공부를 안한터라 일단 그냥 심었습니다. 다음편에서 이 감자들의 경과를 보고드리기로 하죠. 


감자는 자라서 덩쿨이 생기니까요. 간격을 적당히 띄워서 심어야 합니다. 괜히 많이 심겠다고 촘촘히 심었다가는 낭패입니다. 채소처럼 나중에 솎아내기도 어려우니까요. 


그리고 심을때는 감자가 충분히 다 묻힐만큼 파고, 보시는 것처럼 싹이 위쪽을 향하게 넣고 심어주시면 됩니다. 


마치미 따라나선 울 딸래미도 한손 거들고 있습니다. 감자도 직접 넣고 흙도 덮어주었는데요. 고사리 손으로 심은 자리를 두들기면서 이야기도 했답니다.

 "감자들아 잘 자라라...~~" ...^^


새싹도 나고 새롭게 감자도 심고나니 또 한번 뿌듯해집니다. 한참 가물었던 지라 물도 흠뻑 줬답니다. 사진엔 아직 땅이 바짝 마른게 보이시죠. 사진 찍고 나서 듬뿍 줬으니 걱정놓으시고..^^.

농작물들은 주인 발자국 소리듣고 자란다던데요. 자주자주 가서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고보면 우리네 모든 일이 다 그렇죠. 정성들인만큼, 애쓴 만큼 결과도 따르는 것이니까요.

다음 텃밭일기에서는 텃밭 2호도 공개하겠습니다. ^^. 기대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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