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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도 어느새 중순에 이르렀는데 여전히 꽃샘추위는 두꺼운 외투를 못벗게 하는군요.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유난히 긴 것 같은데요. 날씨도 추웠지만 기름값도 오르는 통에 더 그런 것같습니다. 역시 없는 사람들에겐 겨울이 더 힘드나 봅니다. 


며칠전 찬바람 씽씽 부는 통에 옷깃을 여미며 길을 걷다가 한무더기의 꽃을 만났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냥 스쳐지났을텐데. 마침 카메라도 들고 있었고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이제 가나부다 실감이 나서 반가운 마음에 담아봤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아직도 못다핀 꽃망울들이 가득하더군요. 두터운 껍질을 비집고 나오는 이들도 우리네 겨울마냥 힘든 시기를 참고 견뎌냈을테니 참 대견합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여기저기서 마치 작년 가을부터 미리 약속이나 한듯이 함께 돋아나고 있습니다. 


조금 서두른 녀석들은 벌써 꽃망울을 한껏 피웠습니다. 하얀색의 꽃잎과 노르스름한 꽃술들이 참 소박하게 이쁘네요. 다들 알아보셨나요. 네 바로 매화입니다. 


봄을 앞서 피어나는 꽃 매화는 참 익숙하면서도 쉽게 알아보기 힘든 꽃인데요. 3월말경 피기 시작하는 벚꽃이랑도 비슷하고 이래저래 사촌벌되는 꽃들이 많아서 더 그런 듯 합니다. 


이쪽에는 풍성하게 피었네요. 매화는 장미과 낙엽소교목에 속하는 꽃나무로 열매인 매실은 꽃보다 더 유명하죠. 매실을 활용하는 방법만 해도 몇차례 포스팅으로 안될만큼 유용한데요. 꽃도 마찬가지로 여기저기서 등장합니다. 그중에서도 아마 실제 꽃보다 화투짝에서 더 많이 보셨을 텐데요. 예전 이야기속 일짐매도 이 매화가지를 포식으로 남겼었죠. 봄이 오기전 겨울에 피어난다 해서 소나무, 대나무와 함께 세한삼우라고도 하더군요. 


매화는 가장 비슷한 벚꽃과는 다르게 무리지어 피지 않고 한두 송이 정도가 가지에서 뻗어난 작은 가지에 피어납니다. 화려하고 수북한 벚꽃보다 조금은 수줍고 소박하다 하겠습니다. 꽃모양도 약간 다른데요. 벚꽃잎이 홈이 살짝살짝 나있어서 꽃이 화려해 보이는데 반해 매화는 둥그스름한 테두리를 가지고 있어서 좀더 수더분한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도 화려한 벚꽃도 좋지만 이렇게 이른 봄 추운 겨울의 흔적을 뚫고 나온 매화도 참 대단하고 이쁜 꽃인 것 같습니다. 


아직 망울을 못 떨친 저 대기자들을 보세요. 아직 날이 덜풀려 힘이 좀 부치나본데요. 어쨌든 봄은 오고 곧 하나씩 꽃한송이가 될 테죠. 

매화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자연의 섭리란게 이렇게 자연스러운데. 우리는 우리네 삶에 부는 겨울바람속에 스스로 망울 떨치고 나올 엄두도 못내며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말이죠. 
어쨌든 이제 봄을 알리는 수많은 꽃들이 피어날 텐데요. 한참 꽃들이 만개한 시절이 아닌, 봄을 알리려는지 미리 핀 매화는 이것도 자신의 숙명이라며 기뻐 할런지 궁금합니다. 

여러분도 아직 추위가 매섭지만 주변을 좀 돌아보는 오늘 하루 였으면 합니다. 아마도 발치 어디쯤 봄을 입에 물고 매화 한송이가 달려와 있을런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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