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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그것도 심야시간대에 극장을 찾았습니다. 새삼 느끼지만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한다는 걸 새삼 느꼈는데요. 화면의 크기도 크기지만 몰입해서 볼 수 있는 환경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제 영화 리뷰에는 감상에 지장이 있을만한 스포일러가 없으니 안심하고 보셔도 됩니다. ^^ 하지만 늘 그렇듯, 가능하면 영화를 보시고 리뷰를 보시는 걸 더 추천해 드립니다. 


부당거래, 개인적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하고 있던 영화입니다.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류승완 감독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치가 있으니까요. 그의 전작들은 거의다 본것 같은데요. 특히 [아라한장풍대작전]이나 [짝패] 같은 경우 류승완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연기력 하나만큼은 나무랄데 없는 배우들도 한 몫했구요. 

어쨌든 좀 살펴보니 최근 개봉작 중에서는 흥행면에서도 나름 성공했고 류승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라는 평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상투적이지 않은 스토리 라인과 짜임새 있는 구조는 영화적 재미에서 만큼은 흠잡을 데가 없다는 의견이 많구요. 
거기다가 내용 또한 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면서도 도덕책을 읊는 방식이 아닌 피튀기는 밑바닥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색다른 통쾌함이 있는 것 같더군요. 류승완식 액션이 덜어내졌다는 평가를 보고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지만 너무 알고 보면 또 재미가 없으니까요. 그정도에서 일단 극장으로 출동..~~^^


재밌는 영화 부당거래

일단 영화를 보고난 느낌은 재밌는 영화라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영화를 구분하는 기준이 재미있나, 없나 거든요. ㅎㅎ. 이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스토리상에서의 짜임새가 얼마나 인과적이냐, 즉 말이 되느냐 하는 것인데요. 부당거래는 그런면에서 참 잘 짜여진 이야기다 싶습니다. 왜 저럴까 싶은 구석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다는 건 상당히 스토리에 공을 들였다는 이야기니까요. 
거기다 상투적인 권선징악에 얽매이지 않은 면도 일단 맘에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영화에는 사실 선이라고 할만한 착한 인물은 등장하지 않으니까요.  선한 인물이 없으니 꼭 딱히 징악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어진 것입니다. 그저 나쁜 놈만 잔뜩 나오는...ㅡㅡ;. 

누가 더 나쁜 놈인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라는 영화가 있었죠. 줄여서 놈놈놈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부당거래]에는 모조리 나쁜놈 뿐입니다.  이른바 [나쁜 놈, 더 나쁜 놈, 더더 나쁜 놈]인 셈입니다. 
주요 캐릭터가 이렇습니다. 연쇄살인범, 부패경찰, 조직폭력배, 부동산투기꾼, 썩은 검사... 뭐 우리 사회 어두운 쪽을 책임지는 이들은 모두 총 출동한 모양새입니다. 경찰이 폭력배와 결탁해 가짜 범인을 만들고 폭력배는 그 대가로 이권을 챙기고 검사는 스폰서 뒤를 봐주며 주머니를 채우고 부동산 업자는 그 뒷줄로 투기를 하고 비리경찰과 스폰서 검사는 서로 경쟁하며 자신의 이익을 관철합니다. 이렇게 서로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은 어디 하나 빈틈없이 얽히고 섥혀 촘촘하게 서로를 묶고 있습니다. 누가 더 나쁜 놈인지 경쟁하며 추악하게 말이죠. 


제일 나쁜 놈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제 느낌에는 역시 제일 나쁜 놈은 있었습니다. 얽히고 섥힌 먹이사슬안에서도 웬만해선 도태되지 않는 이들이죠. 바로 썩어빠진 검사입니다. 영화에서도 결국 위기에 빠지지만 슬쩍 넘어가는 분위기로 끝나버리는데요. 다들 죽고 찔리고, 파탄에 치닫는데도 불구하고 역시나 싶게 살아남습니다.

이는 현실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렇게 온나라가 떠들썩 하도록 수많은 증거와 증언들까지 나왔지만 스폰서 검사들은 한명도 처벌 받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검사들의 비리와 관련된 자들은 괜히 높은 분들 입에 올렸다가 쇠고랑을 차는 일도 허다합니다. 통계를 보니 비리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검사는 많았지만 법적인 처벌을 받은 검사는 눈 씻고 봐도 없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일행 중 한명이 농담삼아 던진 말이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역시, 이것 저것 다 필요없어, 검사를 해야돼~"

이런 생각에 너무 빠지면 영화가 재미없어 질려나요. ^^. 어쨌든 부당거래, 재밌는 영화임에 분명합니다. 류승완 감독의 다음 영화도 꼭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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