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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그동안 벼르고 벼르던 낙동강 4대강 사업 현장순례를 다녀왔습니다. 환경단체들은 물론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학계를 비롯한 전 국민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MB정부는 못들은 척 밀어부치고 있는데요. 그 4대강사업의 현장을 꼭 한번 가보고 싶었거든요. 특히 4대강 중에서도 가장 많은 보가 세워지고 있고 제가 사는 대구 인근을 흐르는 낙동강은 여러모로 우려 또한 가장 큰 지역입니다. 

이날 순례는 일요일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는데요. 강바닥 준설현장, 보공사가 진행되는 현장을 둘러보기에 앞서서 달성습지를 먼저 방문했습니다. 순례 코스를 그렇게 잡은 탓도 있지만 달성습지가 이번 4대강 공사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살아있는 하천의 모습을 먼저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본격적인 공사 현장은 다음번 포스팅을 통해 전해드리기로하구요. 오늘은 함께 달성습지로 떠나보겠습니다. 


달성습지 입구에 세워진 안내문입니다.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소중한 지역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아래를 보니 대구광역시장이라고 잘 보이게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알려지고 있는데로 대구시는 이 소중한 지역, 달성습지를 4대강 사업과정에서 싹 쓸어버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바로 '에코워터폴리스' 프로젝트라는 것인데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달성습지를 중심으로한 지역 전체를 대규모 위락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얼마전 4대강사업을 다룬 PD수첩에서도 소개가 됐었죠. 
변변한 산업시설하나 없이 쇠락해가는 대구경제를 살리겠다는 거창한 명문을 내세우고 있습니다만, 결국 자연습지를 파괴해서 개발이익을 챙겨보겠다는 수작이겠죠. 

'에코 워터 폴리스' 개발안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이 제안한 것으로, 낙동강변 대구 화원유원지와 고령군 다산면 일대를 대규모 관광단지로 만든다는 구상.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연계해 4대강 종합홍보관과 수상레저시설, 수상리버뷰 호텔, 글로벌테마파크, 리버파크 빌리지 등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

에코-워터폴리스(Eco-Water Polis) 개발 구상(안) ⓒ 대구경북연구원




어쨌든 4대강 삽질의 한 부속물이라 할 수 있는 이 에코워터폴리스(이름도 참 거창합니다..ㅡㅡ;)가 현실화 되면 달성습지는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습지를 바라보는 일행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이 뭍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길가에서 들어서면서 보이는 달성습지입니다. 넓은 들판 같은 곳에 온갖 잡목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간간히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달성습지를 자세히 소개하는 안내판이 입구에 잘 세워져 있었습니다. 안내문의 내용대로 달성습지는 '습지보호지역' 및 '야생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 되어 있습니다. 


입구 언저리에 답사를 온 저희 일행을 해바라기가 맞아주네요. ^^. 꽃에 앉은 나비도 함께 말이죠..ㅎㅎ


이날 답사에서 해설을 맡아주신 분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텐데요. 제 블로그 이웃인 앞산꼭지 님입니다. 앞산터널 공사반대에 이어 낙동강을 지키는 일에도 가장 앞장서고 계십니다. 정기적으로 낙동강 탐사를 하면서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계시답니다. 


습지에 들어서기에 앞서서 달성습지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는 중입니다. 근데 이날도 함께 길을 나선 울 꼬맹이가 주머니에 손까지 넣고 먼산을 보는 군요..ㅎㅎ 제 딸이지만 너무 귀엽네요..ㅋㅋ


해설을 듣고 나서 보는 습지의 모습은 또 다르더군요. 인간의 탐욕앞에 생존의 위기에 처한 습지와 그속의 생명들에게 참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요즘 연일 뙤약볕이었는데요. 이날은 마침 날도 좀 흐리고 간간히 비도 내려서 큰 더위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제대로 된 길이 없는 습지라 다니기가 불편하더군요. 모두들 발 아래를 잘 살피면서..천천히...^^. 


보시는 곳은 금호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지역 하천입니다. 이름이 진천천입니다. 


저희가 이 진처천 옆을 지나서 금호강 합류지점으로 걸어갔는데요. 웬지 물 빛깔이 거무튀튀하더군요. 역시나 앞산꼭지님 말씀이 검은 색 빛을 띄는 것이 바로 오염 물질들이라고 합니다. 4대강 사업의 중요한 근거로 수질 정화이야기를 많이 하던데요. 역시 강의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이런 지류들의 관리를 잘 하는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흘러들어오는 물에 대해서는 제대로 관리도 안하면서 강 바닥을 긁어대는 건 가렵지도 않은 남의 다리 긁는 거랑 똑같은 짓인 것 같습니다. 


오수들이 유입되 물이 매우 탁합니다. 이대로 금호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습니다. 


진천천 건너편을 보니 새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멀리서 봤을때는 잘 날아다니던데요. 저희들을 지켜보면서 경계하는 모양입니다. 


습지 안쪽으로 가면 갈수록 수풀이 많이 우거져 있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기 쉽지 않아서 각종 동식물들이 맘 껏 살아갈 수 있는 거겠죠. 


저희 가족도 그랬지만 이날 아이들을 데리고 참가한 분들이 많았는데요. 풀이 많은 길이라 대부분 아이들을 안거나 업고 다녀야했습니다. 가족간의 정은 애틋해졌지만 아빠들은 헥헥...거렸다는..ㅎㅎ


습지 칩입자들을 지켜보는지 머리위로 새 한마리가 다니고 있습니다. 저 새들에겐 저희도 불청객이겠죠. 


습지 안쪽에는 이렇게 이름 모를 풀이 많이 우거져서 일행들이 다리를 많이 긁혔습니다. 날씨가 더웠지만 긴 바지를 입고 갔어야 했더군요. 저도 반바지 입고 상처가 제법 낫답니다. ^^


억센 풀밭을 지나니 이처럼 키가 큰 풀이 우거져 있었습니다. 습지엔 참 다양한 식물들이 맣더군요. 어떤 풀은 저보다도 키가 훨씬 컸습니다. 


보이는 곳이 바로 금호강과 낙동강 합류지점 부근입니다. 최근 비가 좀 와서인지 물살도 꽤 있더군요. 


다들 모여서 앞산꼭지님의 해설을 또 한번 듣습니다. 여러가지 들었는데 몇가지 기억이 안나는 군요. ㅎㅎ. 담번에 뵈면 다시 물어봐야겠습니다. 


요 사진은 울 마나님이 올리지 말라고 했지만 일단 슬쩍 걸어봅니다. ㅎㅎ. 비도 내리고 땀도 흘려서 좀 초웨해 보여서 싫은가 봅니다. 그래도 울 딸래미가 잘 나왔으므로...하하. 


보시는 곳을 중심으로 두 물길이 만납니다. 담번 포스팅에서 요 지역을 위에서 내려다본 풍경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물과 물이 만나 폭이 좁아지면서 여울이 일고 있습니다.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쪽입니다. 멀리 사문진교가 보입니다. 


물을 뒤로하고 습지를 돌아 계속 들어갔는데요. 가다보니 이렇게 희안한 나무가 있더군요. 버드나무 같아 보였는데 온통 덩쿨이 감싸 거대한 동물을 보는 듯 했습니다. 이런 습지가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이겠죠. 마치 거대한 매머드를 보는 것 같더군요. 


갑자기 비가내려 렌즈에 방울이 맺혔습니다. 그래도 나름 운치 있죠...ㅎㅎ


촉촉히 내리는 비는 습지가 다 보듬어 또다른 생명들이 자라는 자양분이 되겠죠. 다만 사람들만이 이 비를 피하느라 분주해졌습니다. 그래도 마침 비가 내리기 시작할때쯤 달성습지 답사를 마쳤습니다. 위기에 처한 달성습지를 뒤로하는 기분이 그리 깔끔하지는 못했지만, 4대강사업을 잘 막아낸다면 달성습지도 지킬수 있을테니까요. 좀더 힘을 내야지 싶었습니다. 


달성습지 잘 보셨나요. 사진이 많아 스크롤 압박이 좀 있었을 텐데요. 불편하셨겠지만..양해를..^^ 
살아있는 생명의 보고라는 습지, 게다가 도심 인근에 이렇게 넓게 펼쳐진 달성습지를 꼭 지켜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저희 일행은 본격적으로 4대강 사업 현장을 찾아 출발 했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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