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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도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유례없이 8표를 찍어야 하는 선거인데다 교육의원, 교육감선거에 많은 후보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거리에는 유세차량이 넘쳐납니다. 소음도 소음이지만 누가누군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더군요. 한편 문득 이번 선거를 보면서 인쇄소나 현수막집, 각종 홍보 관련 업계는 최대의 호황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주변에선 미리 창업 했어야 했다는 한탄도 들려옵니다. ^^



그런데 나라 전체가 선거에 시끌벅적한 요즘. 며칠전 저희 동네 거리에서는 이상한 선거방송이 울려나왔습니다.


“동천동에 친북좌파가 웬말입니까? 발을 못부치게 해야합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사는 대구는 여당인 한나라당의 초강세 지역입니다. 동천동은 그중 대구 북구에 있는 동네입니다. 이야기를 좀더 풀어보면 즉 제가 사는 동네에 친북좌파 후보가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참고로 동천동 지역은 여권후보를 이래저래 제외하면 이런 말을 들을 후보가 딱 한명 민주노동당 구의원 후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발언을 현직 국회의원이 대구시장 한나라당 후보 차량에 타서 확성기를 통해 하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정리하면 현직 지역구 국회의원이 대구시장 후보 선거차량에 탑승해 확성기를 통해 큰 소리로 동네 구의원 후보더러 친북좌파라고 외치고 다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동네 선거에서 친북좌파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자체가 이해하기도 힘들지만 그런 이야기를 현직 국회의원이 하고 다닌 다는게 참 어이가 없더군요. 자기 당의 지역구 지방의원 후보들을 돕겠다는 의도였겠지만 동네 구의원 뽑는데 색깔론까지 들고 나오는 한나라당의 바닥을 본 느낌입니다.


현재 대구는 비례대표 몇 석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방의회를 한나라당이 싹쓸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혹여나 구의원 한 석이라도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있어서 일까요. 어쨌든 무리해 보이는 이런 발언에 유권자들은 어떤 생각이 들런지 궁금합니다. 적어도 요즘 세상에 “아니 그렇다면 친북좌파는 몰아내야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몇이나 될까 싶긴 하네요.


어쨌든 선거 전체적으로 보면 후보가 넘치는 양에 반비례해서 여전히 선거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아지고 이로 인해 매우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는데요. 이런 모습이 소위 말하는 보수층의 결집에는 도움이 될거라는 얄팍한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기다 선거에 대한 불신과 외면을 키우면 그것도 손해볼거 없다 싶겠죠. 정작 이들이 원하는 게 이런 정치 혐오의 증폭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하여간 가뜩이나 역대 지방선거는 계속해서 투표율이 낮아져 왔는데 여러 곳에서 걱정들을 많이 하시더군요.


과정이 어떻게 됐든 향후 4년간 지방정부와 의회를 꾸려나갈 일꾼들을 선출하는 만큼 신중하고도 적극적인 투표가 필요할텐데요. 밉더라도 꼭 신중하게 투표 많이들 해야겠죠. ^^


참 저는 꼭 투표하고나서 두고 봐야겠습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이 국회의원이 무슨 말을 할런지 말이죠. (- +)


- 주권닷컴(www.jukwon.com)에 실은(2010.5.28) 글을 일부 수정하여 재발행한 글입니다.
- 선거기간임을 고려하여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대구 북구 출마자와 국회의원을 검색하시면 쉽게 찾으실수 있습니다. 
-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고 쓴 글이니 욱하시는 분들은 댓글로 표현해주시기 바랍니다.
- 오랜만에 포스팅을 했습니다. 이웃분들께는 선거가 끝나면 따로 인사드리죠. ^^

+ 추가
지역 일간지에서 이에 대한 기사가 오늘 떴네요. 보시면 참고가 될 거 같습니다.
[영남일보] 기초의원 선거에 "색깔론 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