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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처가에 들렀다가 재밌는걸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보자마자 "아하~"하시는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바로 추억의 최신가요 미니 악보집입니다. 물론 요즘 어린친구들은 잘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보면서...ㅎㅎ.


요즘은 노래보다는 가끔 티비 드라마에 나오는 가수겸 탤런트 '이지훈'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데요. 꽤 시간이 흘렀음을 짐작 할 수 있게 합니다. 제목은 너무도 깔끔하게  "최신가요" 입니다. 사진만으로 잘 모르시겠지만 아주 작은 사이즈의 미니 책자입니다. 제 손이 좀 크긴 합니다만 손바닥에 딱 맞는 크기였습니다. 

표지를 보시면 당시 최신가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녹색지대의 '괜찮아', 지니의 '바른생활', 박상민의 '애원' 등등 조금은 가물가물하지만 어렴풋이 기억나는 노래들입니다. 
그리고 한쪽에는 애독자 펜팔, 최신 히트곡 모음이라고 적혀있네요. 무슨 소리야...하시는 분들을 위해 뒤에서 다시 설명을 드리죠..^^. 


펼쳐보면 이렇게 작은 공간이지만 빼곡하게 노래한곡의 악보가 다 실려 있습니다. 제 손이 등장하니 유난히 책이 작아보이는 군요..ㅡㅡ;.


위 사진을 클릭해도 좀 더 크게 보실 수 있겠지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무기여 잘 있거라" 라는 박상민의 노래 악보군요. 이렇게 불렀었죠..

"한 여자가 다섯번째 이별을 하고 산속으로 머리 깍고 완전하게 떠나버렸데..~~"

물론 노래방도 꽤 오래전부터 있긴 했지만 늘 돈들여가며 붙어 있을수는 없었던 많은 젊은이들이 이런 책자를 보며 최신가요의 가사와 악보를 보곤 했었습니다. 특히 통기타라도 좀 치면서 노래라도 부를라 치면 이런 악보집 몇개쯤은 꼭 가지고 다니는 걸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무진장 좋아했답니다. ㅋㅋ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얼쑤...^^.


오래된 책을 찾아서 보는 것만도 꽤 재밌었습니다만 정작 재밌는 건 요 사진에 있는 펜팔입니다. 책자는 거의 대부분 가요 악보로 채워져 있습니다만, 뒤쪽에 부록처럼 요렇게 펜팔 리스트가 함께 실려 있습니다. 
전국각지에서 펜팔을 원하는 사람이 등록하면 책자를 만드는 측에서 실어주는 방식인데요. 이름과 성별, 직업, 주소까지 아주 상세한 펜팔 리스트입니다. 


생각해보면 요즘 같이 개인정보가 귀중한 시절에 이렇게 자기 주소랑이름 나이, 직업까지 낱낱이 밝힐 사람이 아예 없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이런 책이 나올때만 해도 지금이랑은 많이 다른 분위기 였으니까요. 

"오랜동안 기억하고픈 누군가를 예쁜 봉투에 담다 보세요. 누군가에게 설레임과 기쁜을 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참 문구가 좋군요. 

그런데 펜팔 리스트를 보면 가장 많은 직업은 역시 군인과 학생입니다. 뭐 그렇다고 위문편지 쓸 정도는 아니구요. 대부분이 고등학생, 대학생이고 그다음이 군인입니다. 특히 군인들은 자기 부대 주소를 넣어뒀더군요. ^^. 

예전에도 생각했지만 이게 과연 효과가 있나 싶긴 합니다. 구색용으로 넣어둔건 아닌지, 일단 주변에서도 해본 사람이 없어서 말이죠. 혹 아시는 분 제보 부탁드립니다. ㅎㅎ. 


맨 뒤 페이지 입니다. 발행 날짜를 보니 1997년 4월10일입니다. 연도를 보니 왠지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만, 벌써 13년전이군요...ㅡㅡ;..
가격은 2천원으로 분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당시에도 2천원 정도면 그리 큰 부담은 아니었죠. 작고 싸고 펜팔도 하고....ㅎㅎ...당시의 최신가요 책자는 종류도 꽤 많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뒤표지입니다. 컴퓨터로 하는 노래방프로그램 광고가 있군요. 이름도 익숙한 나우누리도 반갑네요. 접어놓고 보니 역시 작은 책입니다. 아마 시력이 낮은 분들은 볼때 꽤 고생도 했겠네요. 컴퓨터와 통신관련한 환경은 정말 그사이 많이 변했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이 대중화 되기 전이라 여러가지 필요한 정보들은 결국 이렇게 책이나 문서로 가지고 있어야 하던 시절, 함께 머리 맞대고 악보를 보며 노래부르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여러분도 자기 집 책장에  이런 책 하나 없는지 한번 찾아보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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