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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은 120번째 맞는 세계 노동절이었습니다. 흔희 메이데이라고 불리는 노동절은 한때 우리나라에서 근로자의 날이란 이름으로 왜곡되기도 했지만 오랜동안 모든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노동절의 유래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잠시 확인하기로 하구요. 오늘은 제가 사는 대구에서 열린 '세계노동절120주년 기념민중대회' 풍경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날 행사는 대구 시내 중심가 부근에 있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렸습니다. 5월 첫날이 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날씨는 너무 화창하더군요. 때아닌 한파도 5월까지 좆아오진 못했나 봅니다. ^^. 
노조 단위로 참가한 분들이 많아서 각기 준비한 형형색색의 조끼와 모자가 특히 눈에 많이 띄더군요. 저는 시민자격으로 평소 모습 그대로.^^.


행사 시작과 함께 수많은 깃발들이 무대로 모여듭니다. 줄지어 입장하는 깃발들 뒤로 보이는 철골 공사현장이 마치 이들을 내려다보는 것 같습니다. 노동절에도 쉬지 않는 작은 사업장들이 많던데요. 저 철골 공사 현장에도 일하시는 분들이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동절 [, Labor Day]

메이데이(May Day) 또는 워커스데이(Workers' Day)라고도 한다.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휴일로서, 매년 5월 1일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9월 첫째 월요일, 유럽·중국·러시아 등에서는 5월 1일을 노동절로 기념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8·15광복 후 5월 1일을 노동절로 기념했으나,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1963년 4월 17일 공포, 법률 제1326호)에 따라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창설일인 3월 10일을 노동절 대신 근로자의 날로 정하여 기념했다. 그러나 1994년부터 다시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그 유래는 미국의 노동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 자본주의의 발달과 함께 성장한 독점기업은 국가권력과 결탁하여 노동자들을 착취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자신의 권익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와 미국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노동운동도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1869년 필라델피아에서 전국 노동조합 연합단체인 노동기사단이 결성되고, 1886년 미국 노동총연맹이 탄생하여 노동운동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 노동자들은 1886년 5월 1일 하루 8시간 노동을 위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 파업에서 경찰의 발포로 어린 소녀를 포함한 노동자 6명이 사망했다. 다음날 이에 격분한 노동자 30만 명이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기 위해 헤이마켓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시위중 갑자기 폭탄이 터졌고, 집회를 주도한 노동운동가 8명이 폭동죄로 체포되어 재판에서 5명은 사형, 3명은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을 헤이마켓사건이라고 한다. 그러나 7년후 노동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자본가들이 이 사건을 조작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국민을 경악케 했다.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1889년 7월 파리에서 열린 제2인터내셔널 설립대회에서는 미국 노동자의 8시간 노동을 위한 상황을 보고받고, 1890년 5월 1일을 '노동자 단결의 날'로 정하여 8시간 노동쟁취를 위해 세계적인 시위를 결의했다. 이렇게 메이데이는 시작되었다. 이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노동자의 연대와 단결을 과시하는 국제적 기념일로 정하여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두산대백과사전-


행사장 주변마당

노동절은 단순히 역사속의 기념일이 아니라 현재 노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속에서 과제를 찾고 이를 위해 연대하고 단결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행사장 주변에는 현재 우리사회가 처한 다양한 문제들을 알리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있다가 작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종태 열사의 사진전입니다. 곧 일주기가 다가와 추모사업준비가 한창인 것 같습니다.


최근 삼성이 여러가지로 문제인데요. 특히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많은 분들이 백혈병으로 쓰러져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도 있습니다. 


기초노령연금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연금수준에 대한 재고를 요구하는 내용의 코너입니다. 아직은 어려서 저에게 혜택은 없지만 노인분들에게 전해지는 노령연금이 턱없이 부족하더군요. 꼭 개선 되야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가지고 계신 4대강 문제를 알리는 코너입니다. 대구 주변에서 진행되는 낙동강 관련 사업을 통해 무너지고 있는 환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특히 지율스님께서 낙동강의 본연의 모습을 계속 담고 계시고 이를 현재 공사중인 결과들과 자세히 알리고 계시더군요. 


특히나 이날 새벽 국회에서는 노조활동과 관련해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몇몇 법안들이 통과되었습니다. 처리시한마저 넘겼으면서도 새벽에 날치기로 통과해 버렸는데요. 그래서인지 참가한 노동자분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크더군요. 


역시 가장 큰 이슈인 노동탄압에 대한 구호가 많이 보였습니다. 꽤 뜨거운 날씨였지만 모두들 당당하고 큰 목소리 함께 했습니다.  


무대에선 각계각층의 노동자들이 올라와 현재 정부의 노동탄압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여러가지 과제들을 짚어보았습니다. 


여러가지 유인물도 많이 배포가 됐는데요. 특히 그중에서도 MBC총파업관련 소식이 가장 눈길을 끌었던것 같습니다. 내용도 그렇거니와 티비에서나 보던 아나운서들이 함께 파업을 하고 있다고 하니 뭉클하더군요. ^^. 


뒤에 행진할때도 보실수 있겠지만 낙동강 골재노동자들이 준비한 대형 현수막입니다. [4대강사업OUT]이라고 씌여있었습니다. 정말 제발 OUT시켰으면 좋겠네요. 


모든 행사를 마치고 행진이 시작됐습니다. 제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경찰들이 도로도 통제하고 차선을 일일히 지켜주더군요. 다행이 이날 행진이 끝날때까지 작은 마찰도 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행진을 하면서 주변에서 거리를 걷는 시민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입니다. 꽤 높기도 하거니와 움직이는 차량위라 무서울 것 같은데요. 조곤조곤 이야기를 잘 하더군요. 멋져요..^^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행진이었지만 여러가지 다양한 퍼포먼스와 선전물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검은 천과 가면을 쓰고 행진하는 분들은 더운 날씨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장애인 분들도 많이 참가하셨더군요. 불편한 몸이지만 역시 노동절을 맞는 마음은 똑같은 거겠죠. 


교통신호를 조절하는 경찰관의 모습입니다. 


이날 행진이 꽤 길었는데요. 다리가 아프기 시작하니 요 꼬마 녀석이 제일 부럽더군요. ㅎㅎ


정말 강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을 위해서도 4대강 사업은 반드시 중단 되어야 하겠습니다. 

 
행진내내 저 커다란 현수막을 들고다니느라 고생들 많으셨겠죠. 그래도 눈에는 참 잘 띄더군요. 아마 지나는 시민들도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만들어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행진을 마무리하는 자리 주변에 걸려진 경찰의 현수막입니다. 뭐 좋은 말이긴 하지만 그동안 합법적인 집회 마저도 힘으로 꺽고 법이라는 이름으로 입을 막아온 경찰이 걸기엔 어울리지 않은 현수막이네요. 쩝..


1886년 당시 거리로 나왔던 노동자들과 지금의 노동자들의 주장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 인간다운 노동의 권리를 위해 거리로 거리로 나왔던 것이죠. 다리도 아프고 한번의 이런 자리로 문제들이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결국 힘을 합치고 연대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이니까요. 노동절의 교훈을 되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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