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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천안함 사고로 희생된 장병들의 영결식이 있는 날입니다. 청천벽력같은 이번 사고로 46명의 애꿋은 이 땅의 젊은이들이 희생됐는데요. 설마, 혹시나 하며 국민 모두가 사고 이후 오늘까지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봤습니다만 결국 이렇게 보내게 되는구나 싶습니다.

여전히 사고원인은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언론과 정부는 끊임없이 북한에 대한 원인설을 주입시키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정작 고인들을 그나마 평안하게 보내는 방법은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의문에 휩싸이지 않은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일텐데, 정부는 아직도 수많은 정보들을 통제하고 숨기며 사건을 왜곡, 축소하기에 바빠 보입니다.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러한 정부의 태도는 사건이 일어난 이후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되는 추모기간과 영결식은 그 의미가 퇴색 될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애통한 마음과 장병들에 대한 안타까움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 들이 떠나던 그 순간들에 대한 물음표가 가득한 지금, 국민들의 마음은 온전히 애도에만 집중 할 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전국 곳곳에서는 분향소가 마련되 많은 분들이 찾고 있습니다. 대구에도 지난 25일 2.28공원 분수대 앞에 분향소가 설치되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저도 지난 26일 분향소를 다녀왔습니다. 


[고 천안함 46용사 분향소]라고 안내판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대구 2.28공원은 작년 고 노무현 대통령을 위한 시민분향소가 차려졌던 곳이기도 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줄을 서가며 헌화와 참배를 했던 곳인 이곳에 다시 이렇게 46명이나 되는 억울한 죽음을 위한 분향소가 세워지니 참 마음이 씁슬하더군요. 


대형 천막아래 분향소와 방문객들을 위한 방명록등이 비치되 있었습니다. 위치나 모습들은 작년 시민분향소와 비슷하게 준비 됐더군요. 하지만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잘차려진 분향소였지만 뭔가 휑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조금 이른 오전 시간이라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전날부터 방문한 많은 분들이 남긴 방명록이 그간의 발걸음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희생된 장병들의 명복을 비는 국민들 모두의 글귀처럼 부디 모두가 평안하게 잠드시길 바랍니다. 


준비한 측에서는 방문객들에게는 국화를 한송이씩 나눠주었습니다. 역시 지난해 분향소와 국화꽃을 든 행렬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사진에는 담지 못했지만 분향소 양쪽에서는 군인분들이 꼿꼿이 서서 자리를 지키고 계시더군요. 


이제는 고인이 된 너무나 안타까운 46명 장병들의 모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새겨진 글귀처럼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당신들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분향소 한 곳에서 마음을 담아 전하기에 안타까운 희생자들이 너무 많구나 싶더군요. 한명한명 얼굴을 기억하기도 힘들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참배를 마치고 나서는데 가슴 속에서부터 계속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분향소를 나서는 발걸음이 사실 가벼울 수 없는게 당연하겠지만, 이번 천안함 사고는 그저 안타까움에 가볍지 못한게 아니라 풀리지 않는 의문이 여전히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한가지 짚고 넘어갈게 있는데요. 처음 분향소에 들어서면서 그나마 영결식이 끝나는 날까지라도 달고 다녀야겠다 싶어서 진행하시는 분들에게 근조 리본을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나눠주시는 분이 하시는 말씀이 

"리본이 부족해서요, 참배하시고 돌려주세요."

라더군요. 사실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정부와 지자체에서 분향소를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전국민들이 애도하고 함께 고인들을 보내기 위해 마련한 분향소에서 참배하는 잠시 동안 생색내기처럼 근조 리본을 달아달라는 것 처럼 느껴지더군요. 조금만 더 신경쓰면 근조 리본 정도 마련하는게 어렵지는 않았을텐데요. 비용도 얼마 하지 않는데다가 지난 월요일이라 아직 참배객들이 그리 많지도 않았을 때였으니까요. 제가 좀 예민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번 사건을 대하는 정부의 모습이 느껴져 씁쓸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이번에 희생된 장병들의 넑을 진정 위로하고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길은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고 티끌만큼의 의문이 남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부디 정부가 쓸데없는 생각은 버리고 국민들이 온 마음으로 이들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합니다.

다시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평안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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