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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가까워오면서 주말마다 결혼소식이 많이 들려옵니다. 매년 4월과 11월이면 가계지출에서 결혼식 축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부담이 될 정도입니다. ㅡㅡ;  예식장들은 주말마다 넘쳐나는 손님에 반갑겠지만 말이죠.

얼마전에도 가까운 후배녀석의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집안의 경조사마저도 미루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던데. 역시 결혼식 만큼은 예외이더군요.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이니 만큼 연기나 취소가 안될 말이니 하객들도 마찬가지겠죠. 어쨌든 으례 결혼식의 일반적인 진행 수순에 따라 사회자가 소개를 하고 식이 진행됐습니다.


주례 없는 결혼식

그런데 신부와 신랑이 입장을 하는데도 무대라고 해야하나요 하여간 예식장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어야할 주례선생님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잠시 기다리니 사회자가 이날 결혼식에는 주례선생님이 없다고 안내를 합니다. 형식적이기 쉬운 주례사 대신 신랑신부가 서로에게 쓴 글을 낭독하는 순서를 가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요즘 이렇게 주례 없는 결혼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더군요. 주례 선생님을 못 모셔서 예식장에서 따로 소개한 전문 주례인을 세워서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있다하니, 그럴바엔 오히려 이런 방법도 괜찮다 싶었습니다.
어쨌든 두 사람이 서로에게 써온 글을 읽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정성과 사랑이 담겨있는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신랑이 부르는 축가

그런데 신랑, 신부가 서로에게 편지를 읽어준 후 갑자기 신랑이 마이크를 고쳐 잡더니 한쪽으로 신호를 보냈습니다. 잠시뒤부터 노래반주가 흘러나오는데요. 곡목은 요즘 프로포즈용으로 인기있는 '이승기의 결혼해줄래'였습니다.
전주가 거의 없는 곡이라 바로 노래를 시작하는데 부르는 건 바로 신랑이었습니다. 평소에도 노래를 좋아하고 마이크 잡는데 흥미가 있는 후배이긴 했는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예식 중간에 노래를, 그것도 신랑이 직접 부르는데 하객들이 상당히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신랑의 열창에 하객들은 박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열정적인 신랑의 노래를 듣고나니 조금은 딱딱한 예식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아오르더군요..ㅎㅎ..


뒤를 이어 축하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신랑의 대학후배들이 준비한 공연이었는데요. 10여명의 후배들이 각자 춤과 노래, 반주까지 맡아 대규모(?) 축하공연을 펼쳤습니다. 곡목은 잘 기억이.ㅎㅎ..하여간 버라이어티한 공연에 역시 하객들은 너무도 즐거워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더군요. 신부의 지인들이 준비한 공연이 또 준비가 됐습니다. 춤과 연주는 없었지만 차분하고도 흥겨운 노래가 이어졌습니다.


신랑의 축가에서부터 지인들의 축하공연까지 마치 콘서트를 보러 온것 같았습니다. 사실 요즘 결혼식이 상당히 형식적인 면이 많아지고 각종 결혼도움업체들이 만들어주는 정형화된 측면이 많아져 아쉬운 느낌이 들때가 많았는데요. 이날은 상당히 흥겹고 즐거운 결혼식이었습니다.
심지어 제 스스로도 요렇게 재밌는 결혼식 한번 다시 했으면 싶더라구요...물론 지금 아내랑..다시..ㅎㅎ..오해없으시길..

그러고 보니 최근 어디선가 진행한 설문에서 가장 기대되는 결혼식 이벤트가 뭐냐는 질문에 많은 신부들이 신랑의 축가나 편지를 꼽았다고 하더군요. 더불어 화려하지 않고 이벤트가 없더라도 경건하고 조용한 결혼식을 원하는 이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요즘 결혼식에 대한 많은 이들의 느낌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형식적이 되기 쉬운 면은 조금씩 바꿔가고 자칫 가벼워 질 수 있는 예식도 주의하는 분위기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4년전쯤 제가 결혼할때는 다른 것 보다 신랑신부가 함께 동시 입장하는데 의미를 두었던것 같습니다. 


흥겨운 결혼식이었던 만큼 후배 부부가 앞으로도 행복하길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더불어 저에게도 결혼식 문화에 대해 한번더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 였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직접 해보거나, 다른 사람들 결혼식에서 봤거나 해볼 계획인 결혼이벤트는 어떤게 있을까요. 댓글로 남겨주시면 재밌을 것 같네요. 기대해보겠습니다. ^^. (댓글 강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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