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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상주에 다녀왔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을 흠뻑 느낄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요. 이야기보따리를 차례로 풀어놓도록 하겠습니다. ^^

상주는 여러가지로 참 매력적인 도시지만 그중에서도 두가지로 유명합니다. 바로 자전거와 삼백인데요.
우선 전국적으로도 이름난 자전거의 도시인 상주는 도시전체가 자전거를 이용하기에 좋도록 여러시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곳곳의 자전거 보관소는 물론 자전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자전거 박물관'도 있습니다. 당연히 자전거를 이용하는 비율도 타 도시에 비해 막강합니다. 하여간 요내용은 조만간 따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구요.

오늘 이야기하려는 것은 바로 두번째 '삼백'에 대한 것입니다. 삼백이 뭐냐구요? ^^.  예로부터 쌀, 누에고치, 곶감, 이 세가지를 일컬어 삼백이라고 부르는데요. 상주가 옛날부터 이 삼백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쌀이랑, 누에고치의 경우는 그 비중이 좀 줄어든 것 같구요. 그에 비해 상주하면 곶감이라 할 정도로 여전히 '곶감' 하나만큼은 정말 상주를 대표하는 작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요즘이 바로 이 곶감을 만드는 계절입니다. 잘익은 감을 까서 말리는 어찌보면 단순한 과정이지만 역시 모든 부분에서 사람손을 거쳐야 하고 제대로 맛있는 곶감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성이 필요합니다.


동네 곳곳에 감나무가 가득합니다. 이미 많은 감들이 수확이 끝난 상황인데요. 아직 따지 않고 남은 나무인가보다 했는데요. 그런 경우도 있긴하지만, 감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격년으로 감을 많이 남긴다고 합니다. 해걸이라고 해서 다음해의 수확을 위해 기다리는 거죠.


이유야 어떻든 감이 가득 달린 감나무를 보니 미리부터 마음이 푸근합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주렁주렁 달린 감들을 따보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


수확된 감들은 일단 곶감으로만들기 위해 껍질을 벗겨야 합니다. 이 껍질 벗기는 일이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일인데요. 요즘은 손으로 깍지 않고 기계를 사용합니다. 사진에 보시는 어르신이 감껍질 깍는 기계를 맡고 계셨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듯이 일단 한쪽에 홈을 걸어 기계에 감을 장착하면 빠른속도로 감이 회전하구요. 여기에 적절한 힘으로 칼날이 닿으면 순식간에 껍질이 휘리릭 깍여나갑니다. 곁에서 보고 있으니 정말 신기하더군요..^^.


이렇게 깍여진 껍질 만으로도 양이 이렇게 엄청납니다. ^^


껍질이 깍여진 감은 따로 일일이 손이 가해져 말리기 좋게 준비됩니다. 뒷손질을 하는 아주머니의모습이 상당히 진지합니다. 역시 무언가 집중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자세도편안해 보이시죠. ^^


이렇게 해서 준비된 감입니다. 보시면 꼭지 자리에 고리가 하나씩 달려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준비된 감을 발에 하나씩 걸어 설치합니다.


오랫동안 달려있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조심조심 고리에 걸고 있습니다. 건시나 반시 등 감의 특성과 출하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4주에서 5주정도를 말리게 됩니다. 흔히 아시는 딱딱한 곶감은 더 걸리구요.


자 이렇게 일일이 달아맨 감들의 모습니다. 보기만해도 든든하죠. ^^. 바로 맛볼 수 없는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상주에서만 전국 곶감 생산량의 60%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마을 곳곳에 감나무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감의 고장이라 할 만한데요. 다른지역에서 생산되서 곶감 만드는 과정만 상주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상주지역이 곶감 생산에 좋은 기후와 습도, 풍량을 가지고 있는 것이겠죠.


실로 엄청난 양이죠. 제목에도 썼지만 입이 정말 쩍 벌어집니다. ㅎㅎ. 자세히 보시면 말려지면서 약간 쪼그라들고 색깔이 진해진 감들이 위쪽에 있습니다. 말리는 동안의 변화를 차례로 살펴볼 수가 있습니다. 제대로 익은 것일 수록 선홍색을 띄고 있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이날 함께 간 집사람이 깜짝 출연..^^...
요기 곶감 농장 하시는 분이 제가 아는 선배이기도 하고 가을이 좀더 깊어지면 곶감을 주문해서 꼭 먹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군침이 도는 군요.
간식으로도 좋고 술안주로도 좋은 곶감은 건강에도 참 좋은 음식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도 드셔 보셔야죠 ^^


<곶감>

  감을 저장하는 방식으로 매우 오래전에 제조방법이 창안되었으며 건시(乾枾)라고도 부른다. 감이 많이 생산되는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넓게 생산된다. 가을에 감을 따서 단단한 생감을 가린후 껍질을 벗겨 줄에 꿰어서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좋고 비를 잘 피할 수 있는 헛간에 장대를 걸어 높이 달아두어 말린다. 감의 떫은 성분이 사라지고 단맛이 베어나오며 시설(枾雪)이라 부르는 하얀 가루가 생기면서 곶감이 된다.
  곶감은 오래 저장할 수 있다. 곶감은 차례, 제사음식의 삼색실과의 하나로 빠져서는 안되며 수정과 등을 만드는 데도 두루 쓰인다. 또한 곶감을 넓고 얇게 저며 대접에 담고 꿀에 재었다가 잣가루를 묻힌 단자로도 만들어 먹는다.
  조선 후기의 조리서 〈규합총서 閨閤叢書〉에는 만드는 방법이 잘 나와 있으며 현재의 제조방법과 유사함을 알려준다. "음력 8월에 익은 단단한 감을 껍질을 벗기고 꼭지를 베어 큰 목판에 펴 놓아 말리되, 혹 비를 맞히지 말고 부지런히 말리어 위가 검고 물기 없거든 뒤집어 놓아라. 마르거든 또 뒤집어 말리면 빛이 검고 그 맛이 기이하다. 다 말라 납작하거든 모양을 잘 잡아 큰 오지항아리에 행여나 물기가 있을세라 조심하여 켜켜놓고 감 껍질을 같이 말려 덮고 좋은 짚을 잔뜩 덮어 봉하여 두었다가 곶감 거죽에 흰가루가 돋은 후에 먹으면 좋다. 농익어 무르려 하는 것은 썩어 문드러지기 쉬우니 단단한 생감으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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