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벌써 11월입니다. 
진한 파란색을 보여주며 한층 높아진 하늘, 막바지 추수가 한창인 들녘이 가을을 실감하게 합니다. 사람들의 옷차림은 하루가 다르게 두툼해지고 거리엔 어느새 제가 좋아하는 오뎅과 붕어빵 장사하는 분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갑니다. (^^)

가을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단풍, 추수, 햇곡식, 낙엽, 하늘, 독서.... 여러가지가 있을텐데요. 전 무엇보다 가을 먹거리의 대명사 전어가 떠오릅니다.ㅎㅎ. 바다에서 나는 물고기임에도 고소함이 먼저 떠오르는 전어 생각에 지금도 군침이 도는 군요..ㅋㅋ

얼마전 동네에서 철물점 하시는 형님 한분이 갑자기 문자메세지를 보내셨더군요.

"오늘 공짜 전어 먹으러 오세요"

전 보자마자 "오호라 이게 웬 떡이냐" 하면서 한참 전부터 군침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일단 바쁜일을 처리하고 좀 늦은 밤 시간 문자를 보낸 전어, 아니 형님을 찾아갔습니다. ^^. 제가 요런 자리엔 절때 빠지지 않습니다.

낮에는 철물점을 운영하고 밤에는 부업으로 작은 포장마차라고 할까요, 하여간 투잡을 하시는 동네 형님이신데요.
가자마자 숯불과 석쇠, 전어를 가지고 나오십니다. 제가 늦게 도착해서인지 앞서 다른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다들 가셨다고 하시더군요. 그래도 제게 줄 몇마리 남겨두셨다면서 얼른 불을 올리셨습니다. 에공 감격...^^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런 전어들이 뜨거운 불위에 올려집니다. 속까지 잘 익도록 칼집을 넣어주는 센스~~..^^. 전어생각에 급히 가느라 카메라를 못 챙겨서 폰카메라로 찍는 바람에 생생한 모습을 제대로 전하지 못해 아쉽군요.

특별한 사연이랄것도 없지만 마침 전어를 싸게 구할 수 있는데를 만나셔서 한번에 좀 많이 사시게 됐다더군요. 그래서 마침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서 전어 파티를 여셨다고 합니다. 저는 좀 늦게와서 조용하게 맛보게 됐지만 .. 요렇게 예고없이 펼쳐지는 전어 파티, 생각만해도 멋지지 않나요..ㅎㅎ


어느새 전어들이 먹기좋게 익어갑니다.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입에서는 침이 질질(ㅡㅡ;) 흐릅니다. ㅋㅋ. 가장 행복한 시간이죠.


자 이제 시식에 들어갑니다. 역시 소주한잔이 빠질수가 없습니다. 제 블로그 자주 오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많이는 못마셔도 애주가를 자처하는 편입니다..ㅎㅎ. 이날도 역시 대구 '참소주'를 곁들이며 냠냠...^^.

맛이 어떠냐구요. ㅋㅋ. 가을전어 구이 먹어보셨어요? 안먹어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가을전어는 사실 주로 회를 쳐서 많이 먹습니다. 크기는 작지만 잔뼈까지 회를 쳐서 먹는 그 맛은 다른 회들과는 사뭇 다른 독특한 맛과 씹는 즐거움으로 어엿하게 회의 세계에서도 일가(?)를 이루고 있죠. 하지만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전어구이는 또다른 전어의 맛을 전해주는 특미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가을전어의 맛을 표현하는 다양한 옛말들도 많은데요.

우선 예로부터 가을 전어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집살이에 고달파 집을 나간 며느리가 가을전어의 고소한 맛에 이끌려 돌아온다는 것인데요. 힘든 인생살이 중에서도 가장 힘들다는 시집살이에 시달려 집나갔던 며느리가 전어 맛에 돌아오기야 했을까마는 그래도 돌아오는 핑계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그리고 또 하나 가을 전어는 참깨가 서말이다 라는 말도 있죠. 참깨 하면 고소한 맛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참깨 서말이면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가을전어의 고소함이 그만큼 깊고 달콤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전어의 이 고소한 맛은 바로 전어가 함유한 지방질 때문인데요. 가을 전어는 봄에 비해 이 지방질 함유가 3배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이런말들은 실제로 오래된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는데요. 우리역사에서 해양생물에 관한 저서로 가장 오래된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보면 전어를 "기름기 많고 달콤하다"라고 언급되 있구요. 또한 조선말기 실학자인 서유구가 지은 농업백과사전 <임원경제지>를 보면 "가을 전어 머리엔 참깨가 서말"이라는 기록과 함께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서 파는데 사람들이 돈을 따지지 않아 전어(錢魚)라고 불렀다"는 어원도 나와 있습니다.

그럼 공부를 좀 더 해볼까요. ^^

전어 (Konosirus puntatus)
- 경골어강(硬骨魚綱 Osteichthyes) 청어목(靑魚目 Clupeiformes) 전어과(錢魚科 Dorosomatidae)


 전장이 15~31㎝이다. 주둥이가 아래턱의 끝보다 조금 나와 있으며, 등지느러미의 뒤 끝의 가시가 유난히 길다. 커다란 둥근비늘(원린)을 갖고 있으며 후부(喉部) 및 배쪽에 순판(楯板)이 줄지어 있다. 조금 누런빛을 띠는데, 푸른빛이 짙으며 등에 갈색의 반점들로 이루어진 세로줄이 여러 개 있다. 옆구리에 검은색의 커다란 반점이 1개 있으며 배쪽은 희다. 잔가시가 많으나 맛있으며, 식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는다. 산란기는 3월 중순에서 6월경이다. 근해성 물고기로서 여름은 외해에서 나고 10~3월경까지 내만·하구·기수역에 침입한다. 알은 부유성이고 만 1년 만에 성숙한다. 한국에서 중요한 수산물 중의 하나이다. 한국의 동해·황해 남쪽과 일본 중부 이남 연해에 많으며, 중국·인도·폴리네시아 등지에도 분포한다.

- 다음백과사전-
 
전어는 영양도 풍부합니다. 잔뼈가 많다보니 전어회의 경우 주로 뼈까지 썰어서 회를 치게 되는데요. 이렇게 섭취할 경우 칼슘양이 같은 양의 우유에 비해 두배나 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다른 생선과 마찬가지로 전어도 껍질에 영양이 많은데요. 비타민 B2, B3 (나이아신=니코틴산), B6 등이 많이 함유돼있습니다.

전 가을에 걸쳐서 전어는 제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주로 여러 전어 축제가 벌어지는 9, 10월 보다도 11월에 나는 전어가 가장 맛있다고 합니다.

그럼이제 깊어가는 가을, 전어 한번 맛 보셔야죠 ^^

 ☜ 제 글을 편하게 보시고 싶으신분은 여기를 눌러 구독해주세요
더불어 글에 공감하셨다면 아래 손등모양 꾹 눌러서 추천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