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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락 얼쑤패 정기공연 호남좌도 필봉굿 관람기

제가 일하는 단체에 부설로 운영되는 풍물패가 있습니다. "우리가락 얼쑤패"라고 부르는 사회인 풍물패인데요. 매년 가을이면 동네 주민들과 함께하고 있는 정기공연을 지난 주말 저희 동네 공원 마당에서 열었습니다.
 
사실 요즘 티비가 아니면 보기힘든 공연이 아닐까 싶은데요. 꽹가리, 장구, 북, 징이 어우러지는 우리민족 고유의 가락 속으로 한번 빠져 볼까요...~~^^

잠깐, 그전에 우선 이해를 돕기위해 풍물에 대해서 살짝 공부를 좀 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풍물굿] 이란

일제 강점기에 한국의 전통 문화를 비하하기 위해 농민들이 하는 음악이라 하여 ‘농악 (農樂)’이라는 말로 불렸다. 농악이란 말이 문헌상 처음으로 기록된 것은 1936년 조선 총독부에서 발행한 《部落祭》라는 책에서였다. 따라서 농악이란 말은 일제 강점기 때에야 비로소 생긴 말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농악’이라는 말은 한국 전통 문화를 비하하는 말이기 때문에 이 이름을 바꾸기 위해 이름을 풍물, 풍물놀이 혹은 풍물굿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예전부터 사람들은 이 놀이를 '매구', '풍물', 풍장', '두레', '걸궁', '걸립' 등으로 불렀다. 연주 예능으로 보는 경우 '굿친다', '金鼓친다', '매구친다', '쇠친다'라 하고, 악기를 통해 말할 때는 '굿물', '풍물'이라 불렀다. 또, 종교적 예능으로 보는 경우에는 '굿', '매굿', '地神밟기', '마당밟기'라 하며, 노동 예능으로 볼 때는 '두레'라 하고, 풍류 (風流)로 해석하는 경우에는 '풍장'이라고도 불렀다. 그 가운데 30~40년 전부터 쓰이기 시작한 말이 "풍물놀이" 또는 "풍물굿"이다. 따라서 우리가 종종 들을 수 있는 "농악"이라는 단어는 쓰지 말아야 할 단어다.

-위키피디아-

보통 흔하게 사물놀이라고 부르는 것은 풍물굿에 이용하는 4가지 악기(꽹가리, 북, 장구, 징)를 실내악용으로 재편성해 앉아서 공연하면서 김덕수 사물놀이패에서 붙인 이름입니다.

결론적으로 농악은 일제시대때 풍물을 비하하며 불렀던 적절치 않은 명칭이구요. 사물놀이와도 구분해서 풍물굿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보실까요../(^^)/~~


공연에 앞서 흥을 돋구고 주민들에게 다시금 시작을 알리기 위해 공원주변을 쭈욱 돌면서 길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락 얼쑤패] 이름이 세겨진 만장이 당당하게 펄럭입니다. 


길놀이를 돌아와 한껏 흥을 돋구고 있습니다. 다들 표정이 참 환하죠..^^


공연 시작에 앞서 고사를 지냅니다. 막걸리와 돼지머리가 있으니 단촐한 고사상이지만 푸짐해 보입니다. ^^..역시 돼지머리는 웃고 있습니다.


첫번째 공연은 밀양오북입니다. 5개의 북이 주인공이 되어 힘있고 웅장한 소리를 내며 공연이 펼쳐집니다. 보통 풍물공연에서 북은 주인공이라기보다 베이스에 가깝습니다. 기교면에서도 장구나 꽹가리를 따라가기 어렵죠. 하지만 심장에 가까운 소리를 내는 북 공연은 나름의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남자분들이 치는 북소리는 참 힘이 있더군요.



북을 치는 모습이 참 신나고 힘차보이지 않나요..^^..두번째 사진은 이날 공연에 객원멤버라고 할까요. 꼬마 소고 연주자인데요. 저래뵈도 공연에 참가중인 부모님을 따라 자주 연습에 참가해서 비록 소고더라도 상당한 끼와 재능을 가지고 있는 유망주랍니다.ㅎㅎ.


둥둥둥둥 아직도 심장과 함께 울리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 공연은 초청공연이었는데요. 경북 성주에서 활동중인 전문 직업풍물패인 별고을광대에서 특별히 창작 판소리 공연을 해주셨습니다. 단아하게 앉아있는 고수의 모습입니다.


판소리하면 모두들 춘향가, 심청가를 떠올리실텐데요. 이 판소리는 우리 생활의 이야기를 가지고 직접 창작한 판소리입니다. 익숙하고도 현실속에 있는 이야기들이라 귀에 더 쏙쏙 들어옵니다. 참 잘하시더라구요..^^


공연이 펼쳐지는 내내 동네 주민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구경을 합니다. 이날 날씨도 매우 좋아서 돗자리깔고 간식먹어가며 공연을 보시는 주민들이 참 많았습니다.


세번째 공연은 진도북놀이입니다.
요건 직접 보신분들이 거의 없을 것 같은데요. 북을 마치 장구처럼 양손에 북채를 잡고 연주하는 북놀이입니다.



일반 북보다 좀더 섬세하고 화려해서 여성들의 공연에 적당합니다. 이날 진도북놀이 공연자들은 복장도 다른 공연에 비해 알록달록했답니다.


이어서 두번째 초청공연이 이어졌는데요. 바로 동래학춤입니다. 요것도 못보신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잠시 또 공부를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

[동래학춤]

부산동래에서 전해오는 민속무용.
동래는 예로부터 황새가 많아 주민들이 황새의 모습을 관찰하여 학의 청초함과 우아한 몸짓 등을 소박한 민속의 율동에 담은 춤이다. 민속무용중 조류()의 동태가 율동화된 유일한 춤으로, 궁중무용 중 학무()에 비해 민속적 특징이 두드러진다. 꽹과리 ·징 ·장구 ·북 등 타악기가 중심이 되고, 굿거리장단으로 반주한다.

- 네이버 백과사전-

이제 아셨죠..^^..저도 이참에 공부좀 하는 군요.



이날 공연은 특별히 윤상순 선생님께서 해주셨는데요. 사실 저도 이쪽은 문외한이라. 나중에 다시 소개드리겠습니다..ㅎㅎ. 하여간 춤사위가 정말 학처럼 너울너울 춤을 추더군요. 예전 선비들도 저렇게 춤을 췄을까요 ^^


이어 이날 정기공연의 마지막이자 하이라이트인 [호남좌도 필봉굿]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다른 공연이 짧은 시간동안 레퍼토리를 한번에 펼치는 방식이라면 필봉굿은 하나의 잔치입니다. 시간도 꽤 걸릴뿐아니라 중간중간에 관객들과 함께 놀기도 하고 먹을것을 먹기도 하는 열린 형식의 공연이랍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말씀드리면 풍물굿도 어느 지역에서 전승되었느냐에따라 지역적 특색이 있고 그에 따라 좌도와 우도로 나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호남좌도필봉굿은 전라도 임실 필봉마을에서 300년째 전승되어온 마을 풍물굿인데요.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제 제11-마호로 지정되어있습니다. (필봉굿 보존회 홈페이지 참조)


어쨌든 규모도 크고 관객들과 어울어지는 굿 한판 벌인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죠. ^^.
한참 공연에 열중하는 모습인데요. 형형색색의 띠를 두르고 꼬깔을 쓴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필봉굿의 특징 중에 하나가 바로 보시는 잡입니다. 악기를 들고 연주하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구성요소로서 색시/양반/할머니/대포수/땡중 으로 구성됩니다. 관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나 해학적 부분을 담당합니다.


요분이 대포수 입니다.


색시 잡색인데요. 화려한 한복에도 불구하고 색시라 하기에 뭔가 어색하죠..ㅋㅋ


이날 공연에서 태평소를 맡은 학생입니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인데요. 앞쪽 북놀이 공연때 본 작은 여자아이의 오빠입니다. 역시 어릴때부터 부모따라 연습과 공연에 참가하면서 풍물을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바쁜 학교공부에도 불구하고 태평소를 따로 배우며 특기로 가꿔가고 있답니다. 멋있죠..^^


이제 공연 막바지 구경하던 주민들까지 함께 끼여들어 어깨춤을 추며 즐기고 있습니다. 왼쪽에 저랑 쭈야도 흥겹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찾으셨어요...?^^


모든 공연을 마치고 기념촬영.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내년 정기공연때 까지 또 맹렬히 열심히 연습, 연습.....!!....ㅎㅎ...

+덧붙임+
포스팅이 좀 길어져서 더 싣고 싶었던 내용을 많이 줄여 아쉽네요. 어쨌든 우리의 가락이 더 많은 분들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이런 공연도 더욱더 많아 졌으면 합니다. 주변에서 우리가락 공연이 있으면 꼭 한번씩들 가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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