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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지역신문을 뒤적이다가 황당한 기사를 보게 됐습니다. 제가 사는 대구 북구에는 변호사가 한명도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법 없이도 산다면서 변호사가 필요없다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한번쯤 각종 형사사건이든 민사사건이든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법적인 해결이 필요한 경우는 살면서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이때마다 사실 좋든 싫든 필요한 사람들이 변호사죠. 그래서인가요 언제부턴가 거리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자주 봤던것 같은데 정작 제가 사는 동네에는 변호사가 없다하니 황당했습니다. 웬지 촌구석에 사는 주민이 된 듯한...ㅡㅡ;.


기사는 대구경북연구원의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돼 있었는데요.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지역 변호사 1인당 인구수는 6천732명(2008년 12월말 기준)입니다. 비교를 하면 서울(1천555명), 광주(6천106명) 다음인 수준입니다. 반면 경북은 1인당 인구가 무려 4만4천414명으로 16개 시·도 중 세 번째로 많다고 합니다. 참고로 전국 변호사 1인당 평균 인구수는 5천655명이라고 하는 군요. 언뜻 봐도 느낄수 있듯이 변호사 수에서 서울 편중이 매우 심각 합니다. 전국 변호사수는 8천596명이고, 이 가운데 서울이 6천802명으로 과도하게 집중돼있는 것이죠. 반면 대구경북은 435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인구 5만 이상인 대구 북구, 대구 달성군, 경산시, 영천시, 문경시, 칠곡군을 포함해 대구경북내 17개 시·군·구에 변호사 사무실이 한 군데도 없다는 사실이 저를 황당하게 한 것이죠. 참고로 저는 대구 북구에 살구요. 제가 사는 북구는 인구만해도 45만이 넘습니다. 말그대로 법률 서비스 사각지대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마저도 대구경북지역내 전체변호사 435명 중 법무법인 12개소, 합동법률사무소 3개소에 소속된 8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350여명은 모두 개인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널린게 로펌인 것 처럼 보이는데 정작 저희 지역은 영세한데다 소규모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전문성이 필요한 기업 조세, 금융, 지적재산권과 특허, 국제거래관계, 파산 및 회생 전문 등의 법률서비스에 구멍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경제 발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법률서비스마저 수도권 편중이 생기면서 지역간 불균형이 일어나는 것이죠.

로스쿨을 운영중인 경북대학교



또한 다들 아시다시피 앞으로 변호사를 비롯한 법률 인력을 공급하는 곳은 얼마전 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로스쿨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우려는 계속 됩니다. 대구경북에서 올해 처음 개교한 2대 법학전문대학원인 경북대와 영남대 로스쿨의 경우 입학생의 70% 이상이 수도권 대학 출신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수도권 대학 출신들이 로스쿨 졸업과 변호사 자격시험 통과후에도 수도권으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에 정착해 지역 법률시장에서 종사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법조계에서 조차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 대학원은 2012년 190명의 졸업생을 배출할 예정인데요. 지역에서도 신규 변호사를 충원하고, 적절한 보수를 보장할 수 있는 전문법무법인의 확장이 시급한 과제인 셈입니다. 자리도 없이 사람을 잡을 수는 없으니까요. 

사실 수도권과 그외 지역간의 불균형은 어제 오늘의 문제도 아니지만 특정 영역이나 부문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수도권에 계신분들은 실감이 덜 하겠지만 지역에서 느끼는 박탈감이나 위화감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는 국가적인 경제 발전에도 좋지 않은 요소입니다. 

어쨌든 제가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우리동네에도 변호사 한 명쯤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안되면 직접 로스쿨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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