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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초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엇그제 같은데 
벌써 두달 전이네요. 

직접 가서본 현장은 물론 너무나 가슴아팠습니다. 강정과 구럼비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지더군요. 하지만 평화콘서트를 통해 희망도 다시금 챙겨온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대구에서 제주도는 먼곳이라 그냥 돌아오기가 너무 서운했습니다. 마침 비행기 시간도 꽤 여유가 있기도 해서 오래전부터 기회만 노리고 있던 올레길 탐방을 1개 코스라도 해보기로 하고 무작정 혼자서 길을 나섰습니다. (일행들은 이시간에 우도에 놀러 갔다는..ㅡㅡ;)


그래서 선택한 코스가 바로 올레길 8코스 입니다. 사실 강정마을은 올레길 7코스 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7코스는 올레길 중에 가장 아름답다고 일컬어지는 구간입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해군기지 공사문제로 현재 끊긴 상태입니다. 다시한번 아쉬움과 원망을 뒤로하고...8코스 출발지로 갔습니다. 7코스 종점과 8코스 시작점엔 보시듯 송이수퍼가 있습니다. 올레꾼들이 확인용으로 찍는 스템프도 찍어주고 길도 친절히 알려주는 곳이랍니다. 


송이수퍼에서 잠시 걸어가면 이렇게 안내 표지판이 나옵니다. 대략의 해안선과 코스 중간중간에 있는 주요 지점에 대한 안내가 나와 있습니다. 

올레길 8코스 (월평마을~대평포구)


안내판에 보시듯 8코스는 해안선을 따라 월평마을에서 시작해 대평포구까지 이어지는데요. 총 길이 16.3Km에 대략 5~6시간이 소요된다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개인차도 있고 인터넷 등 다른 안내지에는 15.4Km로 표시되어 있기도 하구요. 소요시간도 제각각입니다. 
사실 뭐 그리 중요한건 아니니..일단 편안한 마음만 챙기고 출발~~~~^^


출발부터 이미 제주도 특유의 정취가 길을 따라 함께 합니다. 특유의 제주도식 문에서부터 온갖 도로가의 나무며 풀들도 여기가 어딘지 올레꾼에게 자꾸만 알려주는구나 싶습니다.


이미 가을 끝자락과 겨울 문턱입니다만, 이날은 9월초로 여전히 뜨거운 늦여름이었는데요. 길가에 감귤나무엔 귤이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아직 색깔은 특유의 노랑, 주황 빛깔이 아니지만 말이죠..^^


제주도를 일컬어 3다도라 하죠. 그중에서도 늘 느끼지만 돌이 정말 많습니다. 담이란 담은 모두 이 구멍 뻐끔뻐끔한 돌을 쌓아 만들었는데요. 어깨를 맞대고 길가에 자라난 풀들을 내려보고 있는 것 같네요. 


이곳저곳 지자체에서 조성한 각종 산책길을 많이 가봤지만, 그중에서도 올레길이 가장 안내판이 잘 되어 있더군요. 보시는 약간 삐쭉이 뻗은 화살표가 길안내 표지인데요. 전 구간에 걸쳐 적재적소에 잘 설치 되어 있습니다. 설치가 어려운 곳에는 바닥이나 벽에 화살표를 그려 놓았는데요. 그 모양도 통일적으로 파란색 화살표라 이용객들이 쉽게 찾을 수가 있습니다. 


아스팔트 길을 좀 간다 싶을 쯤, 올레길은 어느새 수풀과 개천 사이로 접어듭니다. 보이는 개천이 바로 선궷내인데요. 제주말로 궤가 바위구멍이라고 하는데요. 근방에 바위굴이 있고 이를 따라 흐르는 내라고 해서 선궷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선궷내를 따라가는 길은 수풀과 바위를 따라 가는 터라 그리 편하지는 않지만, 눈과 귀와 마음은 훨씬 즐거워집니다. ^^


지나면서 왠 낚시꾼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죠. 잠수부나 낄듯한 커다란 물안경을 쓰고는 물밖이 아닌 물 속에서 서서 낚시를 하더군요. 전 처음 본 광경이라 궁금하기도 해서 좀더 가까지 가서 말을 붙여봤습니다. 


"아저씨, 뭐하세요~" 
"낚시하지요...~~^^"
"ㅡㅡ;......뭐 잡으시는데요?"
"은어~~~ 아....잠깐만...."



말을 하다말고 뭔가 갑자기 분주하더니만 어느새 낚시에 물고기 한마리가 달려 올라옵니다. 이 녀석이 바로 은어랍니다. 워낙 평소에도 낚시에는 문외한이라 이런 광경은 처음인데요. 정말 신기하더군요. 혼자 세월을 낚는다지만...요런건 정말 낚시가 아니라 사냥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말이 맞지....이름 모를 작은 게야...~~


선궷내와 바다가 만나고 나면 이제 올레길은 본격적으로 바다를 끼고 함께 나란이 이어집니다. 제목에도 적었듯이 바다와의 산책이 시작되는 거죠. 그저 산중 흔한 오솔길 같은 길이지만 눈만 돌리면 바다가 보이거든요. ^^


사실 눈에 들어노는 풍경마다 가히 절경인지라 계속 셔터를 눌러대며 길을 가서인지...속도는 상당히 느렸지만....도저히 그냥 갈 수가 없더군요. 


표지판이 없어 아리송한 곳엔 요렇게 꼭 안내띠가 매여져 있습니다. 길 잃을 걱정은 처음부터 두고 출발하시길...~^^


한동안 이어지는 길은 이렇게 주상절리를 품은 바위 해안선을 따라 가게 됩니다. 약간 높은 지대를 따라 이어져서인지 보이는 모습이 모두다...전망이 좋더군요. 


험한 해안선을 따라가는 구간에서는 이렇게 이동 통로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다만 뒤를 돌아보니 바위들이 유실되면서 좀 불안한 모습도 보이던데요. 빨리 조치가 취해졌으면 했습니다. ㅎㄷㄷ..


어느새 길은 바다 가까이 낮게 낮게 펼쳐집니다. 위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르죠.ㅎㅎ


역시 제주도는 이런 모습의 건물이 너무 자주 눈에 띄던데요. 첨엔 무슨 특수 관광안내소나 시설인 줄 알았는데. 그냥 마을의 평범한 건물이더군요. ㅡㅡ;. 


요런 모습을 볼때면...역시 제주도는 육지와 참 다르구나 싶었는데요. 


요렇게 보면 또 너무나 평범한 우리네 거리와 친구들입니다. ^^


자연 유적은 아니지만 축구장도 좋은 자리에서 올레꾼들을 맞이합니다. 어쨌든 축구공 찰 시간은 없으므로... 무브...무브....


보시는건 돌무더기는 올레길을 따라만 가다보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길에서 약간 삐져나온 위치거든요. 어쨌든 예전에 선조들이 해안선을 감시하던 초소라고 합니다. 이름은 대포연대라고 하는데요. 어쨌든 요즘말로 망...보는 곳인거죠...^^


대포연대를 지나면 다시 잘 정돈된 길이 시작됩니다. 그야말로 산책하기에 너무도 좋은 환경입니다. 게다가 이국적인 가로수들까지 지벼봐주니까요. ㅎㅎ


역시 빠질 수 없는 해녀....이번 제주도 여행에서도 실제로는 못 만나봤군요. 쩝...


공원을 따라 걷는 길이 대강 끝나갈무렵 ...오잉...갑자기 매표소가 나타납니다. 이른바 주상절리대를 구경하겠다는 사람들은 돈을 내고 보라는 건데요. 어른 한명 해봐야 2천원 밖에 안되니 작다면 작은 돈이지만....갑자기 기분이 상해서 들어가기 싫더군요. 


게다가 또 입장료를 받는 구간은 누구나 다닐 수 있어야할 해안가 산책길이거든요. 하지만 보시듯 돈 2천원으로 사람들을 가르는 것 같았습니다. 왠지 씁쓸하죠...ㅡㅡ;. 왠만하면 그냥 완전 무료로 개방하는게 좋을 긋 한데 말입니다. 


해안가 나무가지사이로 하이얀 배가 지나갑니다. 주상절리대 산책로에서 맘이 좀 상했지만, 역시 요렇게 멋진 풍경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기분이 풀리기도 하네요. ^^. 언젠가는 저 배를 타고 제주도를 느껴보고도 싶네요. 

조금씩 걸어온 거리가 길어질 수록 다리는 그만큼 아파오지만....바다와 함께 걷는 올레길은 그 힘겨움을 잊을 정도로 너무도 멋졌답니다. 

To be continue~~~

제주 올레길 8코스 이야기는 후편으로 이어집니다. 
(후편은 아직 작성 중이며 작성 후 요자리에 링크를 올리도록 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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